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い課外

02: 安い課外

자라 대신 남자의 복근을 보고 놀란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나는 다시 방문을 열었다.

김여주

"지훈아, 이제 들어가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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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참 빨리도 물어본다."

김여주

"하하하..-"

이 뻘쭘해진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수업준비를 마쳤다. 근데 지훈이 너 뭐하니..?

김여주

"지훈아, 수업 안 할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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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난 처음부터 수업한다고 한 적 없는데?"

박지훈은 침대에 누워서 수업하기 싫다는 말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괜.. 괜찮아, 나에겐 대학 1년간 배워온 교육학이론이 있으니까. 우선 공감해주기로 시작하자.

김여주

"그렇구나.. 부모님이 과외하라고 하셔서 한 거니? 공부하기가 싫었나 보구나. 그래도 이렇게 선생님이 온 이상, 수업은 해야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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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 귀찮게.. 그럼 그냥 거기서 수업해, 난 여기서 들을테니까."

그렇게 대학교에서 배운 1년간의 교육학이론은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인생은 실전이라더니, 이런 걸 말하는 거였나.

김여주

"공부는 네가 하는 건데 네가 책상에 앉아서 집중을 해야지. 내가 백날 설명해도 네가 모르면 하나도 소용없어. 우리 고3이니까 수능도 잘 봐야 되잖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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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어차피 난 안 들을 거니까 알아서 해라."

김여주

"하...-"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까. 갑자기 주현이의 얼굴이 생각났다. 주현아 내가 미아내, 네 말이 다 옳았어.

이 후 몇분의 실랑이 끝에 도저히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지훈이에게 결국 나는 지고 말았다. 나는 의자를 끌고 박지훈의 침대까지 가 수업을 시작했다.

이미 박지훈의 페이스에 말려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은지 오래였다. 아, 어머니가 왜 표정이 안 좋으셨던 건지 이제 알겠네.

김여주

"시를 포함한 문학에서는 관념적인 대상을 구체화시켜서 표현해, 이걸 뭐라고 하는지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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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

김여주

"..구체적 형상화라고 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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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이제 세 시간 다 됐는데?"

김여주

"그렇구나. 쉬어, 지훈아."

온 몸에 기운이 빠졌다. 이 자문자답을 3시간이나 했다니. 나 자신을 존경스러워하기 이전에 이 과외가 의미있는 일인지, 내가 박지훈을 감당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될 일이었다.

내가 이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능력이 지금 있을까? 답은 '절대 없다'였다.

박지훈의 방에서 나와 1층까지 내려오니, 박지훈의 부모님께서 걱정스러움과 감사함이 섞인 표정으로 내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김여주

"..저기, 어머니."

"네?"

김여주

"사실 오늘 지훈이가 수업을 하려 하지 않아서 제대로 된 수업은 하지 못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지훈이가 제대로 수업을 들을 거라는 생각은 못 하겠네요."

김여주

"저야 그냥 3시간 버린다고 생각하고 와서 있다 가면 되지만, 어머니는 비싼 과외비 허투로 쓰시는 거고 지훈이도 다른 공부할 시간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니깐-"

어머니의 눈이 촉촉해지기 시작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죄송하지만 이건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과외비를 돌려드리려 한 순간, 어머니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셨다.

"선생님, 제발요. 제가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김여주

"네? 어머님, 이러지 마세요. 제가 능력이 없어서 그래요. 다른 좋은 선생님도 많을 거에요."

"이미 많은 분들이 지훈이를 감당 못 하셨어요. 이젠 선생님이 거의 마지막이세요. 고3이라서 학원에서도 전부 거부하고.. 선생님까지 그만두시면 정말 국어는 포기해야 돼요."

박지훈네 어머니의 말을 듣고나니 갑자기 마음이 찡해졌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