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4
(여주시점 )
박지민이 나에게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는 그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이딴 짓은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닫겠지. 그럼 아까 처럼 입을 섞는 그런 일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뭐?"
"우리 한 번 더 할래요 라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누나가 계속 헤실거리길래 아까 그게 좋았나 싶어서"
이 질문의 의도가 뭘까 미친 듯이 생각했지만 정확한 답은 나올 기미가 없었고 그냥 박지민의 속을 당최 알 수가 없었달까...
"...넌 좋았나봐? 그런 말까지 하는 거 보면."
"음..."

"조금?
뭐, 나쁘지만은 않았던 거 같네요"
박지민이 한 쪽 눈썹을 올리며 아까의 일을 회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니 진짜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난 이렇게나 싫은데 너는 왜 태연할 걸까, 그게 너무 화가 났다.
"...도대체 왜? 뭐가 좋았는데"
"음...가끔은 서툰게 재미있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를 흔들려고 이런 말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진짜 아무렇지 않은 건가 아님 나를 시험하는 걸까...만약 내가 수락한다면 진심으로 다시 할 생각일까, 그래도 거절하면 내가 연기 중이라는 것을 내가 까발리는 것과 같으니...
수락해보고 나서 생각해야겠다.
"그래 그럼 다시 해보던지"
이게 나의 도발이고 발악이다. 박지민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것. 당황한 저 표정 좀 봐 진땀 빼는 걸 이렇게 못 숨겨서야...
"...난 너무 좋죠"
진땀 빼는 게 아니었나 싶었다...
박지민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고 어느 골목의 벽에 다다랐다. 뒷걸음질도 못 치는데 계속 걸어오는 박지민을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정말 다시 그 짓을 한다고? 박지민이?
질끈-
"...자꾸 도발하지 마세요, 나 진짜 누나 봐주고 있는데."
미친 사람처럼 다가와서 벽과 거의 한 몸이 다 될 만큼 몰아 붙여놓고 박지민이 고개를 조금 꺾어 정말 하는 줄만 알았다. 눈까지 감았는데 이게 무슨...다행히도 다시 그 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박지민은 뭔가에 화가 난 듯 나를 한껏
째려보고 길을 걸어갔다.
아무 일이 없었던 게 정말 다행이지만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난 뭘 상상한 거지...?
-그 주 토요일, 지민의 집-
그 일이 있고 3일 정도 후, 그렇게 큰 사건이 있지는 않았다. 동거중인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만나면 투닥투닥 말싸움만 몇 번 했지 그리 커다란 일이 없었다 단지 좀 힘든 게 있었다면 박지민 애인 행세였달까...?
시도 때도 없이 반으로 찾아오고, 시선이 집중되는 게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질문도 얼마나 많이 받는지 택도 없는 장난질에 이렇게 놀아나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박지민은 밖에서 요리 중인 건가...
나는 궁금증에 머리를 대충 빗고 밖을 나가보았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부엌에서도 거실에서도...방문 앞에서 귀를 귀울이며 소리를 들어보려 해도 없는 인기척은 그대로...어딜 나간 건가 말도 없이...
"어딜 나간 거야..."
"말은 좀 해주고 나가지..."
그새 또 울리는 배꼽시계는 집의 적막함을 깨는 데에 한 몫 하였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슬슬 점심 때가 되기는 했네?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부엌으로 향했지만 평소와 다르 게 식탁 위는 비어있었고, 앞치마를 두른 박지민도 없었다...한동안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나...지금 나도 신세를 크게 지고 있는 건데 말이다..
"미안하게 시리...그니깐 왜 집을 비우고 난리야...!"
하며 괜히 성질도 내보았다. 하지만 그런다고 음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그냥 굶어야겠다...주인 없는 집에서
함부로 식기를 만질 수는 없지.
또 내 남친님이 지 꺼 손대는 걸 제일 극혐하시니...
"아 몰라몰라 안 먹어"
그리고 얼마 쯤 지났을까 점심을 포기하고 소파에 주저 앉은 지 몇 분 되지않아 현관의 문이 열렸다. '아 박지민 그 양아치 새× 오셨나보네 에휴' 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인사하려 손을 올린 한 손이 뻘쭘히 내려져야했다. 박지민이 살기를 내뿜으며 집에 들어왔기 때문.
"야 뭔 일 인데?"
"별 거 아니니 신경쓰지 마세요..."
저게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들어오는 사람의 대답인가?
@오늘 분량은 모르겠당...그래두 구독...해줄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