執着男

執着男:45

하성운씨와 얘기를 마치고, 학원 수업시간이 어느덧 다가와, 이제 학원에 들어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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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김여주씨."

김 여주

"어, 박지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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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뭐하세요, 지금?"

날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보는 박지훈씨다. 요즈음엔 참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처음 봤던 날 응시하던 그 눈빛과 흡사한 눈빛이었다.

김 여주

"..? 아, 제가 요리학원을 다니는데 알고 보니 선생님이 하성운씨여서요. 그래서 잠깐 카페에 온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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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아, 그러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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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이럴 줄 알았나요?"

김 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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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지훈씨, 제대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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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러니까, 학원 선생이랑 학생은 원래 막 키스하고 그러냐고요."

김 여주

"..아, 그런 거 정말 아니에요. 누구던 오해할 법한 상황이었는데, 그런 걸 할려고 한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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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아,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워서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나 봐요? 남의 연애사에 끼어들고 싶진 않지만, 제 눈으로 봤으니 어쩔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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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그런거 아니라고 했잖아요, 말 좀 제대로 들어요."

어느새 하성운씨와 박지훈씨는 얼굴을 찌푸리고 얘기를 나눴다. 물론 나조차도, 미간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말이다.

김 여주

"박지훈씨, 저랑 얘기 좀 해요. 성운씨는 학생들 가르쳐야 하실테니 먼저 들어가세요. 조금 늦어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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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네."

그렇게 하성운씨가 가고, 박지훈씨는 할 얘기도 없다는 듯 불만 가득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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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할 얘기가 뭔데요."

김 여주

"..정말 오해에요. 하성운씨 스토커가 자꾸 달라붙어서 사귄다고 하고 떨어뜨리려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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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래서 뽀뽀하는 시늉을 했다?"

김 여주

"..."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어찌 됐던 뽀뽀를 했다는 건 팩트이며, 민현오빠가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다른 여자와 뽀뽀를 했다면 어떤 상황인지 알아도 정말 화났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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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김여주씨 상황은 확실히 알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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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대처방법이 진짜 실망스럽네요. 무엇보다 사장님께서 가장 실망스러울 거고요."

그렇게 벌떡 일어나,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 박지훈씨의 손목을 덥썩 잡아 말했다.

김 여주

"내.. 내가 말할게요. 다른 사람 입에서 그런 소리들으면 정말 민현오빠랑 헤어질지도 몰라요. 네?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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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럼 다른 사람을 만나. 아, 하성운이랑 만나던가."

왜 이런 일로 화가 났을까 싶다. 물론 실망스러운건 알겠지만, 갑자기 반말을 써가며 화를 낼 건 없을텐데.

김 여주

"..이해가 안 되네요. 실망스러운건 알겠는데, 그렇게 화내실 건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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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난 네가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어. 나 위로해 줄 때, 솔직히 반해서 계속 좋아했어. 남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걱정되고,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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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표현 안 하려고 노력도 했고. 그런데 너 남친있어서 계속 노력해가며 안 좋아하려 노력한 내가.. 이런 걸 목격했는데, 화가 안 날 것 같아?"

김 여주

"..미안해요."

눈물이 흘렀다. 사랑이란 걸로 매번 오해받고, 욕먹고, 피해보고, 힘들어야 하나. 사랑이란게 날 망치는 건 아닌지.. 그냥 싫어졌다.

김 여주

"민현오빠한테 회사 당분간 안 나간다고.. 짤라도 된다고 전해주세요. 연락 잠시 안 받을테니까 하지 말라고도요."

가방을 들고 일어나, 박지훈씨에게 인사했다.

김 여주

"안녕히.. 가세요."

김 여주

"흐윽..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해..? 왜, 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매우 비참하고 초라했다. 눈물로 인해 번지고 있는 화장들과 화가 나 소리치는 모습은 가관이었기에.

김 여주

"하아.. 나, 지금 뭐하는 거야.."

"똑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민현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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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김여주, 박지훈한테 연락받았어. 무슨 일인진 몰라도, 당분간 회사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받겠다니. 너 혼자 집에 박혀있을 생각말고, 나랑 대화 좀 해."

김 여주

"..."

민현오빠의 목소릴 들으니 자꾸 가슴이 욱신거렸다. 이렇게 목소리만 들어도 보고 싶어지는 민현오빠가 있는데, 내가 어찌 사랑을 포기할까.

민현오빠를 포기하는건 절대 못 할테다. 하지만 아주 잠깐의 공백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며칠이라도 좀 쉬고 싶다.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은 채 말이다.

김 여주

"흐윽..-"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은 채, 그대로 잠들었다.

김 여주

"으음.."

핸드폰을 켜보니 2일이나 지나있었다. 푹 잔 것 같긴 했는데, 2일동안 잤다니. 조금 충격이네.

김 여주

"..그렇게 졸리진 않았는데."

뭐, 솔직히 깨려고 할 때마다 눈을 질끈 감고 깨지 않으려 했으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현실을 마주하기 싫었으니.

김 여주

"후으, 진짜 딱 5일만 쉬자."

11:00 AM

김 여주

"일단 11시니까 밥이나 먹어야지."

일어나 거실로 오니, 몸에 기운도 없으며 계속 머리가 아파왔다.

김 여주

"스트레스성 두통,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계속 있는 건가."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냐고, 금방 괜찮아질 거라며 신경을 끈 채로 햇반을 돌려 먹었다.

김 여주

"..하아."

입맛이 없어서인지 한 입 먹고 숟가락을 내려놨다. 그렇게 다시 침대로 향하려는데, 신경을 끄려던 두통이 심해져왔다.

머리는 점점 더 아파왔고, 민현오빠의 목소리가 2일 전처럼 또 들려왔다. 오늘도 찾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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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여주야, 나 회사가려고 하는데, 오늘도 안 나와줄 거야? 정말 나 미칠 것 같아."

김 여주

"으, 흐으.."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데, 정신을 잃으면 이대로 죽기라도 할까 싶어 소파를 짚고 간신히 일어났다.

김 여주

"하아, 으.."

나의 흐느끼는 목소리를 들은 건지, 다급하게 물어보는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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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여주야 왜 그래? 어디 아파?!"

김 여주

"..으흐-"

간신히 버텼는데, 몸에 힘이 빠지며 정신을 잃어버렸나. 괜찮아, 금방 또 일어나겠지.

김 여주

"..으으, 비밀번호를 바꾸길 잘했네. 안 바꿨으면 민현오빠가 또 들어와서 구급차부르고 난리났겠지."

핸드폰을 켜보니, 2일이 또 지나있었다. 벌써 4일이 훌쩍 지나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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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여주야, 문 언제 열어 줄꺼야.. 나 너무 힘들다.. 하아-

민현오빠의 목소릴 들으니 자꾸 보고 싶어졌지만, 딱 일주일만 날 위해 쉬는거니.. 잠깐만 견뎌내면 되는 걸.

김 여주

하아-

2일 전, 쓰러지기 전에 먹고 남은 햇반은 버리고,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다 씻고 방으로 들어와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봤다.

김 여주

"..마음에 안 들어."

주먹을 쥔 채, 무작정 거울을 깼다. 계속해 거울을 깼고, 어느새 바닥엔 거울이 산산조각나, 유리 조각들 투성이었다. 주먹을 쥐고 있던 내 손에선 피가 흘렀다.

김 여주

"후우.."

피가 흐르는 손을, 결국 붕대로 대충 휙휙 감고, 유리조각을 치웠다.

이러고 있자니 든 생각은,

김 여주

"정신병자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