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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구 와구...
민규가 순식간에 밥 5공기를 해치웠다.

"그리 맛있느냐?"

"아...예..."
너무 오랜만에 먹는 음식,
그것도 양반들이 먹는 쌀밥에
값비싼 보양식 천지라 먹기에만 집중했네...
이제 보니
나리는 저 적은 양의 한 공기도
비우지 않고 있었다.
"나리... 같이 먹는 것 아니었습니까?"
"맞다.
네가 이리 앞에 있어주지 않느냐?"
"네... 그치만
제가 앞에 있어드리기만 하고
나리는 한숟갈도 입에 대지 않고 계십니다..."
"네 먹는 모습이 어찌나 복스러운지
나도 모르게 너만 바라보았구나."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내 말 덕분인지
나리는 아주 조금씩 밥을 드시기 시작했다.
오로지 쌀밥만을
겨우겨우 목으로 넘기셨다.
"...밥을 안드신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굳이 세어보지 않았다.
민규 네는?"
"... 열흘 된 것 같습니다."
"사연이 있느냐?"
"저는..."
앗...
나도 모르게 나의 많은 얘기를
이 사람에게 할 뻔 했다...
나는 이사람, 나리 처럼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저부터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래"
"어찌하여 제가
이곳에 있는 겁니까?"

글 • 이스티
"..."
아까까지 싱글벙글
잘만 이야기하던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확실히 대답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나를 이곳에 데려온 것이겠지?
"얻어먹을 것 다 먹고
이러는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만,
저를 왜 계속 나리의 곁으로
데려오시는 거죠?"

"정령 궁금하더냐?"
뻔뻔해.
"물론입니다.
말 해 주십시오."
"너의 뒤로 부하를 한명 보내었다."
"?!"
예상한 방법이긴 했으나
생각보다 직설적인 대답...
머리에 화살이 박힌 것 같아...
"하.. 대체 왜..."
"너를 갖고 싶구나."

"허..?"
"어디서 본 적도 없는 너를
거두어 안고 뒤를 따라 당황스러울테다.
나는 처음 부터 너에게 나의 뜻을 밝혔느니라.
나와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그 말 뜻을...
저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럴테지.
나도 이런 나의 마음을 모르는데
너는 오죽 하겠느냐.
하지만 나는 나의 머리가 아닌 마음이 시킨
이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나의 호위무사가 되어라."
찬이의 빈자리를 너로 채워야 겠다.
그래야 내가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나는 너를 위하지 않을 것이다 민규야.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선택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