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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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을 끄고
머리맡을 느릿느릿 더듬었다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한 탓인지
그닥 친하지도 않은 황현진 꿈을 꾸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꿈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묘하게 불쾌한 감정만 남았다









역시나 황현진은 지각이었다

아침 조회가 끝나고서야 들어온 황현진은
급히 뛰어온 흉내도 없이 느긋하게 교실에 발을 들였다


“ 오늘도 늦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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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힘드네 “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교과서를 꺼냈다









이상하게 황현진의 태도는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먼저 말을 건다던가, 사소하게 나를 챙겨 준다던가

초반에는 차갑고 과묵한 태도를 유지하던 황현진이었기에
그가 다소 냉철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근래에 내게 보인 태도는
학기 초반 황현진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내 손이 유독 건조해 보이면 핸드크림을 건넸고
수업 도중 고개를 꾸벅이며 졸기라도 하면
입가심용 사탕을 손에 살포시 쥐어 주었다

황현진의 소문을 가볍게 입에 올리던 학생들에게
세게 한 방 먹였던 그 일이 고마워서 이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자신만을 위해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건지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혹여나 소문을 대처해 준 것을 고맙게 여겨
나에게 이런 사소한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면
사실상 필요 없었다

물론 재벌집 아들이
내게 호의를 베푸는 사실에 대해서는
나야 정말 고맙지만
그 당시 내가 황현진의 편을 들었던 이유는
연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호의를 베푸는 황현진의 입장에서도 나름 의아할 것이다

나름의 호의를 베풀었는데 돌아오는 표정은
당황스러움이 잔뜩 묻은 얼굴뿐이라면
나같아도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현진은 그러한 내 얼굴을 보고도
꿋꿋하게 이유 없는 호의를 이어나갔다

그는 호의를 멈추기는 커녕
오히려 더 나를 세심하게 다뤘다

초반에는 잔뜩 경계를 가지고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더 꽉 붙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런 호의가 익숙해 질때쯤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등굣길을 나섰다

이어폰을 낀 귀를 뚫고 희미하게 음악이 흘러나왔다

골목길 초입에 다다랐을 때쯤
저 멀리 길쭉한 그림자가 보였다

발을 디딜 수록 그 그림자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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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멓던 그림자는 서서히 색을 띠었고
그가 내게로 점차 다가오는 것을 보아하니
나를 알아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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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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