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恋
2. 初めてのフェイク


그날은 자리를 바꾸는 날이었다. 번호 순서대로 앞번호 부터 제비뽑기로 자리를 정하는 방식 이었는데, 난 2분단 둘째 줄에 걸렸다. 그리고 백현이가 어느 자리에 걸릴지 노심초사하며 내 짝이 될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면서 가장 긴장되는

자리배치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백현이가 뽑을 차례가 되었고, 난 백현이만을 바라보며 내 짝이 누가 될지 기대하고 있었다. 종이를 펼쳐본 백현이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며, 백현이는 칠판에 자기 이름을 적기 위해 몸을 돌렸다.

내 옆이 아닌 다른 자리에 백현이의 손이 향하기에 정말 실망할 뻔했지만, 다행히도 백현이가 아닌 다른 아이의 이름이 적혔다. 그리고 신이 내 바람에 응한 건지, 백현이는 내 옆자리에 변백현이라는 세 글자를 적었다. 이번엔 소리가 정말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힘겹게 참아낼 수 있었다. 부반장이 말해준 덕에 뒤늦게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백현이가 내 표정을 보고 혼자 얼굴을 가리고 웃고 있었더랬다. 그 말을 듣고 난 부끄러워서 고개를 차마 들 수가 없었다. 모든 아이들의 자리배치가 끝나고,

반장과 부반장도 새로운 자리에 들어가 앉았다. 백현이가 내 옆에 다가와 앉는 순간,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대는 소리가 백현이 에게까지 들릴까 봐 조마조마했다. 백현이 덕에 처음 느껴보는 감정, 처음 해보는 생각, 처음 해보는 일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새로운 반, 새로운 학년, 새로운 교실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 덕에 해보는 새로운 일들. 너무나도 설레는 것인듯하다. 역시나 백현이는 예쁜 미소와 함께 내게 말을 걸었다.


변백현
여주야 우리 짝이라서 너무 좋다, 그치! 나 너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짝 되고 싶었거든. 우리 한 달 동안 많이 친해지고, 재밌게 지내자.

김여주
정말? 귀한 변백현 님께서 누추한 김여주와 친해지고 싶었다니, 영광입니다! 나야말로 너랑 친해지고 싶었어, 백현아. 한 달 동안 잘 부탁해.

백현이와 짝이 된 이후로, 셀 수 없이 많은 대화들을 백현이와 나눴다. 형제관계, 집, 가족 같은 것부터 공부라던가 하는 내용들까지도. 정말로 행복했다. 운이 좋게도, 백현이와 집 가는 방향이 같아서 하교도 같이 하게 되었다. 오늘 1년 치 운은 다

쓴 것 같았다. 집에 가는 건 싫지만, 백현이와 함께하는 하굣길은 너무나도 좋았다. 그저 이렇게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상의 관계이면 더 좋겠지만, 이하의 관계가 된다면 지금처럼 마냥 좋지는 않을 테니까. 물론, 내 바람대로 행복하게만

지내지는 못했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관계를 끊고 싶을 만큼. 너무나도 끔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