執着男
執着男:27


민현오빠의 말에, 피식 웃으며 민현오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머리를 쓰다듬으니 푸스스 웃는 저에, 입을 떼 말했다.

김 여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황 민현
"나야말로 고마워. 김여주라는 사람 자체가, 그 존재 자체가 나한텐 너무 고마워."

김 여주
"..맨날 이쁜 말만 하네, 착해. 아, 얼굴이 예쁘게 생겨서 예쁜 말만 하나-"


황 민현
"예쁘게 생긴 건 너야, 공주님."

김 여주
"후흐, 됐어. 근데 그러고보니 매번 나 도와주는 건 오빠네. 난 오빠 도와준 적 없는 것 같은데..-"


황 민현
"됐네요, 내가 지켜줄 수 있게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만 마. 그게 나 도와주는 거야."

항상 저런 멘트만 날리니까 내가 오빠한테 좋아 죽는 거지. 아, 아니다. 저런 멘트 안 날려도 좋아 죽을 것 같긴 하네.


황 민현
"푸흐, 얼굴 엄청 빨갛네. 어디 아프세요?"

김 여주
"흐흠, 빨개보이는 거야, 그냥 기분탓이야."


황 민현
"아, 안 되겠다. 얼굴은 기분탓인데, 몸이 문제다. 많이 아프지, 병원가자."

김 여주
"멀.. 멀쩡하거든."

괜찮은 척 일어나려 하자, 바로 넘어져버렸다. 아무리 힘을 주고 일어나려 해도, 몸엔 심한 통증이 올 뿐, 넘어지기 바빴다.


황 민현
"하나도 안 멀쩡해보여, 병원이나 가자."

김 여주
"됐어, 좀 쉬다보면 나아지겠지. 병원가면 또 입원해야 하잖아. 회사도 못 가고, 오빠랑 데이트도 못 하고..-"


황 민현
"집에서 가만히 있는게 더 빨리 나을 것 같아?, 병원에서 입원하고 꾸준히 치료받는게 빨리 나을 것 같아?"

김 여주
"치.. 알았어, 가자."

나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주는 민현오빠다. 나 무겁다고 내려가겠다고 하고 싶지만 오늘은 혼자 걸을 수가 없으니 결국 안긴 채, 병원으로 향했다.


간호사
"김여주님, 일단 여기에 누워주세요. 수술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기다려주세요."

간호사가 나가고, 수술이 두려운 나는 괜한 민현오빠에게 찡찡댔다.

김 여주
"오빠.. 나 수술하기 싫어, 으헝헝..-"


황 민현
"괜찮아, 뚝."

김 여주
"우으, 무서워. 후으..-"

이내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오는 동시에, 간호사는 의사에게 내 몸이 심각하다는 듯 말한다.

간호사
"몸을 여기저기 많이 다치셨는데, 보통 다치신게 아니세요. 수술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
"..아, 이 정도면 수술해야겠네요. 뭐하다가 이렇게 되셨죠?"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 때문에 누군지 모르겠는 의사다. 처음에 날 보고 놀란 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지. 그런데 어째 어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다.

김 여주
"아, 그냥 넘어졌어요."

?
"어디서, 어떻게, 뭐하다가 넘어지셨죠?"

꼬치꼬치 캐묻는 의사에게 얼굴을 찌푸리는 민현오빠다. 나도 그런 의사가 좀 의아해, 그런 걸 꼭 알아야 되냐 물었다.

?
"네, 아무래도 의사인지라 말해주셔야 합니다. 사실 넘어져선 피, 멍, 상처에다 뼈에도 피해가 가긴 힘들거든요. 뭐하다 다치셨죠?"

김 여주
"..쇠붙이로 맞았어요. 그 이상으로 이제 묻지 말아주세요."

?
"..아, 알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 금방 수술실로 들어가겠습니다."

당황한 듯한 의사와 간호사가 나가고, 민현오빠가 내게 조심스레 말한다.


황 민현
"..말하기 좀 꺼려졌을텐데, 잘 했어."

김 여주
"으응, 말 안 하면 안 된다니까..-"


황 민현
"수술 잘 하고 와, 우리 여주. 화이팅-"

김 여주
"응, 화이팅..-"

간호사
"김여주님, 수술실로 들어갈게요."


수술실로 들어오니, 많이 긴장됐다. 내가 수술하는 날이 오다니, 조금 두렵다. 팬픽이나 빙의글에선 주인공이 수술하면 맨날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니 말이다.

?
"..아까 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무서운 것도 잠시, 금방 마취 때문인지 몽롱하고 나른해지는 기분과 함께 눈이 감겼다.



눈을 떠보니 어느 새 병실이었다. 일어나니 느껴지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다가도 눈에 들어온 건, 침대에 얼굴만 엎드린 채 곤히 잠든 민현오빠였다.

김 여주
"안 가고 왜 여기에서 잠들었대..-"


황 민현
"우으.. 아, 언제 깼어?"

김 여주
"방금 깼어. 오빠는 왜 집에 안 가고 여기서 졸아-"


황 민현
"여자친구가 입원했는데 마음이 편하겠어요, 안 편하겠어요?"

김 여주
"그래도 피곤할텐데..-"


황 민현
"너 수술 끝나서 온 거 보고 나도 잠들었는데 뭐가 피곤해~."

김 여주
"..어후, 진짜 착해빠졌어."


황 민현
"으응?"

김 여주
"아니야. 그나저나 나 얼마나 입원해야 하는 거야?"


황 민현
"아까 간호사가 일주일정도 입원해야 할 거랬어.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지..-"

김 여주
"뭐야, 입원한 나보다 오빠가 더 싫어하는 눈치다?"


황 민현
"입원하는게 맞는 거지만, 입원하니까 이제 일주일동안 너랑 데이트도 못하잖아..-"

김 여주
"어차피 이제 회사갔다가 바로 나 보러 오면, 나랑 데이트하고 싶단 생각보다도 힘들단 생각들텐데 무슨."


황 민현
"회사를 왜 가, 네 옆에서 계속 있어 주지도 못할 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