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ị bắt

(37) Ngày 1 bắt đầu từ hôm nay

photo

사로잡히다 (37) 오늘부터 1일



그로부터 이틀 뒤 정국이가 퇴원수속을 도와주겠다며 왔다. 큰 가방에 이것저것 챙겨넣는데 예상대로 내 짐보다는 정국이 짐이 많아서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제 확실하게 정국이와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우린 더이상 친구 사이는 아니니까... 

납치당해서 갖혀있을 때 달려오는 정국이를 보았을 때부터, 보호자 마냥 병실을 드나들던 시간들까지.. 나는 이대로도 좋지만, 지난번 민윤기팀장의 표정을 봤을 땐 뭔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이 상황이 정국이를 곤란하게 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래서, 

 너 우리집에 와서 1주일동안 같이 지내보기로 한 거.. 
 아직 유효해?"



마지막 짐을 큰 가방에 넣던 정국이는 내 말이 반가운 둣 눈을 반짝였다.



"왜, 오늘 부터 갈까?
 매일 나 못 볼까봐 걱정되지?

 이제 나 없으면 안될 꺼 같지 그치?"



정국이는 내 말에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어 맞아...

 왠진 모르겠지만 나 이제 너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내가 진지하게 대답하자 그 애는 짐 넣던 것을 멈추고는 나를 바라봤다. 잠시 생각하던 정국이가 말했다. 



"정말로 왜인지 모르는 거야...?
 그거 너, 나 좋아하는 거야. 그것도 엄청.. ㅎㅎ"



정국이는 여전히 장난스럽게 말을 툭 내뱉고는 마지막 짐을 마져 넣고 가방을 닫았다. 정국이 귓가가 붉었다. 정국이는 마치 자기가 좋아한다고 고백이라도 한 냥 수줍어보였다. 살짝 민망했는지 정국이는 서둘러 병실을 정리하고는 나가려고 했다. 



"나가자, 
 얼른 퇴원 수속 밟고 집에 가다가 맛있는 거라도 먹자."



나는 병실 문을 열려고 하는 정국이의 소매자락을 잡았다. 지금... 말해야겠어. 결심을 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 니 말이 맞아, 정국아..
 나 너 좋아해. 그것도 엄청.."


"..."



정국이가 어께에 가방을 메다 말고 나를 쳐다보았다.



"이 말을 꺼내기에는 좀 늦은 것 같기는 한데...
 
 우리 사귀자."



아... 결국 말해버렸다.
 
그러니까 병실에서 그것도 짐을 챙기다말고, 이 이른 아침부터..  이 아이에게 이미 모든 걸 다 보여줘버린 이 시점에 너무 이상하지만, 누군가는 정확히 우리 관계를 정의해야만 했다. 



"... 에이.. 우리 이미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었어...?"



정국이는 쑥스러워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 우리가 이 이야기 나누긴... 시점이 좀 늦긴 했지..



"그건 아니지, 우리 사귀자고 한번도 말한 적 없었잖아. 

정확히 하자.. 

나 너 놓치기 싫어. 이제 너 없으면 정말로 안 될 것 같아. 
우리 정식으로 사귀자."



나의 말에 녀석의 광대가 실룩거리는 것이 보였다. 정국이는 애써 진지해지려 했지만 웃음이 자꾸 막 뿜어져나왔다. 그러고는 결국 그 미소를 터뜨려버리더니 머리를 확 쓸어넘겼다. 



"와아~~ 그러니까 나... 지금 흑해주한테 고백 받은 거지...??"



어, 얘가 뭐래...?? 부끄럽게...??? 

정국이가 머뭇거리는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자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어 맞아, 내가 너한테 고백한 ㄱ.. 읍!!!"



볼이 붉어진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정국이는 그대로 나에게 돌진해 입을 맞췄다. 



"아, 달다... 사람이 바뀌어서 그런가.. 더 달달한데...?"



나를 꼭 끌어안은 정국이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몇번이나 쪽쪽 입을 맞췄다.



"야야, 부끄럽게 왜이래....!!! 
 그리고 바뀌긴 뭐가 바껴..??"



밀어내려 했지만 이 녀석이 놔주질 않는다. 정국이는 내 어께에 얼굴을 파묻더니 향을 맡듯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제 해주야, 너 이제 내 여자친구 잖아...
 
 너 진짜 내꺼다, 그치...?"


"하, 참나.... 그래 오늘부터 나 니 여자친구다. 됐냐..?!"



나를 감싸고 있던 팔에 더 힘이 들어갔다. 아씨... 숨막혀...



"그러고 보니 좋아한다고 고백한 건 니가 나보다 먼저다? 
 그치?? 내가 너한테 고백받은 거다..?"


"아우.. 슬슬 힘드니까, 이것부터 좀 놓고 말하지...??

 그래, 들이댄 것도 고백한 것도 다 내가 먼저 했다.ㅋㅋㅋ
 만족해..?"


"응, 대만족.. 아 흑해주한테 고백받았다.. 
 이거 아주 좋아, 상당히 좋아.."



정국이는 꼬옥 끌어 안은 나를 놔주질 않았다. 아우 이 뱀새끼... 겁나 엉겨붙네... 하하...



"한번 만 더 입맞추면 안되...?"



품에 안은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제법 애절했다. 내가 자꾸 밀어내자 정국이가 주춤해서는 허락을 구했다. 



"그렇게 달아..?
 내가 여자친구가 되니까 진짜 맛이 달라졌어..?"



내가 눈을 치켜뜨고 물어보자 정국이 볼이 살짝 붉어졌다. 



"어. 달아. 달라졌어. 훨씬 좋아"



나는 그대로 까치발을 세우고 다시 입을 맞췄다. 정국이가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잡으면서 그제야 나는 정국이에게 풀려날 수 있었다. 입술을 맞붙이고 있는 우리 둘 위로 아침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후, 우리가 퇴원 수속을 밟으러 병실을 나선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뒤였다. 

.   .   .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였다. 



"저기.. 그 날 나 찾아와줘서 고마워.. 
그때 네가 위치추적기... 달아놓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 쯤 어떻게 됬을지..."



나는 왠지 고맙다고 해놓고 쑥스러워서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그날은... 별일이 다 있었다. 아 내가 진짜 돌았지.. 근데 사실 좋았다고... 얘가 집에 찾아와 준 것도 좋았고, 그 것도... 좋았고, 정국이가 차려준 밥도 좋았다. 그리고 정국이가 몰래 위치추적기와 도청장치를 달아놔줘서... 정말 고마웠다. 



"뭘, 실은 나도 미안해..
 몰래 달아서.. 

 니가 싫어할까봐 그랬어.. "


"잘했어, 아마 싫어했을 꺼야 
 너에게 기대는 게 그땐 썩 내키지 않았거든.. 하지만 고마워..   

 그날 니가 우리집에 와주지 않았다면...
 난 꼼짝없이 거기 갖혀있었을 거야..."


"... 그래서 지금은 괜찮아..?"



마침 빨간 불에 걸린 정국은 운전을 하다 말고 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뭐가...? "


"나에게 기대는 거 말이야.. 
 내가 이렇게 너 집에 데려다 주고, 도와주는 거..

 괜찮은 거지..?"



다시 파란불로 바뀌자 정국은 앞을 보며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잠시 운전하는 정국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이야기해도 되겠지.. 이젠 내 남자친구니까.. 



"어.... 어... 저... 응... 좋아.. 
 
고맙게 생각해.. 정말로.." 



가까스로 대답을 하고 팔걸이에 놓여있던 정국이의 손등에 내 손을 겹쳐놓았다. 정국은 손바닥을 뒤집어 가만히 내 손을 잡아주었다. 



"나도 좋아.. 고맙고.. 

 아까, 네가 사귀자고 하니까..
 나를 진심으로 받아준 것 같아서 뭔가 뭉클 했어."


정국은 눈가를 고이접어 웃었다. 얘 되게 좋아하네.. 진작 고백을 해줄 껄 그랬나...? 정국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오늘 부터 1일이네, 우리..
 해주야 나 너무 행복해.."


"응, 나도 그래.. ㅎㅎ "



어느새 오피스텔 주차장이었다.



"나 그럼 다녀 올께.. "


"어딜 다녀와...? 올라와서 저녁이라도 먹고 가.."



나는 짐만 옮겨놓고 가려는 정국이를 잡았다.



"저녁은 와서 먹을 껀데, 가서 짐 좀 챙겨올려고...
 너희 집에서 지내기로 한 거.. 오늘부터 하자..

 내가 너 절대 혼자 잘 못 지낼까봐 걱정되서 그러는 것만은 아니다..? 그냥 내가 있고 싶으니까.. ㅎㅎ 우리 해주씨 맛있는 것도 좀 해주고 싶고.. "


"그래, 좋아.. 그냥 대충 챙겨서 와, 
 우리집 없어보여도 최소한의 살림은 다 있거든..?"


"너네 집에 최소한의 살림이 있다고..??? 
 아닌데.... 없는데?"


"아우 대충 해.. ㅋㅋㅋ 그냥 빨리 와,
 떨어져 있기 아쉬우니까.."


"ㅋㅋㅋ 알았어, 금방 다녀올께!"



정국이는 얼른 오겠다며 볼에 입을 맞추고 나갔다. 우체통에는 각종 고지서 들이 쌓여있고, 집안에는 먼지가 가득했지만, 왠지 새롭게 느껴지는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