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프롤로그 관계 없이 진행됩니다.)
"안녕하세요..! 정여주입니다!"
"막내가 오니 영업부 분위기가 살겠구만, 허허."
"정사원은 저 자리에 앉으면 되고, 모르는 거 있으면 김대리한테 물어봐."
"생긴 건 사납고 성격도 별로긴 한데 가르치는 건 잘해."
대학을 나오고 첫 직장이 V회사였다. 처음인 만큼 더 열심히, 항상 웃음을 잃지 말자는 마인드로 밝게 인사를 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꼰대 부장도 없고, 생각보다 다 친절해서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아 컴퓨터도 켜고, 여기서 근무할 동안 필요할 물품들도 정리를 했다.
"앗.. 저기, 대리님."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제야 말하지만 난 생각보다 심각한 기계치였다. 이 회사 복지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들어오려고 열심히 배웠지만, 남들보다 딸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부장님 말로 대리님 무섭댔는대...

"야, 넌 회사에 들어오면서 기본적인 것도 안 배우고 들어왔어?"
"ㄴ..네?"
"복지좋다고 해서 그냥 들어온 거 아니지?"
"복지 좋은 만큼 사람 잘 가려내니까 조심해, 이따위로 일하면 넌 해고야."
"...죄송합니다."
"..한 번 말할 때 잘 들어, 저거 이쪽으로 끌어서 옮기면 합쳐져."
"그리고 메일 보내려면 이 말들 다 지우고 요약해서 보내, 이 긴 글을 언제 다 읽어?"
"죄송합니다..."
"야, 이거 말고 저거부터 해. 이건 내가 다 해놀테니까."
부장님 말이 사실이었다. 존나 잘생겼는데 마음은 존못 그 자체. 기본적인 거라는 건 아는데 모를 수도 있지, 사람 무안하게 직설적으로 대놓고 말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이 회사 들어오려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데.. 거기다 언제봤다고 야? 반말은 또 왜해? 성실하긴 하지만 사람 대하는 태도는 꽝이야, 꽝! ...이지만 잘생겼으니 봐준다. 그것도 완전 차도남, 내 스타일...
"야, 점심시간이야. 그만하고 가서 밥 먹어."
"아...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자, 이거 써."
"대리님 카드는 왜..."
"처음이어서 다루기 어려웠을텐데 구박해서 미안, 밥은 회사 돈으로 먹고 커피나 한 잔 사 먹고 와."
"아, 그리고 내 것도 사오고."
뭐지, 신종 커피셔틀인가..? 좀 그렇긴한데 그래도 그렇게 성격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일하는 도중에 계속 힐끗힐끗 보길래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었는데 자기가 아까 했던 말이 거슬렸었나 보다. 자세히 보니 귀가 조금 달아올랐는데 좀 많이 귀여웠다. 역시 김대리님.( ⁼̴̤̆◡̶͂⁼̴̤̆ )
"여주씨, 아까 김대리님이랑 말 엄청하던데?"
"아... 저 찍힌 거 같아요..ㅎ"
"응? 진짜?"
"제가 좀 심한 기계치라 물어봤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냐면서.."
"제가 좀 많이 못했는지 나중엔 김대리님이 맡으셔서 해주셨어요."
"김대리님이 여주씨 엄청 맘에 들었나보다!"
"...네?"
"김대리님이 일을 워낙 잘하셔서 처음 들어온 사람은 다 대리님한테 배우거든."
"근데 김대리님한테 배운 사람이 딱 여주씨 한 명."
"일도 많으시고 해서 그런가, 물어봐도 대꾸를 안 해주시더라."
"이참에 한 번 잘해봐, 김대리님처럼 잘생기고, 일 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어딨어?"
김대리님이 나를...? 모솔 25년차인 난 이런 말을 들으면 먼저 김칫국물부터 마셨다. 직장 상사분께 들으니 정말로 김대리님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좀 김대리님께 특별한 사람이 된 거 같기도 하고...ㅎㅎ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김대리님이 멋있게 느껴졌다.
"김대리님! 여기 커피요ㅎㅎ"
"아, 고마워."
"뭐 더 시키실 건 없으세요?"
"야, 넌 생각이 없냐?"
"네..?"
"처음 회사에 들어왔으면 배워서 도움이 될 생각을 해야지, 왜 시키지도 않는 셔틀을 하려고 해?"
"죄송할 거 없으니까 사과도 그만하고. 정 할 거 없으면 이거나 부장님께 갖다드려."
"부장님! 여기 서류요!"
"이거 막내가 한 거야?"
"이거 김대ㄹ,"

"막내가 한 거 맞아요."
"와, 처음인 거 치고 엄청 잘하는데?"
"김태형같은 녀석이 우리 부서에 한 명 더 생겼네."
"아.. 그게 아니ㄱ,"
"막내 들어왔으니까 회식 한 번 해요, 일 잘하잖아요."
"그래그래, 먹어야 일하지."
"처음인데 수고했다."
"ㄴ..네!"
처음엔 그저 잘생긴 싸가지 없는 남자였는데, 김태형 저 남자 볼수록 진국이구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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