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민
— 기다리지 마··· 여주야. 나 잊고 잘 살아···. 울지 말고.
서여주
— 조금만 더 끌어안고 있으면 안 돼···?
박지민
— 비행기 시간이 다 됐···.
서여주
— 흐흑··· 잘 살아, 지민아.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학을 가게 된 지민이다. 그리고 지민이는 내 하나뿐인 남자친구이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서 지민이는 기다리지 말라고 그런다. 어떻게 안 기다려···. 어떻게 잊어버리냐고. 지민이를 꽉 안아 놔주고 싶지 않았다.
박지민
— 여주야, 나 서여주 엄청 사랑했어.
서여주
— 나도 엄청 사랑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 사랑해. 나 너 못 잊어, 절대. 그러니까 과거형으로 말하지 마···.
비행기 시간이 임박해졌고 지민이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박지민
— ···여주야, 우리 헤어지자···. 그게 맞는 거 같아···.
안 그래도 눈물은 이미 흐르고 있었지만, 지민의 헤어지자는 말과 동시에 눈물은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
서여주
— 그게··· 무슨 소리야···? 나 기다릴 수 있어. 안 잊을 거라고.
박지민
— 서여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 꼭 만났으면 좋겠어. 나 이 선택 후회 안 하게.
서여주
— 박지민! 싫어, 나 안 헤어져.
박지민
— ···잘 지내고. 그동안 고마웠어.
이 말을 끝으로 지민이는 뒤를 돌아 한 걸음, 또 한 걸음 나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다.
서여주
— 아니야··· 아니야, 박지민. 박지민! 나 안 헤어져!! 내 답변 듣고 가···!!
지민이는 뒤는 끝까지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사라지고 나서야 지민이가 간 쪽으로 뛰어갔지만, 잡기도 부르기도 너무 늦어버린 시간이었다.

겨우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왔다. 누가 봐도 운 것처럼 보였고, 누가 봐도 힘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 보였다. 그냥··· 누가 봐도 한없이 슬퍼 보였다.
M
— 서여주! 뭐 하다가 이 시간에 들어와!
서여주
— ······.
‘쾅’
엄마 말은 듣지 않은 채 힘없이 방으로 들어와 문을 쾅 닫았다. 그러자 잠시 뒤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M
— 서여주!!
서여주
— 엄마···.
M
—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서여주
— 엄마··· 흐흑···.
M
— 얘가 진짜 왜 그래. 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
서여주
— 지민이랑··· 정말 끝인 걸까···?
M
— 아, 지민이 오늘 떠난다고 그랬지?
엄마는 지민이와 나의 연애를 항상 응원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지민이 얘기를 꺼내자, 엄마는 나를 안고 조용히 등을 토닥였다.
M
— 다시 돌아올 거잖아. 조금만 참으면 되지. 안 그래?
서여주
— 지민이가 헤어지재. 헤어지자고 나한테 그랬어···.
M
— 헤어지자고?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서여주
— 기다리지 말래··· 잊으래. 어떻게 그래? 엄마라면 그럴 수 있어? 잊을 수 있는 거야?
M
— 못 잊지.
서여주
— 그렇지? 나만 그러는 게 아니지?
M
— 지민이는 네가 슬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아닐까? 언제 올지 모르는데 계속 기다리다 지치지. 널 위해서 그런 거일 거야.
서여주
— 아니···, 난 헤어지는 게 더 슬퍼.
M
— 한 번 마음 정리 잘 해봐. 해결책이 생기겠지.
그러고는 엄마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눈물이 계속 흐르는 채로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혹시나 지민이에게 연락이 올까 봐.
서여주
— 연락 한 통도 없네···. 진짜 끝이야?
결국, 내가 먼저 연락을 넣었다. 헤어진다는 이 사실이 너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누구보다 같이 있으면 행복만 가득했던 우리였는데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다니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게 다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서여주
💬 우리 진짜 끝이야···?
겨우 감정을 가라앉히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지민이었다. 씻고 나오면 슬픈 감정이 좀 같이 씻겨내려 갈까 하고 또다시 터덜터덜 씻으러 들어갔다. 다 씻고 나오자마자 핸드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나는 재빨리 핸드폰을 들고 보았다.
‘띠링’
박지민
💬 끝이야.
몇 시간 만에 온 지민의 답장은 ‘끝이야’라는 답이었고, 평소에는 붙이지 않는 점까지 붙여 슬픈 문장을 완성시켰다. 빨리 정 떼려고 작정을 한 거 같다. 정말 끝 아니면서. 난 믿고 싶지 않아서 지민에게 전화 걸기 바로 직전에서 잠시 멈칫했다.
서여주
— 지민이도 힘들 텐데··· 내가 이러면 더 힘들려나···.
내가 계속 전화하고 연락하고 그러면 지민이가 힘들어질 게 뻔히 보였다. 그래서 핸드폰을 그대로 다시 내려놓았다. 정말 많이 보고 싶고 연락하고 싶었지만, 지민을 생각해서 우리는 이대로 끝을 맺는 게 답인 듯했다.
서여주
— 하··· 박지민, 보고 싶어···. 정말 보고 싶다···.
.

박지민
— 서여주···, 너무 보고 싶다···. 힘들게 해서 내가 다 미안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