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riage Blue(メリーズブルー)」
42話告発 (1)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 잠시 잠에든 사이에 어딜 그렇게 다녀온 건지, 여주는 현관으로 달려가 지민의 목을 끌어안았다,


김여주
어디 다녀왔어-.


박지민
응?, 샵에 다녀다고 했잖아-.

한 손에는 통화하면서 약속했던 지킨이 들려있었다. 그 와중에 등을 토닥여주는 것도 잊지않고.


김여주
급한 일인가봐?, 주말에도 이렇게 나가고.


박지민
어?, 뭐… 중간에 착오가 있긴 했지. 지금은 해결 됐으니까 걱정하지 마.

사실대로 권우현 만나고왔다고하면, 뭣하러 만나고 왔냐며 타박할게 훤히 보였다. 그러니, 지금은 둘러대는 수 밖에.


박지민
저녁 안 먹어서 배고프지?, 치킨 사왔으니까 같이 먹자.

테이블 위에 치킨 박스를 꺼내놓은 지민이 쭈그려 앉아 말했다. 어째, 먹을 걸로 사육당하는 기분인데- 옆에 나란히 앉은 여주가 말했다.


김여주
나 집에 돌아가려고.


박지민
어?.

치킨 박스를 뜯던 지민의 손이 멈추었다. 눈은 땡그랗게 뜬 채 바라봤다.


김여주
그렇게 놀랄 것 까지야…


김여주
다름이 아니라, 오빠랑 같이 사니까. 왠지, 너-무 잘 먹어서 살이 찌는 거 같아서.

말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배쪽으로 향하는 자신의 손이 얄미웠다.

그것 뿐만이 아니였다. 저쪽 집은 저쪽 집대로 월세와 관리비가 나가는 중이였고, 연애 초창기라 그런지 일에도 신경을 못 쓰는 느낌이였다. 그래서, 꺼낸 말인데…

지민의 표정은 인정 못 하겠다는 얼굴이였다.


박지민
아, 아니. 별로, 살 안 쪘는데?.

말까지 더듬고,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바닥에 주저앉은 여주가, 지민이 뜯던 치킨 박스를 마저 뜯으면서 말을 이었다.


김여주
오빠니까 그런 말을 하지. 여자들은 본인이 살 쪘는지, 안 쪘는지 딱 느껴진다니까?.


박지민
아니야, 오빠도 느껴. 직접 봤는데 설마 모를까봐.


김여주
보, 보긴 뭘 봐!!.

세상에, 그런 외설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입 언저리를 가린 여주가 매섭게 째려봤다.


박지민
진짜야. 허리도 잡았고, 허벅지도 잡았고, 그리ㄱ,

텁. 하고 막힌 지민의 입. 듣다 못한 여주가 손으로 지민의 입을 틀어막아 버린 것이였다. 한 번 거사를(?) 치루니, 이제는 서스럼 없이 말한다.


김여주
치킨이나 먹어.


박지민
다시 생각해봐, 오빠는 여주가 우리집에 살아도 아-무렇지도 않아.


김여주
그럼- 아무렇지도 않겠지. 그 편이 오빠한테 더 좋을 테니까.

나무 젓가락을 꺼낸 여주가 능글맞게 말하며, 치킨을 한 입 베어물었다.


김여주
살 찌는 것도 찌는대로 문제인데, 앞 집에 월세랑 관리비는 있는대로 나가고 있어서. 가서 살긴 살아야 돼.


박지민
…월세?.


박지민
아 그러면, 이 참에 집 정리하고 들어와서 살면 되지.

오물오물, 하고 치킨을 씹던 여주의 입술이 멈췄다. 이 인간, 정말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꿀꺽, 하고 삼킨 여주가 입을 열었다.


김여주
오빠, 내가 집에 가는게 싫어?.


박지민
…당연하지. 언제 맘대로 집에 들어올 땐 언제고, 이제와서 나간다고 하면 허전하잖아.


김여주
……허, 내가 또 언제 마음대로 들어왔어?.


박지민
어이구, 시치미 떼는거야?.

조용하라는 의미로 입에 치킨을 넣어주니 오른쪽으로 몰아넣은 지민이, 손뼉을 짝- 하고 치고서 말했다.

“‘그럼, 나 디자이너님_ 좋아해도 돼요?.’ 라고 물어본 사람은 대체 누굴까-.”

여자 목소리를 내려고 최대한 얆게 말했음에도 지민의 목소리는 감미로웠다.


김여주
아, 씨!… 그걸 왜 흉내내고 있어!!.


박지민
하아- 그때가 귀여웠는데, 지금은 완전 수다쟁이가 되어버렸네.

얼굴이 화악- 하고 열이 오른 여주는, 손등으로 제 뺨을 누르며 온도를 체크했다. 별 이상한 걸 다 기억하고 있어.


김여주
그건 오빠도 할 말 없거든?, 처음에 만났을 때 시크하고, 과묵해서 얼마나 멋있었는데. 지금은…

지금은… 뒷 말은 차마 할 수 없다는 듯, 지민을 위 아래로 훑은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지민
지금은 뭔데, 뭐야?.


김여주
꼭, 내 입으로 말해야 겠어?.


박지민
그렇게 말하면, 내가 무서워 할 줄 알고?. 말해봐, 뭔데?.


김여주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김여주
“수다쟁이 아줌마 같아.”

쿵. 하고 한 순간에 뒷통수를 맞은 얼굴을 하던 지민은, 충격받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박지민
야… 이렇게 친구같은 남자친구 흔치않아.


김여주
그랬어요?. 얼굴보니까, 또 삐쳤네-.


박지민
안 삐쳤어.


김여주
삐쳤네-.


박지민
안 삐쳤다니까?.

안 삐쳤다기엔 입술이 쭈욱- 나와선 웅얼거리는게, 삐친 걸 알아봐달라는 얼굴이였다. 이렇게, 표정에 다 들어나선… 귀여워.

알겠다는 의미로 두 팔을 벌리자, 지민은 안기지 않을거라며 돌려 앉더니 외면했다.


김여주
박지민씨, 안 안길 거야?.


박지민
안 안겨.

수다쟁이 아줌마, 라는 말이 그렇게 충격이였나. 이번엔 제대로 삐진 듯 아예 등을 보인채로 돌려 앉았다.

아ㅎ… 진짜 미치겠네, 박지민.


김여주
나 수다쟁이 아줌마 좋아해.


박지민
나 수다쟁이 아줌마 아니야. 그냥, 좀… 말이 많나?.

자신이 말하면서도 말이 많은지 생각에 빠진 지민은 곰곰히 생각했다. 여주 앞에서 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했나?. 라고.


김여주
좋아해. 우리 엄마 같아서.


박지민
……

엄마. 라는 말에 돌아선 지민은 여주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이였지만, 여주에게 엄마같단 말은 최고의 칭찬이란 걸 지민은 알고있었다.

자신의 기억 속의 여주는, 자신의 엄마를 정말로 많이 사랑했으니까.


김여주
그러니까 빨리 안겨. 내 품 아무한테나 안 내줘.


박지민
…뭐, 최고의 칭찬이긴 하네.

슬금슬금, 돌아선 지민은 그대로 안겼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그리고 무엇보다 달달한 향기가 나는… 여주의 품은 말로 할 수 없이 좋았다.


김여주
귀여워ㅎㅎ… 진짜.


박지민
밤에는 막상 귀엽다고 못 할거면서.


박지민
밑에서 아주 그냥,


김여주
씁. 팔 뺀다?.


박지민
안 돼…

두 팔로 있는 힘껏 허리를 끌어안은 지민이 웅얼거렸다.

ㅡ ♪

때마침 좋은 시간을 방해하듯 울리는 벨소리. 허리를 끌어안은 한쪽 팔을 푼 지민이 휘적이며 핸드폰을 찾았다.


박지민
하필 이런순간에…


김여주
전화부터 받아, 그 다음에 계속 안아줄게ㅋㅋㅋ.


박지민
잠깐만 기다려.


박지민
여보세요?.

전화를 귀에 가까이 가져다받은 지민은, ‘네’ 만 반복하며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듯 했다. 그것도 잠시, 지민의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박지민
…그게 진짭니까?.


김여주
……?

무슨 일 있냐고, 입 모양으로 물었지만. 잠깐 쳐다볼 뿐, 지민은 계속 통화를 이어나갔다. 지금은, 답 해주기 어렵다는 듯.


박지민
…아, 일단 알겠습니다. 네… 네.

잠시 짧은 통화였지만, 엄청난 얘기를 들은 모양이였다. 표정이 안 좋은게.


김여주
무슨 일이야?.


박지민
하… 그게 있잖아.

허리를 감싸 쥔 팔을 모두 푼 지민이, 복잡하다는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말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것도 잠시 지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박지민
박 대표, 그러니까 우리 누나가…


김여주
대표님이 왜?.


박지민
“우리 아버지를 고발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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