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26화. 이별예고



"참, 그날 저녁 네가 벌써 계산했더라?

 훈지랑 너랑 가고 나서 알았어."





"어...널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저녁 사주고 싶었어.

 우리가 이 일이 아니었다면 좋은 친구가 됐겠지?

 그런데,
 
 나는 아직 우리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친구의 가능성'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 게 아닐까 싶었다. 





"훈지 당분간 한국에 없을 꺼야.

 그리고, 

 네 말대로 우리 친구 사이는 아직 유효하니까 

 너랑 수업할께. 해 줄 꺼지?"







"수업은 도와 준다고 했었으니까 

 네가 한다고 하면 도와줄건데...

 그런데 훈지씨가 당분간 한국에 없을 거라는 게 

 무슨 말이야?"






"자세한 이야긴 훈지한테 들어.

 나 먼저 일어날께.

 그리고, 네 오피스텔로 가서 수업 들을께.

 그게 조금이라도 네 시간 덜 빼앗는 거지?

 수업 가능한 일정 정리해서 보낼께. 

 확인하고 답줘."







"잠깐만, 수업은 내가 이쪽으로 올께.

 훈지씨가 신경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 알았어...

 그럼 훈지 수업하던 연습실로 갈께."






그는 말이 끝나게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형씨!"





나는 그 사람 눈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이야기했다.





'우리 좀 봐주면 안 될까?...'





"왜? 불러 놓고 왜 아무 말이 없어?"





"미안해.."





그는 나의 마지막 말에 눈도 마주치치 않고, 

그대로 나가 버렸다.



 



'훈지씨가 한국에 없다는 건 무슨 얘기지..

 알게 되면 나한테 얘기해 주겠지?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그렇게 대표와 헤어지고, 

나는 오피스텔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도중에 훈지씨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아까 대표가 이야기한 소식을 전하려고 

전화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훈지씨"





"어, 바로 받네요. 지금 어디에요?"





"지금 운전 중이에요. 오피스텔로 가고 있어요.

 훈지씨는 어디에요?"





"어디 갔다 와요?"





"....대표님 만나고 오는 길이에요."





"나도 지금 오피스텔로 가도 돼요?

 보고 싶은데...

 우리 어제도 못 봤잖아요."







"언제든 환영이죠.

 혹시 먼저 도착하면 들어가 있어요. 

 비번 알죠?"







"알겠어요. 이따 봐요!"







'아무 말이 없네... 아직 모르는 건가..'







오피스텔에 도착해 보니,

그는 아직 도착 전이었다.







대충 청소를 하고 있는데, 

그가 비번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 앞으로 가서 기다렸다.





그는 들어오자 마자, 환한 미소로 두 팔을 벌렸다.





나는 그에게 허그로 답하면서도 

아까 한 대표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오늘 덥죠?

 아이스 아메리카노 만들어 놨는데 지금 마실래요?

 에어컨 틀어놨으니까 금방 시원해질 거에요.

 손 씻고 와요.

 배고프지는 않아요?"







질문이 많은 나를 훈지씨가 

가만히 서서 쳐다 보고 있었다.






"왜요? 무슨 할 말 있어요?"





"손 씻고 나와서 얘기할께요. 잠깐만요."





'아...역시 알고 직접 얘기해 주러 온 거구나...'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식탁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놓아 주었다.





"올 때는 좀 더웠는데,

 들어오니까 금방 시원하다.



 대표님은 그 날 나 재워 놓고도 만났잖아요.

 오늘 또 왜 만난 거에요?"





그가 앉으면서 물었다.





"그 날 밤에 만난 거 알고 있었어요? 언제?"





"그 다음 날, 광고 촬영 끝나고 

 대표님 만나러 사무실 갔었어요.

 전 날 오피스텔 오셨었다고... 

 그래서 그날 당신이 나를 집으로 데려간 거구나 

 생각했어요."





"아...그래서..

 내가 이렇게 생각이 깊은 여자를 만났구나 

 감동했어요?ㅎ"







"그럼요!! 역시 내가 여자 보는 눈이 높구나 했지."







"내가 태형씨 학교 가야겠다 마음 먹으면 

 영어 과목은 도와 준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우리 시사회 간 날, 결심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오늘 주문해 놨던 교재들 가지고 갔었어요."







"진짜?? 정말 수업을 해 주려고?

 나도 없는데?"







"왜 훈지씨가 없어요?"







"사실 그 얘기 직접 만나서 하려고 온 거에요."





나는 되묻지 않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새로 찍기로 한 영화가 있는데,

 사실은 안 하기로 이야기가 다 된 거였는데...

 어쨋든 사무실에서 하기로 결정을 해서,

 2개월 동안 자카르타 가서 촬영한대요."







"아...그렇구나... 

 언제부터요?"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지만, 

 한 달 안에 출발하게 될 거 같아요."







"대표 입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니까 

 그렇게 판단했겠죠.

 그런데...

 2달이나 못 보는구나.. 그 동안 바람 나면 어쩌지..."





"누가? 내가요? 아니면 본인 걱정 하는 거에요?

 아..잠깐만...좀 신경쓰이네...

 가서는 매일 영통하고, 

 가기 전까지 우리 매일 만나요."







"매일이나? 그렇게 시간이 되겠어요?

 무리하지 말고, 준비에 신경 써요.

 너무 연애에만 집중하는 남자는 매력 없는 거 알죠?"







"가끔씩 엄청 차갑게 느껴지는 거 알아요?

 결혼 얘기 할 때도 그러더니..

 이럴 때는 막 오바해서 슬퍼해 주면 좋잖아요."







"내가 막 눈물 흘려서 마음 아프게 해 줘요?"







"아...진짜 말로 못 당하겠어..

 그런데, 나는 대표님이랑 둘이 수업하는 거,

 더군다나 나도 없는데 좀 싫어요."







"내가 연습실로 가서 하기로 했어요..

 아..맞다..나 이제 훈지씨 수업 못 해요.

 들었죠?"







"정말 그렇게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미리 나한테 얘기해줘서 타격은 덜한데..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떼어놓으시려고 그러는 건가? 

 나 정말 이렇게 가도 되는 건가?"





"훈지씨는 날 못 믿으시는 건가?

 없는 동안 철벽 칠 테니까 걱정 말고 다녀 와요."





"그 정도 스캔들이면 영화 홍보에도 도움되지 않아?"

 <27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