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ORTUNITY: 機会
#17




김태형
ㅅ, 수학...?


김태형
갑자기 오늘...? 왜...?


김태형
나 오늘 정국이랑 피시방 가야하는ㄷ...



전정국
내가 알려줄게.


전정국
가자, 얘네 집으로.



김태형
...?????


전정국
오렌지쥬스 줄까?


김여주
응, 고마워.



김태형
......



전정국
김태형 넌 뭐마실거야.


김태형
알아서 마실게...


전정국
그래, 뭐 알았어.


전정국 드디어 돌은건가.

과거 바뀌면 안된다고 김여주랑 눈도 안마주치려 하더만 갑자기 왜 우리집으로 끌고 온거냐고.

그냥 거절하면 돼지, 이러다 뭐 바뀌면 어쩌려고.

나는 부엌에서 오렌지쥬스를 따르고 있는 전정국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김태형
야, 너 어쩌려고 그래.


김태형
뭐 바뀌면 어떡해.


전정국
안바뀌어.


전정국
그것만 물어볼거야.


전정국
여기 어떻게 이사오게 됐냐고, 그거 딱 하나.


김태형
하이씨... 그거 내가 알아서 물어본다니까...!


전정국
이 상황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걸.


전정국
나만 믿어.


전정국
너보다 인생은 많이 살아서 사람 다루는 기술도 더 뛰어나니까.


김태형
......


전정국
근데 여주 너는,



전정국
여기 어떻게 전학 오게 된거야?


전정국은 오렌지쥬스가 담긴 컵을 여주 앞에 조심스럽게 놓으며 물었다.

서론도 없이 바로 본론이라니. 내가 김여주였으면 당황했다. 사람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긴 개뿔.



김여주
엄마 일 때문에.


여주의 대답을 듣자마자 전정국의 눈알도, 나의 눈알도 뱅뱅 돌아갔다. 엄마 일하고 관련된 과거가 바뀐걸까?

현숙이모랑 여주네 어머니 일의 접점이 있다면 충분히 일리 있긴 한데.



전정국
어머니 일?


김여주
응.


김여주
근데 태형아, 나 이거 개념이 이해가 안돼.



김태형
풉...


방금 전정국이 무시당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주가 전정국을 귀찮해한다. 아이고 배야. 내가 너 이럴 줄 알았어.

처음 보는 애, 그것도 몇 주전까지 자기 말을 잘근잘근 씹어댔던 애한테 자기 이야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겠지.

전정국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술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말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 밖으로 나가버린다.



김태형
야 어디가! 야!


김여주
집에 급한 일 생겼나봐.


김여주
우리는 마저 공부하자.


전정국을 따라나가려던 나를 붙잡은 건 여주였다. 내 옷깃을 꼬옥 붙잡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털썩 앉아버렸다.

여주가 정말 날 좋아하기라도 하는걸까. 그렇다면 언제부터? 나를? 여주가 나를? 나한테 고백하면 정말 어떻게 해야하지.

이런저런 행복한 김칫국을 드링킹 하는 와중, 여주가 내 옆구리를 쿡 찌르며 내 이름을 불렀다.



김여주
김태형, 너 내 말 안듣고 있지?


김태형
ㅇ, 어? 아니!


김태형
그!



김태형
너 나 좋아해?


아무래도 망상속의 내가 다 빠져나오지 못했나보다.

나 방금 뭐라한거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