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42화. 취향의 거리

sophie97
2026.07.05Lượt xem 45
1박 2일의 짧은 캠핑을 끝내고,
우리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더 많이 사랑하게도 되었지만,
우리가 서로 많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도
함께 깨닫게 되었다.
평범한 월요일 아침,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막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수연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수연아, 웬일이야?"
"너.. 연애하냐?"
"나? 아니..왜?"
"아니라고??
딱 연애하는 사람 냄새가 나는데....이상하네..."
"무슨 냄새?"
"캠핑 사진이며...
네 일상에 누군가 뉴페이스가 들어왔는데...
바른대로 말 안 하냐?"
"아니야...무슨 소리야...
그런 거 없어.."
"석진 선배가 그러는데
네가 그 기획사 배우들 수업 다 맡아서 한다던데?
거기 대표랑 뭐 있는 거 아냐?
그래서 너한테 다 몰아 준거 아니냐고?"
'아....김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었구나...'
"아니야...
원래 하려던 걸
내가 우연히 첫 배우를 맡았으니까
다 도맡게 된거지..
대표랑 있긴 뭐가 있어...
그런 거 없어."
"석진 선배가 그 대표가 너 좋아하는 거 같다던데?"
다시 한 번 흠칫 놀란 나는 정색을 했다.
"아니거든요. 그런거.."
"너 나중에 나한테 들키면 아주 국물도 없어. 알지?
그 땐 진짜 삐질 거다. 그것만 명심해!!"
수연이와 통화를 끊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다.
개코 수연이 냄새를 맡길 시작했다는 건,
내가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졌다는 경고이다.
"앞으로 더욱 긴장해야겠어.
주변 사람들이 눈치 채기 시작하면 위험해..
아, 깜짝이야!!"
시동을 걸려는 순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훈지씨 잘 잤어요?"
"내가 일어나자 마자 전화한 거 어떻게 알았어요?"
"응? 진짜?
나는 그냥 아침 인사 한 건데..ㅎ"
"그 때, 캠핑 때 나한테 신세진 거 있잖아요.
그거 언제 갚을 거에요?"
"내가 그 때 돈 빌렸었어요?ㅎ"
"아니~~~그 때 100만원 빌린 거 말구요."
"많이도 빌렸네...그거 말고 뭐요?"
서로의 티키타카!!
난 우리의 티키타카가 마음에 든다.
"이런 곳에 데려와 줘서 고맙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보답을 제대로 받겠다고 했었는데.."
"아...그거!!
그래서 어떻게 보답을 받고 싶은신데요?"
"생각해 둔 게 있으니까
오늘 밤에 만나요!"
"보답 받고 싶은 게 뭔데요?
불안하게 하지 말고, 지금 말해 주면 안 돼요?"
"이따 만나면 알게 될 거에요.
촬영 끝나고 가면 12시 좀 넘을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12시 넘으면 새벽인데...
그 때 와서 뭘 시키려구요?
이러면 나 하루 종일 불안한데.."
"촬영 끝내고 전화할께요!! 이따 봐요!!"
우리의 데이트는 늘 밤이구나...
깜깜해서 누군가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언제든 만나기만 해도 좋은 날도 있지만,
가끔은 아무렇지 않은
낮 데이트가 그리워질 때도 있었다.
출판사에서 미팅을 끝내고 나오니,
벌써 점심 때였다.
시내에 나온 김에, 서점을 들렸다가
점심을 먹을 생각에 종로로 향했다.
서점 냄새에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놨다.
놀라서 뒤를 돌아봤을 때
김대표가 서 있었다.
"태형씨 여기 웬일이야?"
"근처에서 미팅이 있어서...
일 끝내고 들어가다가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잠깐 들렀는데,
너 만나려고 오고 싶었나보다."
"무슨 책?"
"음. 요새 읽고 싶은 책이 생겨서..
위대한 개츠비 한 권 사려고 왔지."
"와~~위대한 개츠비??
그거 나 영문학 시간에 배운 건데...
태형씨 혹시 고전 좋아해?"
"어...나 요새 고전소설 읽는 취미가 생겼어...
사실은...
네 오피스텔 갔었을 때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 보고
기억해 뒀다가 한 권씩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라."
"우와...너무 반갑다...
함께 책을 읽고,
서로 감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다니..."
"아니...그 정도는 아니고...
이제 취미가 생긴 정도인데 뭐.."
"취미가 생기기 어려운 일이니까 하는 말이야."
"너는 서점에 왜?"
"출판사랑 다음 계약 건 때문에 미팅하고 나온 김에
책도 보고, 점심 먹고 들어가려고."
"점심 전이야? 잘 됐다.
나도 아직 점심 안 먹었는데,
같이 먹자. 그래도 되지?"
"응, 나야 혼자 먹지 않아서 좋지."
"너 사고 싶은 책 있으면 가져와.
같이 계산해 줄께."
"네~~오빠, 감사합니다."
"오빠? 너무 듣기 좋다!!"
"태형씨도 별수 없네.
오빠 한 마디에 좋아하는 거 보니..
기다려봐~ 나 사고 싶은 책 갖고 올께!!"
그날 태형씨에게 책 선물도 받고,
점심도 얻어 먹고,
기분 좋게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사 온 책들의 커버를 씌우고 있었다.
그 때 울리는 메시지 알람.
훈지씨가 요즘 자신의 최애 음악을 보냈다.
평소 내가 즐겨 듣는 음악과는 꽤 달랐다.
'으음...이런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한 번 들어봐야지..'
한참을 듣고 난 뒤,
나는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꿔 틀었다.
'그래...뭐...취향은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거니까..
각자 좋아하는 거 들으면 되지.'
그 날 밤, 12시가 다 되어서
훈지씨가 도착했다.
그는 나를 데리고, 극장으로 향했다.
"심야 영화요? 너무 낭만적이다.
심야 영화 같이 보는 게 오늘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맞아요!!
주중 심야 영화는 사람도 별로 없잖아요.
주위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좀 보고 싶었어요."
"이런 보답이면 언제든 하죠.
얼른 가요.
밤이라서 팝콘을 못 먹는 게 좀 아쉽긴 하다..."
나는 어떤 영화든 장르 호불호에 상관없이,
꽤 몰입하여 보는 편이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다.
"아니...보답한다면서...
중간에 자면 어떡해요?"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내가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들다니...
이런 굴욕적인 날이 오다니...
믿을 수 없어.."
'책 취향, 음악, 영화까지...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달라...
이 정도로 달라도 괜찮은 걸까?
다들 이런 거겠지?'
"자꾸... 이렇게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해..."
<43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