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정국
━ 여주야 괜찮겠어?
이여주
━ 당연하지. 네가 옆에 있는데 뭐가 문제야.
우리가 이렇게 걱정하는 건 오늘 정국이 어머님께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날이다. 정국이는 재벌이지만 나는 정국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실력 없는 나이기에 혹여나 나쁜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정국이는 맞잡고 있는 손을 다시 꽉 잡고는 나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전정국
━ 여주야, 걱정하지 말고 떨지 말고. 여주 말대로 내가 옆에 있으니까.
이여주
━ ···응, 들어가자.
재벌 집답게 큰 대문부터 남달랐다. 넓은 마당을 지나 정국이가 문을 열고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섰다.
정국M
━ 정국이 왔ㄴ, 누구···?
전정국
━ 내 여자친구야, 엄마. 인사드려.
이여주
━ 안녕하세요. 저는 정국이 여자친구 이여주라고 합니다.
정국M
━ 이게 다 무슨 소리니, 정국아···? 지은이는 어디에 두고 이 사람을.
전정국
━ 엄마···! 다 끝냈다고 말씀드렸잖아. 그리고 이 사람이 아니라 여주야.
‘지은이라니···. 그 사람이 정국이 전 여친이라도 됐었나···?’
정국M
━ ···여주 씨?
이여주
━ 아, 네!
정국M
━ 집안은 어떻게 되나? 돈은 어째 많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이여주
━ 네···?
정국이 어머님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별 좋지 않은 말씀을 하셨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전정국
━ 엄마! 그런 말 듣게 하려고 데려온 거 아니야.
정국M
━ 아니, 왜? 물어볼 수도 있는 거지.
이여주
━ 네. 많지는 않지만, 없는 건 아닙니다.
정국M
━ 음···. 난 여주 씨를 우리 정국이 여자친구로 삼을 생각이 없는데···. 어쩌지?
전정국
━ 진짜··· 됐어, 여주를 여기 데려온 내가 바보지. 여주야 가자.
이여주
━ 왜···! 정국이 여자친구가 될 수 없는 건가요···?
전정국
━ 여주야 그냥 나가ㅈ···.
정국M
━ 여주 씨는 우리 정국이랑 급이 다르잖니. 정국이한테 급이 맞는 여자가 널렸는데 굳이 안 맞는 여자를 붙일 생각이 없거든. 엄마 입장에서는 말이야.
나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심하게 말을 내뱉는 정국이 어머니께 충격을 받았다.

전정국
━ 아니, 나는 안 맞아. 나랑 급이 맞는 여자? 급만 맞으면 뭐 해. 하나같이 싸가지가 없는데.
정국M
━ 정국아···!
항상 어머니께 착하고 순진한 정국이었기에 험하게 나오는 정국이에게 당연히 놀라실 수밖에.
전정국
━ 내 여자는 내가 정해. 맨날 엄마 멋대로 판단하고 결정하지 마.
정국M
━ 정ㄱ···.

전정국
━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상처 주지 말라고. 재벌? 웃기지 마. 엄마 나 잘못 건드렸어.
정국M
━ 전정국.
전정국
━ 가자, 여주야.
정국M
━ 전정국! 엄마한테 지금 무슨 말버릇이야. 전정국!!
정국이는 어머니 말은 무시한 채로 내 손을 잡고 집을 나왔다.

전정국
━ 미안해, 여주야.
이여주
━ 정국아, 어머님께 얼른 가 보는 게···.
전정국
━ 여주야, 넌 엄마한테 그 험한 말을 듣고도 화 안 나?
이여주
━ 사실 모르겠어···. 어머님 말씀이 틀리진 않으니.
전정국
━ 여주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여주야. 내 앞에 있는 너라고.
정국이는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나를 놓치고 싶지 아니한지···.
이여주
━ 정국아, 어차피 우린 안 될 거야···.
전정국
━ 아니, 내가 되게 만들 거야. 재벌녀? 다 필요 없어. 그냥 이여주, 난 너를 사랑한다고.
“나에겐 너만 있으면 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