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yển tập truyện ngắ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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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마주하며 새하얀 도화지 위에 사랑을 그린다.


말랑공 씀.




*본 글의 소재는 영광스럽게도 보라해해ㅐㅐ 님께서 주신 소재입니다.




 “제가 인물화는 그려 본 적이 별로 없었어서.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와…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닌데요? 정말 너무 좋아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이 그림, 가지실래요?”


 “음…… 일단 정국 씨가 가지고 계세요. 그러면 제가 다음에 가지러 갈게요.”


 그녀의 말속에는 어떠한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그 뜻이 맞을까. 다음을 기약하며 내게 그림을 맡겨 놓는 게 맞는 것일까. 나 혼자 오해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녀도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 - -


 그녀는 선선한 바람에 새하얀 원피스를 나풀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새하얀 구름.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어간다. 마치 그녀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그때의 배경과 동일하다. 낭만적인 시간대인 것도, 그녀의 갈색빛 머리칼이 바람을 타고서 휘날리는 것도 그때와 똑같다. 그리고 그녀와 내 시선이 마주하지 않는 것도.


 구름과 태양이 자취를 감추고 별빛들이 빛을 발할 때 그녀의 눈은 비로소 빛난다.


 그녀는 밤하늘을 한참이나 올려다보더니 이내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내게 할 말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별빛을 담은 눈만 반짝일 뿐 내게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는다.


 “…윤소 씨.”


내가 먼저 말을 꺼낸다.


 “지금 이 모든 배경들이 그때 저희가 처음 만났었을 때랑 똑같지 않아요?”


 “그렇네요. 낭만적인 것까지 다 똑같아요.”


 “제가 원래 인물화를 안 그리는데 그때 윤소 씨를 보니까 왠지 그리고 싶어지더라구요. 허락도 안 맡고 그린 건 죄송했어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인데요, 뭘. 그리고 전 너무 좋았어요. 낭만적인 배경과 낭만적인 그림, 그리고 낭만적인 화가. 근데 왜 저를 보니까 갑자기 인물화가 그리고 싶어진 거예요?”


 “그러게요. 어쩌면 제가 그때 윤소 씨한테 첫눈에 반한 걸지도 모르죠.”


 별빛을 담아낸 그녀의 눈과 그녀를 담은 내 눈이 마주한다. 제대로 마주하지 못 했던 그날과 달리 이번에는 확실하게 마주한다. 서로의 눈동자는 사랑을 담고서 일렁인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러 밖으로 내뱉는다. 조금 더 확신하기 위해. 이 낭만적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사랑해요, 윤소 씨.”


 “저도 사랑해요, 정국 씨.”


 새하얀 도화지 위에 그녀 몰래 그리던 사랑이 그녀와 함께 그려나간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서로 다른 물감을 쥐곤 낭만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알록달록하게.


풍경, 그리고 그녀_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