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21화. 선물

sophie97
2026.06.25Lượt xem 55
'그래..뭐..
훈지씨랑 나는 아무 사이 아니고,
김대표는 친구니까... '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자한테 선물하는 게 처음이라
뭘 골라야 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못 고르고...
여직원들한테 물어봐서 겨우 샀다야..하하"
"그렇게까지 했다고?
받기가 너무 미안해지려고 하는데..."
"아니야.. 그렇게 힘들게 골랐으니까
네 마음에 꼭 들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야..ㅎ"
나도 모르게 훈지씨 얼굴을 쳐다봤다.
그도 내 얼굴을 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쳤다.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나를 바라 보고 있어서,
마치 감시를 받는 기분이었다.
"원래 선물은 그 자리에서 열어 보는 거래요.
선생님, 열어 보세요.
대표님이 과연 뭘 준비하셨는지 저도 궁금해요."
"지금 열어봐도 돼?
쑥스러우면 얘기해.."
"아니야. 나는 괜찮아.
쑥스럽긴... 오히려 설레는데?"
"대표님, 평소에 제가 보는 대표님 맞아요?
완전 다른 분이시네...지금.."
"박훈지, 끼어 들지 마...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아....어쩌지...
훈지씨 너무 자존심 상할 거 같은데...'
훈지씨 눈치를 보면서,
선물 상자를 열었다.
생각보다 고가의 팔찌였다.
'이걸 내가 받아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시는 분이 뭐라고 이름도 알려 줬는데...
리턴 뭐라고 했던 거 같은데....하하..
기억이 안 나네.."
"어...뭔지 알아..
그런데,
나는 이 정도 선물 받을 만큼 뭘 한 게 없는데...
너무 부담스러워.."
"앞으로 열심히 가르쳐 달라는 뇌물인데
뭐가 부담스러워..
아니구나.. 뇌물이니까 부담스러운 거구나. 하하
그럼 그냥 우정 선물이라고 생각해."
"대표님은 무슨 주얼리 선물을 친구한테 하세요.
이런 건 연인 사이에서 하는 거지..
선생님이 엄청 부담스러워 하시잖아요."
"박훈지, 남녀 사이는 모르는 거야..
친구였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잖아."
훈지씨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아, 깜짝이야.
훈지씨 왜요?"
나는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물었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 올께요.
아우...더워..."
그가 나가는 모습을 보고,
대표의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두 사람의 현재 기분이 극과 극이라고 해야 할까..
화를 참지 못 하고 나가는 훈지씨와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해 보이는 대표.
"팔찌 너무 예쁘다..고마워..
정말 마음에 들어.
비싼 것만 빼고는...
내가 이런 선물 받을 정도로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다음부터 이런 선물은 사양할거야. 알았지?"
"아닌데? 엄청 큰 일을 한 건데!!
그래서 이 정도는
충분히 해줄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대표에게 말없이 미소를 지어 주고는
화장실에 다녀 오겠다고 하고 나왔다.
화장실로 나가면서,
대표 몰래 저녁 식사 계산을 했다.
식사 정도는 그의 용기있는 결심에 대한 칭찬으로,
내가 대접해 주고 싶었다.
거기다가 이렇게 큰 선물까지 받았으니 말이다.
화장실 불이 꺼져 있는 걸 보니,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1층 현관에 서 있는 훈지씨 뒷모습이 보였다.
"훈지씨!! 괜찮아요?"
"뭐가요?"
"아니, 아까 덥다고 해서요.
오늘 시사회 차림이라 그런가 너무 멋있어요.
수트가 진짜 잘 어울리는데요."
"달래 주려고 나온 거에요?"
"아니요.
나도 화장실 갔다가 같이 들어가려고 찾은 건데요."
이 한 마디에,
딱딱하게 굳어 있던 표정이
베시시한 미소로 바뀌었다.
팔짱을 살짝 끼고 안으로 들어 가자고 끌어 당겼다.
어제밤부터 오늘까지,
그의 감정이 얼마나 피곤할까 싶어 안쓰러웠다.
다시 식탁에 앉았을 때,
주문한 메뉴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어서들 와서 앉아.
훈지야, 너 언제부터 정민쌤이랑 수업할래?
바로 다음 회부터 그렇게 해도 되지?"
훈지씨의 정색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저는 선생님 안 바꿀 거에요.
제가 먼저 하고 있었는데
왜 대표님 마음대로 이러세요."
"아니,
아까 내가 다 설명했는데 왜 딴 소리야..?"
'하...오늘도 마음 편히 저녁 먹기는 글렀네...'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잠싼만, 두 사람~ 내 말 먼저 들어봐.
내가 아까 영화 보면서 고민해 봤는데...
두 사람 모두..
내 오피스텔에서 수업 하면 어때?
지금은 내가 사무실 쪽으로 가고 있잖아.
대신 앞으로 두 사람이 각자 편한 시간에
내가 있는 쪽으로 와서 수업하면,
나는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까..
그러면 내가 두 사람 모두 수업해도
부담이 적을 거 같아.
어때? 괜찮지?"
"그래, 좋아!!" / "싫은데요!!"
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
"내 마음은 이래요...존중해줘요.." <21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