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02화. 정아의 결심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때

응급실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 섰다.

훈지 씨의 누님과 매형이 내렸다.






"정아 씨!"





훈지 씨 누님이 나를 발견하고는

급히 달려왔다.






"괜찮아요? 일어나 봐요.

 왜 이러고 있어요?"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훈지 씨가...

 조금 전에 구급차에 실려 왔어요...

 그런데..."





훈지 씨 누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상태가... 어때요?"






"의식이 없어 보였어요.

 그리고... 온몸이 피투성이였어요.

 어떡해요 훈지 씨...

 심각한 상태면 어떡하죠...?"






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훈지 씨 매형에게 나를 맡긴 채

응급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훈지 씨 매형이 황급히 나를 부축했다.

그는 내 곁에 있는 의자에 앉도록 도와 주었다.





"괜찬을 거에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안에 들어가서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 올게요."






훈지 씨 매형이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태형 씨가 돌아왔다.

그는 조용히 내 옆에 앉았아.





"어떤 상태야?

 훈지 씨, 얼마나 다친거야?"






"지방 병원에서는 응급처치만 했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확인하려고

검사에 들어갔어."







"의사가 다른 말은 안 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대?






태형 씨는 떨고 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기 말고 로비로 가자.

 새벽이라 쌀쌀해."






그는 나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나는 다시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내가... 내일 출발하라고... 했어야 했는데...

 그냥 온다고 했을 때... 말렸어야 했는데...

 내 탓이야...

 훈지 씨가 심각한 상태면 어떡해..."






그는 나를 안아 주며 위로했다.





"네 탓 아니야...

 너도 알잖아.

 지금은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훈지를 도울 수 있어.

 정아야. 그런 생각은 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훈지를 도울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해."






한참을 흐느껴 울던 나는

태형 씨를 바라봤다.





"어. 그래. 태형 씨 말이 맞아.

 내가 이렇게 울고 있을 때가 아니야.

 훈지 씨를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해."





나는 천천히 눈물을 닦았다.




태형 씨와 함께 로비 의자에 앉아

서너 시간을 보냈다.





그때 훈지 씨 누님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녀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혹시... 무슨 말씀 들으셨어요?"






"출혈이 심해서 응급 처치를 한 뒤

 수술실로 들어갔어요."





그녀는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간 손상이 예상한 것보다 심각하대요."





훈지 씨 누님을 부축하던 매형이 대신 입을 열었다.





"지금은 응급 수술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겼어요."



"의사 말로는 우선 출혈을 막는 게 급선무였대요.

 그런데 간 손상이 너무 심해서...

 앞으로 간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간 이식 가능성도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이식이요?"





태형 씨가 훈지 씨 매형의 말 끝을 받아 물었다.






"네... 상태가 더 나빠지면

 간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아직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훈지 씨 매형은 의료진에게 들은 설명을

우리에게 전했다.






"그럼 간 기증자가 있어야 하잖아요.

 서로 조건도 맞아야 하고..."





태형씨가 심각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식이 필요하다면

 우선 가족들부터 검사를 받아 봐야죠."





훈지 씨 매형이 누님 옆에 앉으며 말했다.






"정말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저도 검사 받을게요."





내 말에 모두들 나를 바라봤다.





"정아 씨가요?"





누님이 물었다.






"누가 맞을지 모르잖아요.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맞는 것도 아니구요.

 저도 검사할거에요."





훈지 씨 누님과 매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태형 씨는 나를 로비 한쪽 구석으로 데려갔다.





"정아야.

 그걸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만약 기증 적합 판정을 받으면

 네 간 일부를 떼어주는 건데...

 그거 쉬운 수술이 아니야. 알잖아..."






"누가 쉬운 수술이래?  

 훈지 씨 살릴 수 있는 거면 당연히 해야지.

 태형 씬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훈지를 살리고 싶은 네 마음 알아.

 하지만 네 목숨도 소중해.

 막말로 네가 훈지랑 결혼한 것도 아니고...

 네가 왜...

 왜 그런 위험한 수술을 하겠다는 거야?"






"나 훈지 씨한테 프러포즈 받았어.

 우리 결혼하기로 했어.

 아니... 설령 그런 약속이 없었다고 해도,

 훈지 씨가 지금 저 지경인데

 내가 뭘 못 해?"





"아무리 결혼을 약속했다 해도

 너 지금 부모님이랑 상의도 안 한 상태에서

 말 먼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태형 씨가 애처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태형 씨... 훈지 씨가 수술을 못 해서 잘못 되면...

 나도 죽어...

 살아있어도 의미가 없어..."

 




내 말을 들은 태형 씨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정아 씨가 누구세요?" <103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