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27화. 스캔들

sophie97
2026.06.27Lượt xem 30
말이 한 달이지,
그는 영화 준비하랴
나는 번역하고 있던 소설 마지막 수정 작업 하랴
일주일에 한 두번도 만날까 말까였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대표의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대했지만,
그는 곧 처음 만났을 때의 다정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훈지씨가 출국하기 하루 전날
집에서 만났다.
"내일 출국하려면 피곤할 텐데
일찍 가서 쉬지 왜 이리로 왔어요?
하지만, 내 속마음은 이렇게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 라고 말하고 있어요!!"
"와~~
오늘은 차가운 멘트 속에 따뜻함이 있어서 참 좋다."
그는 가지고 온 백팩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거....선물이에요."
그가 수줍은 듯이 선물 상자를 내게 내밀었다.
"무슨 선물이요? 이별 선물?"
"아니..왜 그렇게 표현해요.
말이 씨가 된다는 거 몰라요?
빨리 취소해요."
"아니~
진짜 이별 말고 잠시 동안의 이별을 말한 거에요..
왜 이렇게 예민해요?
퉤퉤퉤!!!
됐죠?"
"그런데 이게 뭐에요?
그러고 보니 훈지씨한테 받는 첫 번째 선물이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아... 떨려.."
그는 긴장되어 보였지만,
마냥 사랑스러웠다.
"내가 더 떨려요...뭘까?"
포장지를 뜯고,
상자를 연 순간 너무 놀랐다.
"혹시 내가 이 시리즈 귀걸이 갖고 있는 거 알고
목걸이로 선물한 거에요?
그건 아니죠?
하긴... 남자가 그렇게 세심할 리가 없어."
"귀걸이는 한 거 봤는데 목걸이는 같이 안 하길래...
없는 것 같아서요.
마음에 들어요?"
"와...정말? 진짜로 알고 선물한 거에요?
훈지씨~ 엄청 섬세하구나...
그 섬세함을 어디에 감추고 있었던 거에요?
넘 감동이에요."
나는 사랑스러움을 한 가득 담아 그를 쳐다 보았다.
"아..그만 봐요. 너무 부끄럽단 말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취향, 평소에 하는 악세사리까지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 고마운 마음과 함께,
당분간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서운함을 담아,
두 팔 벌려 그를 안아 주었다.
'괜찮겠지...아무 일 없이 잘 돌아 오겠지?'
공항까지는 갈 수 없어서,
그날 밤에 우리는 작별 인사를 했다.
처음에는 매일 밤마다 영상 통화를 했다.
평소에는 힘들다는 말조차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더운 날씨 때문에 많이 힘겨워 하는 것이 보였다.
낯도 많이 가리는 사람이라 처음 보는 스태프들이랑
익숙해지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테고,
처음으로 하게 된 액션 영화도 많이 부담 되어 보였다.
그렇게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느라
처음에는 1시간 정도씩 하던 통화도
조금씩 시간이 줄었다.
그리고, 한 달여 쯤 지난 어느 날,
대표와의 수업을 위해
연습실에 먼저 도착하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표가 통화를 하면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들렸다.
"그 정도 스캔들이면 영화 홍보에도 도움되지 않아?
우선 대응하지 말고 있어봐.
분위기 보고 나서 다시 이야기 하자구."
그가 연습실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나를 보고 흠칫 놀라는 것 같았다.
"벌써 와 있었네?"
"응. 왔어?
그런데 무슨 스캔들?
소속사 배우들 중에 누가 스캔들 났어?"
"아니..뭐...
그는 말하기를 조금 망설여 하는 것 같았다.
"하긴... 너도 뉴스 보고 알게 되긴 할텐데..."
계속 뜸을 들이는 것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훈지가 상대 여배우랑 사진이 찍혔나 보더라고.
내일자 신문에 스캔들 기사가 날 것 같다고
연락이 와서.."
"누가? 훈지씨가?
태형씨가 잘 못 들은 거 아니고?"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잘 못 듣긴...사진까지 확인했는데...
둘이 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다가 찍힌 것 같애.
나도 아직 훈지랑 연락은 안 해 봤는데...
뭐..배우들 이런 스캔들은 항상 날 수 있는 거니까.."
난 어떤 상황에서도
훈지씨를 의심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날은 이상하게도 너무 놀라서
마치 진공 상태에 놓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변의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았고,
귀가 먹먹해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정아야, 괜찮아?
정아야"
"...어? 아니, 안 괜찮아.
오늘 수업은 못 하겠다. 미안해.
나 먼저 갈께."
대표는 애써 차분해 척 했지만,
허둥대는 내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내가 집으로 데려다 줄께. 차 키 좀 줘봐"
거절하고 싶었지만,
운전할 자신이 없었다.
그에게 차 키를 맡기고,
조수석에 앉아 멍하니 창 밖을 바라봤다.
사실일 리가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대표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켰다.
그리고, 가만히 나를 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가 내 슬픔을 공감하고 있다고 느껴서인지
그 후로 더욱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울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제 출발할께."
대표는 집까지 나를 데려다 주고,
따뜻한 차 한 잔까지
내 앞에 놔 주고 나서야 출발했다.
대표에게 사진을 보내 달라고 부탁해 볼까
생각해 봤지만,
내 눈으로 보고 나면 더욱 비참해 질 것 같아서
꾹 참았다.
그 날 밤에, 훈지씨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집에 도착한 이후로도 간간이 흘렸던 눈물 때문에
눈은 뜨기 힘들게 부어 있었고,
그와 통화할 기분이 아니어서 거절을 눌렀다.
그 후, 몇 번 더 통화가 걸려 왔지만
번번히 거절했다.
[무슨 일 있어요? 왜 전화 안 받아요?]
[내일 통화해요. 오늘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요.]
[어디 아파요?
나 너무 걱정되는데 얼굴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돼요?]
나는 이게 화인지, 슬픔인지, 배신감인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래서...그에게 내 감정을 비치고 싶지 않았다.
"겨우 그런 걸로 그렇게 나를 못 믿었단 거에요?"
<28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