蝶の少女
08. 君しかいない


눈을 뜨자마자 몰려오는 두통이 나를 괴롭힌다.

어제 그 일이 있고 나서, 변백현은 웬일로 순순히 술집을 빠져나갔고.

우리 4명은 가게 주인님을 도와 정리를 하곤, 내 집에서 2차를 달리다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에 갔다.

지영이와 세훈이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쓰러지듯 잠에 들었던 새벽 3시.

나 또한 취해 정신이 없었지만, 도경수의 그 말을 잊을 수 없었다.


도경수
믿지 마, 변백현.


그 말에 움찔 했지만, 뒤이어 지어보이는 그의 순진한 미소에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

나
아, ㅆ - 적당히 마실 걸.

03:11 PM
세상에, 지금이 몇 시야

나
3시 11분?????????

이렇게 늦게까지 잔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일요일 아니었으면 난..

대충 샤워를 하고, 나른하게 오후를 보낸 후

07:00 PM
오후 7시가 되었다.

나
변백현..

문득 생각나는 변백현에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순간 -

띵동.

누구지? 궁금해 하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는데,

띵동 띵동 띵동 띵동 -

인터폰 화면에 비친 얼굴은 역시, 변백현이었다.

나
사장님?


변백현
문, 열어줘

그냥 무시해버릴까 했지만, 도경수와 대체 무슨 사이인지 궁금해 일단 문을 열어줬다.

나
..왜 왔어요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오던 변백현이 내 목소리를 듣곤,

두 팔로 나를 감싸 안는다.


변백현
..힘들어

나
ㄴ, 네?



변백현
너무, 힘들어.

울먹이는 듯 한 그의 목소리에, 이상하게도 내 마음이 좋지 않다.

나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


변백현
약혼.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나
ㅇ, 약혼?

변백현
하아..

나를 감싸 안았던 두 팔을 뗀 후, 마른 세수를 하며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쉰다.


변백현
내가 왜 말도 섞어본 적 없는 년이랑 약혼을 해야 하는 건지,

뭘까 이 기분은.

그렇게 피했던 변백현인데,

약혼한다는 얘길 들으니까 미치도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 꺼도 아닌데, 왜 뺏기는 기분이 드는걸까.

나
일단 저기 앉아있어요, 커피라도 타 줄게.

쇼파에 털썩 앉은 변백현의 동공은, 초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암울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띄워보려고 노래를 튼다.

,, "조그만 날갯짓, 널 향한 이끌림 •••

눈을 감으며 음악을 듣고있는 변백현의 표정이 살짝 나아진 걸 보고, 커피포트에 물을 받아 끓이기 시작한다.

나
뭐 마실래요, 아메리카노?


변백현
난 달달한 거.

침묵이 흐른다. 노랫소리와 커피를 젓는 스푼과 컵의 표면이 부딪히며 나는 청량한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운다.

나
마셔요.

쇼파에 나란히 앉아 조용히 잔을 받아서 한 모금 마시곤, 또 한숨을 쉰다.

나
저, 이런 분위기에 물어봐서 정말 미안한데,

나
도경수랑 무슨 일 있었어요?

변백현이 피식 웃으며 말 한다.


변백현
글쎄 - 뭐랄까, 옛날엔 되게 나쁜 짓 많이 하고 다녔었지

도대체 그 나쁜 짓이 뭐길래, 도경수를 보고 그렇게 당황했을까.

나
얼마나 나쁜 짓인데요?


변백현
음, 이만큼?

두 팔을 벌려 크게 원을 그리며, 씁쓸하게 미소 짓는 그에 마음이 아파왔다.


변백현
근데 나,


변백현
.. 10일 뒤에, 약혼식이야.

이렇게나 빨리 한다니, 갑자기 미치도록 불안해져 몸이 굳어버렸다.


변백현
J그룹, 둘째 딸이랑.

J그룹, 하 - 하며 헛웃음을 내는 변백현.



변백현
어떡하지, 나?

애써 괜찮은 척, 살짝 웃어보이는 변백현이.

너무 슬퍼보여, 내가 그 슬픔을 덜어주고 싶었다.

나
나, 좋아해요?

예상치 못 한 질문에 당황한 듯, 마시려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나를 쳐다본다.

나
나랑 사귈래요?

눈이 동그랗게 커지면서, 나를 바라본다.


변백현
ㄱ, 그 말 진심이야?

나
네, 어떻게 보면 임자있는 남자 뺏는 거지ㅁ -

순식간이였다. 그가 내게 입을 맞춰온 건.

격렬한 입맞춤에 자꾸만 내 쪽으로 몸이 기울어지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 소리에 분위기는 더 달콤해져 간다.


변백현
하아..

입을 떼고 숨을 살짝 몰아쉰 후, 굉장히 슬프지만, 퇴폐적인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 보며 말한다.


변백현
난.


변백현
너 밖에 없어.

노래 나비소녀 중 - "그대가 살고 있는 곳에 나도 함께 데려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