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p. 10 [투어] 그 남자 이야기
다음날 확답 준다던 태주는 회사와 일정 조율이 길어지는지 며칠 지나고나서야 올 꺼라고 확실하게 전해줬다.
생각보다 일정 조율에 시간이 걸린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영상통화로 보이는 태주 얼굴이 밝고 가벼워보여서 더이상 묻진 않았다. 괜찮은 거겠지...?
. . .
" I'd spend ten thousand hours
and ten thousand more
Oh, if that's what it takes to learn
that sweet heart of yours
And I might never get there,
but I'm gonna try
If it's ten thousand hours or the rest of my life
I'm gonna love you Ooh~~~
I'm gonna love you Ooh~~~"
(JK커버곡 10,000 hours..
사운드클라우드 참고)
호비형이 옆에 앉더니 oh~~~ 하며 막 애드립을 넣기 시작했다. 애드립이 한참 과해지다가, 결국 우리는 한참을 박장대소 하며 웃었다.

"오~~ 제케~~
오늘 기분 좋아보이네~~
오늘 컨디션 이상무?
아까 재수씨랑 전화통화하던데 뭐 좋은 일 있어..?"
"태주가 애들 데리고 올 것 같아~ ㅎㅎㅎ"

"욜~~ 언제와?
나도 안젤라랑 미국에서 만나기로 했어~
태주씨, 투어 때 오는 거 거의 처음인 거 같은데..??
우리 미국가면 스케쥴 많은데, 애들 데리고.. 괜찮아?"
"그렇게 나도 그게 좀 걱정이야..
태주가 미국에 딱히 따로 아는 사람도 없는데...
잘 다닐 수 있으려나..?"
" 제수씨가 괜찮다고 하면,
안젤라에게 태주랑 같이 시간 좀 보내달라고 할까..?"
마침 안젤라를 소개해주겠다는 호비형이 너무 반가웠다.
"어..? 진짜..? 와.. 나야 완전 땡큐지~~
태주는 예전에 디자이너 일할 때
해외 거래처도 다니고 바이어도 해서 영어 잘해~~
아마 엄청 좋아할 꺼야~
안젤라도 디자인에 관심 많잖아~
그런데 안젤라는 미국 투어기간 동안 스케줄 없어?"
"글쎄.. 이번에 스케줄 다 비웠다고 하던데?
안젤라가 우리 멤버들 와이프들이랑 시간 보내고 싶어하더라고... 결혼해서 한국에 오면 우리처럼 와이프들이랑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고..
요즘 한국말 공부 열심히 해서 그럭저럭 잘 하긴 하는데, 영어 할 줄 아는 분이랑 먼저 친해져도 좋을 것 같다~"
"오 잘됬다~^^
태주도 해외에 나오는게 오랜만이라,
여기저기 가고 싶은데 많을 거야~"
"안그래도 디자이너였던 제수씨 있다고 했더니
엄청 궁금해했었어~
안젤라는 친구들이 요즘 한참 애들 키워서
육아에도 관심 많아~
왠지 둘이 통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내가 일단 얘기해놓을께~"
미국에 있을 때 오면 스케줄 때문에 바쁠 때라..
투어 끝나기 전까지 태주랑 애들 일정을 어찌해야할 지 약간 고민이었다. 안젤라는 자기 브랜드도 했었고 디자인에도 관심 많아서 태주랑도 잘 맞을 것 같았거든.. ㅎㅎ
물론 진형네 여자친구와 남준형네 형수님도
요즘 투어 같이 다니고 있으니까 오면 소개해줘야지...
오랜만의 해외 투어라 다른 멤버들도
가족들이 속속들이 오고 있었다.
투어 마지막 주에는
슈가형네 형수님이랑 아이들이 방학해서 올꺼고..
지민이 형도 가족들이랑 만나서 여행할 거라했다.
뷔형네만 애들이 어려서 안오기로 했었는데, 옆에서 통화할 때 보니 형수님이 오고 싶어서 난리이다.. 아마 뷔형의 형수님이 워낙 행동파이기도 하고 혼자만 빠지는 것을 못 견디는 분이라.. 왠지 조만간 온다고 연락이 올 것 같다.ㅋㅋ
. . .
나도 태주가 오게 되면.. 여행하고 돌아갈 생각이다..
그렇고 보니 이번에 원이 낳고 나서 첫 가족여행이네 ..
담이를 낳았을 때는 마침 휴식기랑 겹치기도 했고, 태주도 퇴직 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때여서 여기저기 놀러다니기도 엄청 다녔었다. 담이는 또 순해서 데리고 다니기 편한 면도 있었고..
내가 굳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불행히도 둘째 낳고는 함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앨범 준비도 다시 시작하고.. 곡작업도 시작했었고...
더불어 원이도 아가때 까탈스러웠고.. 담이도 그땐 쉬가리는 연습을 하느라 나가려면 짐이 한가득이라고 태주가 늘 투덜거렸었다.
가끔 우리 부모님이나, 장인장모님이 신경써주시긴 했지만, 태주는 어른들이랑 같이 있을 때면, 어르신 챙기느라 더 신경쓰는 편이라서 결코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득 슈가형이 태주가 산후우울증의 연장선이 아닌지 물어봤던게 생각난다. 아이 가질 때마다 배도 많이 트고 몸도 무거워졌서 힘들어했었는데, 둘째 낳고나서 내가 신경쓰지 못한 것이 영향이 있진 않았을까..?
태주가 지난번에 갑자기 따로 살자며 나간 것은 나에게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갑작스런 별거선언은 내 일생에 정말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절대 겪고 싶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중엔 화가 나기도 했었지..
만약 그대로 태주가 마음을 열지 않았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아마 태주가 상처받은 지는 모른 채로, 태주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나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태주가 아이들을 내팽게 치고 나를 밀어냈다고 생각해서 내가 먼저 구질구질하게 헤어지려 했을 지도 모른다.
. . .
그래서, 우리 가족들 오면,
정말로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웰컴이벤트같은 것도 준비해야지~~ㅎㅎ
연애할 땐 기념이에 서로 이벤트 해준 적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태주만을 위한 뭔가를 해주고 싶다..
미국은 다행히 파티용품이 많아서 꾸밀 꺼리가 많다.
태주가 좋아하는 연보라색이나 붉은 색으로 꾸며볼까..?
태주가 도착하기 전날 밤,
호텔리어 분께 미리 부탁드려서 파티용품을 한가득 큰 상자들로 받았다.
하나는 소녀감성, 하나는 숙녀감성이라더니,
상자하나는 연보라색 풍선, 레터링, 파티커튼 등 반짝이는 것들이 가득 들어있고, 나머지 하나는 어른스러운 장미 꽃과 빨간 풍선, 선물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외에도 애시당초 기대했던 풍선이나 가렌다 말고도 꽃이며 와인이며 초들이며 뭔가 잔뜩 준비해주셨는데, 굳이 또 방 꾸미는 것도 도와주시겠다는 걸 만류하고, 겨우 돌려보냈다. 내가 혼자 할꺼란 말이야..
. . .
"흠.. 너무 과한가..??"

혼자서 소녀감성 물품상자를 열어서
이것저것 달아보고 있었는데, 왠지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전부 떼어낼까 고민 중이었는데...
지나가던 남준형이 방문 틈을 보더니 난리났다..
"정국아, 너네 아직 연애 중이냐...??
우리 와이프가 이거 보면 나 큰일 나겠는데..ㅎㅎㅎ"

남준형, 저기... 형 목소리가 너무 큰데요.. 계속 호들갑을 떨려고 하는 남준형의 입을 막고 얼른 방으로 데리고 들러왔다.
아우.. 이미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 것 같다.. 이러다 다른 형들도 한번씩 다 들리겠는데...?
"어? 정국아, 뭐야뭐야~~
오랜만에 마누라 본다고 힘 좀 주는 구나!
막 뜨거운 기운이 뿜뿜하잖아"

역시...형들의 행렬이 시작되었군.. ㅜㅠ
마침 지나가던 석진형이 난입했다.
"아아~~ 형들 왜이래~~ 부끄럽게!
나는 투어에 와이프 오는 거 첨이잖아..
신경 좀 써야지 ㅎㅎ "

형들 쫒아내려고 등을 떠밀어보았지만, 요즘 이 형들이 운동을 해서 그런가 힘으로 버티는데 밀어지지가 않는다. 결국 큰 소란에 태형이형이랑 호비형도 왔다.
"내가 우리 와이프 때문에 이런 거 자주 해봐서 아는데
조언 좀 해줄까..?"
태형이형이 들어오더니 여기저기 참견하기 시작했다.
"혹시, 입욕제 같은 거 있어..?
오기전에 욕조에 입욕제도 풀어놔~~ 향기나고 좋아~
초는 바닥에 두지말고... 이거 애들 한테 위험하더라~"
태형이형 말에 호비형이 둘러보더니 바닥에 놓아둔 초를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서 거들기 시작했다.
"그려~ 이건 들어오다가 엎으면 큰일나것어~~
이건 여기다 두면 어떨까..?"
"오~ 호비형~~ 진짜 괜찮은데..?
여기 풍선도 너무 과하지 않아..? 형이 보기엔 어때?"
"거기 말고 여기가 젤 문제 같은디..?"

두 사람은 갑자기 여기저기 각을 재며 여기저기 조금씩 매만지려 하고 있었다.
"태형아, 근데 태주씨 화려한 거 좋아했었나..?"
"아니었던 것 같은데...?"
"으아니, 내 마누라 취향을 님들이 논하시나요..?
너무 화려한거..는 좀 아니긴 한데..."
아놔 근데, 이걸 내가 왜 설명하고 있지..??
아, 진짜 어이없네...
호비형과 태형이형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나는 두 사람을 말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두야, 여기 참견하는 사람이 몇 명이냐..
"이야, 구경 났네~~ 나도 좀 보자~~"
지나가던 슈가형도 들어왔다.
"아이고 여긴 아직 마누라 위주네~~야, 파릇파릇하다~
나는 이제 애들도 챙겨줘야해~~"
손바닥을 비비며 휘이 둘러본 슈가형은 참고가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너 태주씨랑은 잘 풀었나봐.. ㅎㅎ
요즘 잘 지내는 구나.."
지민이형이었다.
"그러엄~~~ 잘 지내고 있지..!
형 아니었으면 어쨌을지..
그날 날 집에 보내줘서 고마워..... "
"고마우면 맨입 말고, 이거이거~ ㅎㅎㅎ"

지민이 형이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는 소주잔 넘기는 시늉을 했다. 그래그래 알았어~~ 한잔 해야지!!! 지민이형과 이야기하는 동안, 나의 이벤트는 왠지 위기에 처한 것 같았다.
방안이 형들로 가득찼고.. 여기저기 형들의 손길이 닿으면서 미쳐 꺼내지 않은 이벤트 물품들이 상자 안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하고, 마! 정신이 하나도 없다..!!!
"흠흠, 저... 형들!!!!
자 의견은 충분히 들었고... 구경도 마치신 듯 하고,
이제 마무리하게 나가주시겠습니까...??
저.. 진짜 이번에 와이프한테 점수 따고 싶거든요...^^"
진짜, 이 인간들아!!
내가 지금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니야...
"아고 그래~ 우리 정국이 다컸네~~"
슈가형 말에 내가 바로 받아쳤다.
"행님 , 지가 언제까지 크겠십니꺼~ 이미 다 컷지라예~"
나도 이젠 지지 않는다구... ㅎㅎㅎ

"아따, 이 엉아가 센쓰 좀 발휘해서 도와줄랬더니,
그래, 알았따~ 간다!"
호비형이 나가자, 슈가형도 고생해라 하고는 나갔다.
"얀마, 형이 너네 가족 오면, 내가 애들도 봐주고 하께~
뭘 그레 걱정하노?"
뷔형이 나가면서 내 어께를 도닥거렸다. 지민이형은 술 자리 빨리 잡자며, 전화하라고 하고는 나갔다.
"그래그래 정국아,
넌 아빠가 되서도 무엇이든 열심이구나..
형들이 열심히 계속 챙겨줄테니까,
부탁할 일 있으면 얘기해~♡
이벤트, 화이팅!!"
석진이형이 나가고, 남준형도 힘내라 하더니 사라졌다.
형들을 돌려보내고 나서 방을 다시 싹 정리 했다..
사실 과하긴 했지...
너무 반짝이는 것들은 다시 다 떼어냈다.
정신럾는 파티커튼도 치우고...
풍선도 치우고...
아, 입욕제..는 그런 용도였나..?
일단 이건 향초랑 같이 화장실에... 갔더니..
이거 뷔형이랑 호비형 작품인가.. ㅋㅋ
낼 아침에 올껀데 아침부터 너무 핫한 거 아니야..?

이런 이벤트가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다..
호텔리어분이 주신 숙녀버전만 쓰기로 결정..!
소녀감성은 너무 연애분위기 나긴 하네...
우리 이젠 다 컸으니까.. ㅎㅎ
Simple is the best!

이게 좋겠다.. 애들도 있고... 자중해야지...
한참 떼낸 것들을 치우고 나니 시간이 훅 지나갔다.
뭔가 더 신경써줄만한 게 있을까...?
내일 공항에 마중 나갈껀데...
웰컴 보드도 하나 만들까....?
. . .
휴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담이랑 원이는 비행기 잘 탔으려나..
한국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보니
태주가 공항 비행기 타러 왔다고하는 메세지가
때마침 와있었다.
있다가 공연 회의하기로 했는데,
그전에 영상통화나 한 번 할까..?
신호음이 울리는데
왠지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어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조그만한 애들은 한달 새 얼마나 컸을까...
무엇보다도 태주의 살내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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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
퇴고가 오래 걸렸네요...
정국이에게 마음껏..
이상적인 남편에 대해 투영해보고 있는데...
글쓰는 동안 정말 넘나 행복..ㅋㅋㅋ
현실에 없다는게 흠이랄까요.. ㅋㅋ
현실은 현실이고 환상은 환상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