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isode 2

“이거 사탕 산 거야?”
“아니, 최범규가 줬어.”
“뭐야, 내가 준다고 했을 땐 안 좋아한다면서-“
“그건 내가 맨날 너한테 얻어먹으니까 미안해서 그러지!!”
“사탕이 얼마나 한다고...”
“네가 나한테 사준 것만 해도 치킨 한 마리는 먹을걸?”
“... 아무튼 기분 좋아졌나 보네?”
“반박 불가라 말 돌리는 건가?”
“아니거든!”
“그럼 반박해봐, 반박해봐.”
‘지잉- 지잉-‘
“어, 잠시만.”
“응.”
여주의 표정은 조금씩 굳어졌다.

“왜 그래...?”
“수빈아, 나 지금 집에 가야겠다...”
“벌써?”
“응, 아버지가 오라고 하셔서...”
“알겠어... 조심히 가고 내일 봐.”
“응.”
***
“짜증 나, 진짜...”
여주는 막무가내인 아버지 때문에 화가 나서 발을 질질 끌며 학교 운동장을 걷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짜증 나?”
범규가 다가와 여주에게 말을 걸었다.
“그냥... 아버지 때문에.”
“아...”
“근데 너는 왜 여기 있어?
“정략결혼 때문에 집에 가야 돼서.”
“너도 정략결혼해?”
“응.”
여주는 어쩌면 범규가 자신의 정략결혼 상대일 것만 같다며 기대하고 있었다.
“나도 하는데...”
“너도 참 힘들겠다.”
“뭐... 그렇지.”
“아가씨, 오셨습니까?”
“네, 나 이제 가볼게. 내일 학교에서 봐.”
“응, 잘 가.”
“너도.”
***
”아가씨, 아까 옆에 있던 분은 누구예요?”
“친구요.”
“아, 근데 수빈 씨 말고는 남학생이랑 친해지지 마세요.”
“왜요...?”
“회장님께서 전하라고 하셔서요.”
“네...”
***
“여주야, 이 옷 어떠니?”
“별로예요.”
옷만 고르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려 여주는 짜증이 났다.
“협조 좀 해주면 안 되겠니?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다 별로다, 싫다 이러고 있어.”
“...”
여주는 표정에 ‘짜증 나니까 그만하세요.’라고 써져있을 정도로 표정 관리가 안 됐다.
“그래... 너는 어떤 옷 입고 싶길래 자꾸 이러는 거냐.”
“저는 편하게...”
“그건 안 돼, 불편해도 더 이뻐 보일 수 있는 거야.”
“저 정략결혼하기 싫어요. 제가 아버지보다 더 어리고 힘없는 건 사실이지만, 제 의견도 들어주세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어쩌겠니, 네가 이러면 회사가 망하는데.”
“아버지 머릿속엔 온통 회사 생각뿐이죠? 저한테 자꾸 정략결혼 시킬거면 아버지가 하시던가 다른 사람을 구해서 하던가 알아서 하세요.”
“김여주! 너 미쳤어?”
“아니요, 저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 말하는 거일뿐이고 이제 아버지도 포기하세요.”
“ㅇ... 여주야!”
“엄마, 죄송해요.”
“김여주, 너 당장 안 와?!”
참고 참던 여주는 결국 집을 나와버렸다. 하지만, 여주가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적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가만히 있던 여주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
‘똑똑똑-‘
“누구세요?”
“이모, 저 여주예요.”
“어머, 여주구나. 무슨 일이야? 지금 수빈이는 없는데...”
여주가 걸어서 간 곳은 수빈이의 집이었다.
“이모,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생활비 낼 테니까 저랑 같이 생활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 베란다에서 자도 괜찮으니까 부탁드려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오렴.”
“네...”
여주는 수빈의 어머니께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
“그래서 집을 나오게 됐는데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못 들어가겠다는 거지?”
“네...”
“일단 저녁밥 먹고 집에 가서 부모님이랑 잘 얘기해보렴.”
“저녁밥이요...?”
“응, 혹시라도 여기에서 저녁밥 먹기 싫으면 먹기 전에 가도 괜찮아.”
“정말 감사해요...”
“아니야, 수빈이 오려면 두 시간 정도 남았는데 괜찮니?”
“네, 괜찮아요.”
“그래, 수빈이 올 동안 재미있는 얘기할까?”
“좋아요!”
***
‘띡띡띡띡띡 띠로리-‘
“수빈이 왔네, 이제 수빈이랑 같이 놀고 있어.”
“네.”
“어, 여주? 너 아까 집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집 나왔는데...”
“집을?”
“응.”
“얘들아, 저녁 먹을 때까지 놀고 있어.”
“네.”
“엄마, 정말 저녁 먹을 때까지 여주랑 놀아도 돼?”
“응.”
“신난다!”
“나랑 노는 게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고, 여주는 어느새 집 갈 시간이 되었다.
“수빈아, 엄마 여주 데려다주고 올게.”
“내가 데려다줄게.”
“엄마랑 여주 엄마랑 할 말이 있어서 그래.”
“그럼 나도 같이 가.”
“그래.”
***
여주는 집에 도착했지만, 여주의 아버지는 여주를 쉽게 봐주지 않았다.
“아버지... 제가 잘못했어요...”
“다 됐고 나가.”
“아버지...”
“나가라니까! 넌 내가 부를 때까지 오지 마.”
여주는 눈물을 흘리며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여주야, 어디 가니...?”
“아버지가 부를 때까지 오지 말고 나갈래요...”
“여주야, 엄마가 아무것도 못 해서 정말 미안해...”
“아니에요... 다 제 탓이죠, 뭐...”
“여주 엄마, 그럼 내가 여주 챙겨줘도 될까...?”
“당연히 되는데... 괜찮겠어?”
“응, 여주 지금 당장 갈 데도 없잖아.”
“그치... 그럼 실례 좀 할게.”
“응, 다음에 봐~“
“응...”
처음으로 떨어져 살게 되어 여주가 걱정된 여주 엄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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