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0화. 뉴 페이스



“어...? 혹시 영업이 끝난 건가요?”

 


한 남자가 문을 반쯤 열어놓은 채,

들어오지도 못하고 물었다.

 



“아. 네~ 오늘 영업은 끝났어요.

 어? 오늘 낮에 오셨던 분 맞죠?”

 


“아…네… 맞아요. 기억하시네요?

 퇴근하면서 한 잔 테이크아웃하려고 했는데…

 영업이 끝난 줄 몰랐어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들어오세요 손님.

 제가 빨리 한 잔 내려 드릴게요.

 원래 저희가 7시면 문을 닫는데

 오늘은 제가 할 일이 좀 있어서요.”

 


 
“그래도 될까요? 감사해요.”

 



“제가 더 감사하죠.

 저희 알바생이 손님이 매일 오셨다고 하던데요.

 잠깐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참! 뭘로 드릴까요?”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부탁 드려요.”

 



그는 내가 작업하던 테이블의 의자를 빼서 앉았다.

 



“사장님. 혹시...

이곳 인테리어 컨셉이 뭔지 여쭤봐도 돼요?”

 



“제가 스페인에서 좋아했던

 카페를 모델로 해서 꾸민 거에요.”

 



“아… 스페인 느낌이구나!

 그래서 제가 좋아하나봐요.

 제가 작년까지

 스페인에 주재원으로 있었거든요.”

 



“와!! 정말요? 어디에 계셨어요?”

 



그 남자가 스페인에 있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는 마드리드에 있었는데…

 왜 그렇게 반가워 하세요? 하하”

 



“저도 스페인에서 2년 넘게 살다가

 작년에 들어왔어요.

 



“엇, 진짜요?

 사장님은 어디에 계셨어요?”

 



“저는 프리힐리아나에서 지냈어요.

 스페인 너무 좋죠?

 여행으로 테루엘에 갔었는데,

 거기도 정말 멋있더라구요.”

 



“엇!! 테루엘을 아세요?

 거기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인데…

 제가 스페인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와~ 간만에 스페인 이야기하니까 너무 신나요!”

 


나는 그의 앞에 커피를 놓아주고,

맞은편에 앉아 스페인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그가 자신의 명함을 내게 건넸다.

 


그는 근처 회사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름은 박우진이었다.

 


'아... 마케팅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

어쩐지 뭔가 스마트해 보이더라...'





“제가 올 때마다 테이블에서 일하고 계셔서요.

 저처럼 자주 오시는 손님인 줄 알았어요.

 혹시 무슨 일을 그렇게 하고 계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번역 일을 해요.

 카페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요.”


 

“아... 번역가시군요.
 
제가 저희 팀 사람들도 데리고 올게요.

원두 산미가 딱 제가 좋아하는 정도라서요.

첫 날 마셔보고 바로 단골 카페 바꾼 거에요.”

 



“네~ 감사해요.”

 
 


“저...혹시…

 성함 여쭤봐도 돼요?”

 

그가 조금 주저하면서 말했다.

 

 

“제 이름이요?

 ...유정아에요.”

 

 

“그럼 앞으로는 정아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네~

 저도 아직 사장이라는

 호칭이 익숙하지가 않아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뵐께요, 정아 씨.

 퇴근 길에 하마터면 못 마실 뻔했는데,

 커피 감사해요!

 주말 잘 보내세요.”




그는 서글서글한 미소로 인사하고

카페를 나섰다.

 
 

‘엄청 활발하고 성격이 좋아 보인다…’

 


나는 카페 문 밖까지 그를 배웅한 뒤

안으로 들어왔다.

마지막 정리를 하기 전에 문을 잠갔다.




그 때 갑자기 테이블 위에 놓았던

휴대폰의 메세지 알림음이 울렸다.

 


[나 들어가도 돼요?

 지금 카페 앞인데...]

 


'어! 훈지 씨?'




나는 카페 앞에 있다는 그의 메세지에 놀라

다급히 문을 열고 나갔다.


문 앞에 훈지 씨가 서 있었다.




"훈지 씨!

 이 시간에 여긴 웬 일이에요?"




"나... 들어가도 돼요?"




"그럼요. 들어와요."




나는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 한 쪽으로 비켜섰다.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보이지?'




나는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그는 내가 작업하던 테이블로 가서

말없이 앉았다.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물었다.




"훈지 씨. 뭐 마실래요?"





"아니요. 괜찮아요."





"... 나 차 한 잔 마시려고 했는데,

 훈지 씨도 한 잔 줄게요."




나는 캐모마일 두 잔을 가져와

테이블 위에 놓았다.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이제는... 나하고는...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일은 없겠죠?"





 "네?"





"한 30분쯤 밖에서 기다렸어요."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정아 씨가...

 그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

 정말 오래 간만에 본 것 같아요."




"아... 전화를 하거나 메세지를 보내지 그랬어요.

 우진 씨가 아니,

 아까 그 손님이

 스페인에 있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 좀 나눈 거에요."





"우진 씨요? 손님인데 이름도 알아요?"





"명함을 줬어요..."





훈지 씨가 테이블 위에 놓았던

명함을 집어 들더니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정아 씨... 나는..."


그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최근에서야 정아 씨랑 정말 헤어졌다는 게...

 실감이 나요."






"나는...힘들 때 생각나는 남자친구였어요?"

 <11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