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조용한 병실. 들려오는 소리는 의료 기계에서 나는 소리뿐이었다.
"형... 우리 어떡해요?"
태형은 애꿎은 입술만 물어뜯었다. 당장이라도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여주가 자꾸만 눈에 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은 최대한 빨리 수술을 받는 걸 권장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거부하고 있으니... 난감할 따름이었다. 그렇다고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기적인 거 알지만... 수술은 꼭 시켜야 해."
이왕 욕먹을 거 여주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원망을 하던, 증오를 하던... 앞으로 남은 많은 시간들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한다.

"부모님도 여주가 이렇게 떠나는 걸 원치 않으실 거니까."
석진은 병실을 벗어났다. 수술을 대한 확답을 하기 위해서였다.
"김태형, 입."
남준은 태형의 입을 아프지 않게 때렸고 태형은 그런 남준을 쳐다볼 뿐이었다.
"네 맘 알고 있어. 너 말고도 우리 모두가 후회 중이야."
"이제 와서 이러는 거 여주 입장에선 오히려 화가 난다는 거 알아.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도 알아서 미쳐버릴 것 같아..."
창백한 여주의 모습을 보는 거조차 아찔했다. 어렸을 때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올라서. 부모님의 핏기 하나 없는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게 있었고. 우리는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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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 여주의 표정은 좋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쩔쩔매는 오빠들과 동생이 불편했고 가증스러웠다.
"1시간 뒤에 수술 들어갈 거야."
"....."
"미안해.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 테니까 무사히 수술 끝마치고 돌아와 줘."
"지랄하지 마..."
여주는 고갤 돌렸다. 당장이라도 이 갑갑한 병실을 벗어나고 싶었고,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
날 죽게 내버려 뒀다면 이미 부모님을 만났을 텐데
"우리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진 않겠지만...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믿어줘. 용서를 구할 기회만이라도 좋아."
"끝까지 뻔뻔하구나."
"...알아. 뻔뻔한 거. 그런데도 나는 너를 못 놓아주겠어. 네가 우리의 하나 뿐인 여동생이니까..."
여주의 표정은 구겨졌다. 짜증나. 짜증나. 죄책감 지우려고 저러는 거야? 왜 이제와서 저러는 거냐고. 역겨워. 진짜 미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여주는 수술실로 향했고, 3명은 여주에게 인사를 건넸다.
"무사하길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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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수술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조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하... 제발 무사히 끝나야 되는데."
시간이 또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급하게 뛰어오는 이들이 보였다.

"...여주는."
정국과 지민이었다. 예고를 다니느라 먼 지역에서 기숙사를 다니느라 이제서야 여주가 있는 병원으로 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여주의 소식에 관심이 없어했다.
하지만 여주의 상태를 듣고선 제정신으로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다. 잘못됨을 느낀 둘은 머리가 지끈거리듯 아파졌다.
"수술 중이야. 생각보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네..."

"나 때문이야. 내가 누나를 괴롭혀서 그래..."
집에서 제일 이쁨 받는 존재가 막내였다. 순수하고 맑던 아이. 7살 때 부모님을 잃었고, 부모님의 사랑을 한창 받을 나이었던 정국에게 사랑을 줄 사람들이 사라졌다.
몇 년을 방치된 채로 친척 집에서 지내던 6명. 그나마 정국을 챙겨 준 게 여주였다지만 정국에게선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곱게 자랄 수 없었던 정국은 삐뚤어진 것이었다.
"난... 나는..."
정국은 계속해서 울었고 좌절했다. 이제 와서 이러는 자신이 싫었고, 누나마저 가버릴 거라는 생각이 자신의 목을 옥죄어 오는 기분이었다.
"운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 일단은 무사히 수술이 끝나길 빌어야 해."
지민은 정국을 일으켜 세워 의자에 앉혔다. 이렇게 다 같이 모인 적이 없던 우리가 죽어가는 여주 때문에 모였다.
가족이라는 우리가. 가족이 죽어가니까 다 모인다는 게 참으로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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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석진이 제일 빠르게 일어나 의사 선생님께 다가갔다.
"여주는요?"
"수술 도중 큰 고비가 있었으니 무사히 넘겼습니다. 잘 될 수술도 환자분께서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 수술이 잘 안되길 마련인데, 간신히 버텨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죠."
큰 고비가 있었다는 말에 무너지는 줄 알았다. 괜스레 욱신거려 오는 심장을 달래고 동생들과 함께 여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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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깨어난대...?"
"글쎄. 기다려 봐야지. 큰 수술이었잖아."
깨어날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깨어나지 않는 여주에 불안해져 갔다.
"새벽이야.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까 너넨 집으로 가 있어."
석진은 피곤해 보이는 애들을 보고는 집으로 가라고 했다. 문제는 여주가 깨어날 때까지 안 가겠다고 하는 동생들 때문에 곤란했다.

"가. 깨어나면 연락할 거니까. 5명 씩이나 모여 있을 수 없어."
석진의 단호함에 어쩔 수 없이 남준이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여주의 옆에 앉은 석진은 여주의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고 흘러내린 머릿결을 정돈해 줬다.
"많이 아팠지? 미안해..."
"난 정말 못된 오빠야... 날 절대 용서하지 말아줘."
석진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동생들 앞에서 보일 수 없어 참고 있던 눈물이 결국 터지고 만 것이다.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널 구해주고 싶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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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붕 마렵다. 냅다 과거로 돌려서 석진만 기억을 가지고있... 여기까지. 모두 좋은 저녁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