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àng tộc Ma cà rồng [Mùa 2]

42.

뱀파이어 세계.

인간들에게 깊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들만의 굳건한 기강과 정신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며 여태 성장해왔다.

그들은 인간과 다르게 초인적인, 빛에 관련된, 아니면 더 다양한 종류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고, "포털" 이라는 능력을 사용해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다.

고대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이런 뱀파이어들의 힘이 통제되지 않자, 이 무리의 대표를 선정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대표는 그들 사이에서도 월등히 강한 힘을 가진 자였다. 그의 날개는 검은 윤택을 가득 머금었고,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보통 뱀파이어들보다 훨씬 넓었다.

서로의 힘에 적응하지 못해 혼란에 빠지던 그 시기에, 그는 샛별 그 자체 같은 존재였지.

그렇게 질서는 천천히 자리를 잡아갔다. 각자 저들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해냈고, 어느새 인간들이 생활하는 인간 세계와 사뭇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평범한 시장통이 시끌벅적한 광장을 이루었고, 장을 보러 나온, 또는 마실을 나온 어른들 뒤를 따라온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하는 모습은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모두 행복함에 가득 절어 늘 미소와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어느새 이들의 대표가 생활하게 된 거대한 성도 이런 분위기에 고급스러움을 한껏 더해주고 있었다.

뱀파이어들은, 그들의 대표를 "왕족" 이라 불렀다.

일반 뱀파이어들과는 다른, 더욱 더 강하고 탄탄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혈액을 가진 자들. 그들은 그들만의 가문을 만들어 차츰차즘 대를 이어갔고, 그들의 순전한 피를 이어받은 자들은 "순수혈통" 으로 다음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인간 세계와는 조금 다른 시간 개념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흘렀지만 그들이 보내던 행복한 삶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었다.

하지만, 새로운 종족들이 서서히 발견되면서 평화는 점점 중심을 잃어갔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종족은, 희귀하지만 제일 평범한 특이 종족인 수뱀파이어 족이었다. 호석이 속하는 이 종족의 자들은 온도에 민감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전투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게 약점이지.

하지만 날개가 물에 젖어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고, 물에서도 자유롭게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꽤 유리한 점을 많이 가져가는 강점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도 자잘한 종족들이 자꾸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세계의 질서를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깨자고 주장했고, 순식간에 갖가지 혁명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그 상황에서 그들을 통치할 수 있는 건 왕족이었다. 그들은 결국 살인 능력도 겸한 엄청난 힘을 휘둘렀고, 그 힘에 눌려 결국 혁명은 싹 다 마무리됐다. 그리고 행복은, 점점 그들에게서 모습을 감췄다.

"대표" 로 불리던 그들은 어느새 "왕" 으로 불리고 있었다. 뱀파이어들은 침묵으로 왕의 통치 아래에서 쳇바퀴 굴러가듯 일을 했다. 밤낮은 잊은 지 오래였다. 그저 왕의 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편, 이런 자들이 있었다.

왕족과 능력치는 정말 똑같으리 만큼 비슷하지만, 뱀파이어의 상징과도 같은 날개의 이상한 색으로 인해 세계 밖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이들. "라화랑 족" 이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힘이 정말 막강했다. 그저 각자 날개 색이 모두 다 다르다는 특징이 존재했지. 어떤 이는 귤의 상큼한 색을 닮은 주황을 띄고 있었고, 또 어떤 이는 화창한 날의 하늘을 담은 색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본래 뱀파이어들의 날개는 모두 검은색. 왕족의 경우에 윤택이 나는 것을 제외하고 그것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규칙이었다.

고민하던 왕족들은 그냥 이들을 인간들과 뱀파이어들이 함께 보낸 과거인 신라 시대로 보내버렸다. 한마디로 같은 시공간에서 추방시킨 것이다.

체념한 라화랑 족 뱀파이어들은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하고 인간과의 혼을 맺고, 가정을 꾸려 지내는 등 그냥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갔다.

그렇지만 너무 당연하게도 라화랑 족 뱀파이어라는 습성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인간과 라화랑 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특별한 특징이 생기게 되었다.

첫째는 항상 평범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뱀파이어였다.

둘째는 라화랑 족의 대표적인 특징을 따라 날개 색이 온전한 자신의 색을 띄었다. 하지만, 여기서 특이한 점이 있었지.

둘째의 날개 색은, 무조건 첫째의 탄생화와 색의 계열이 같았다. 첫째가 분홍 꽃을 탄생화로 가지면, 둘째의 날개 색 계열은 분홍 계열.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가장 선명한 표시는 둘째의 날개에 반짝이며 새겨지는 첫째의 이름이었다. 아주 작은 새김이지만, 누가 누구의 가족인지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라화랑 족들과 인간들은 여느 가족들과 다를 거 없이 지냈다. 하루하루가 꽃이 피는 생기 있게 아름다웠고, 라화랑 족은 혁명 전의 뱀파이어 세계를 다시 보는 느낌에 매우 행복함을 느꼈다.

하지만 만족감이 꽉 찬 행복은 유효기간이 길지 못하다. 이들이 간 곳은 삼국시대의 신라.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인 전쟁이 빗발치던 시기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내던 마을에는 적군이 쳐들어와 물건들을 싹 다 약탈해갔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튀기며 순식간에 숨을 잃었고, 미처 눈을 감지 못한 시체들도 잔뜩 나뒹굴었다.

뱀파이어들의 결정은, 인간들에게서 이곳의 기억을 지운 후, 환생을 시키서 자신의 가족들을 살리겠다는 것이었다.

인간들이 눈물을 쏟으며 포털을 통해 넘어간 것은, 꽉 찬 보름달이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던 날이었다. 그렇게 라화랑 족에게 절대 없을 것 같던 약점이 생겼다. 보름달이 뜨면, 제 몸을 누가 옥죄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진다는 것.

하지만 결국은 포털을 이용해 시공간을 넘겼다. 자신의 가족들은 모두 인간이었으니 미래의 인간 세계, 즉 현재로 보내버렸다. 가족들은 환생을 기원하며 마지막을 배웅했고, 라화랑 족들은 남아서 싸우다 각종 피란 피는 다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 이 역사,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꼼꼼히 기록된 책이 있었다. 예로부터 왕족들이, 대신들이. 그리고 때로는 그 무엇도 아닌 자들이 적어 내려온 소중한 책이었다.

그 책을 이르는 말은, "세계의 예언 일기장". 제목에 "예언" 이 들어간 이유는 꽤 간단하게 존재했다.

각 장을 시작하는 종이의 윗부분에, 예언이 한 줄씩 적혀 있었다.

그렇지만 책 전체가 모두 다 예언인 것은 아니었다. 각 장이 시작되는 종이 위에 아주 작은 글씨로 새겨지는 박혀 있는 게 예언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직접 있었던 일을 기록한 손글씨였다.

하지만 그 위에 적힌 한 줄의 예언은, 그 무엇도 돌이킬 수 없는 막강한 공포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책은 순식간에 읽어서는 안 돼는 금서로 판명되었다. 누구든 이 책을 손에 넣고 읽으면, 미래의 일을 다 알 것이니 충분히 반란의 소지가 있어서였다.

쉽게 말하면 "세계의 예언 일기장" 을 손에 넣는 사람이 실질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급하게 책을 금서로 지정했지만 왕족들은 불안했다. 누군가가 와서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정한 게 책의 복사본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물론, 예언과 관련된 부분은 싹 제외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결국 복사본은 완성되었고, 모두 이 책의 원본을 라화랑 족이 생활하는 신라로 보내 보관하자는 것에 동의하였다.

탁 -

변백현 image

변백현

"..."

전쟁이 겨우 끝난 직후, 제 손에 붙들려진 책 한 권에 백현은 수만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생각은 내가 이걸 관리해도 괜찮을 걸까, 라는 것이었다.

어머니, 아버지는 진작 전쟁통에 목숨을 잃으셨다. 제가 있는 것 다 걸고 사랑한 제 누이. 그 누이 만큼은 꼭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싸우고, 죽이고. 결국 인간 세계로 보내버린 상황이었다.

보름달이 뜰 때마다 찾아오는 죽을 고비의 고통은, 지금 그에게 아무런 겁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보 전달자가 와서 준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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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이미 라화랑 족은, 백현만 남은 지 오래였다. 뱀파이어들인 데다가 처음에는 완전한 승기를 잡고 있어서 긴장하지 않았지만, 인간의 군사들에게 짓눌려 목숨을 잃는 건 순식간에 일어나고 말았다.

백현의 손이 천천히 책의 표지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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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나 하나 쯤은.'

봐도, 괜찮지 않을까.

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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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그래서... 그래서, 진짜 본 거야? 그런 거예요?"

손에 들고 있던 모든 것들을 떨어뜨린 태형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순수혈통인, 왕족인 태형은 그동안 받아온 교육 자체가 달랐다.

그래서, 백현에게 이렇게 재차 물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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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미안."

하지만 야속하게도 백현의 대답은 너무 간결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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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그게... 어떤 행동인지는... 알고,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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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태형이 알기로, 만약 정말 지금까지 배운 대로 상황이 실행된다면... 그 예언서를 제대로 읽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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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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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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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백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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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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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일어나. 얼른, 얼른 그 책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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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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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얼른, 제발. 우리 시간이 많이 없어요. 곧 보름달 뜨면 또 힘들어 할 거잖아. 그리고 한 대신 군사들이 곧 올 거예요. 일단 그들의 손에 절대 그 책의 원본이 들어가게 해서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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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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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솔직히 나 백현 씨 조금 미워졌어요. 세계의 규칙을 어기고 그걸 읽었다는 거니까. 근데 어떡합니까. 저는 그거 일단은 용서가 다 될 만큼 은비를 사랑하고, 백현 씨에게 고마워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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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은비를 살렸다는 것, 저는 일단 그거 하나가 있으니 충분히 저와 함께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일어나세요.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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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백현은, 그대로 태형이 내민 손을 보고만 있었다.

차마 잡을 수가 없었다. 제 죄가 얼마나 깊은 지 알고 있으니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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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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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어, 어?"

태형이 백현의 손을 꼭 잡고는 팔에 힘을 줘 그를 일으켰다. 단단하게 깊은 태형의 눈동자와, 깊게 흔들리는 백현의 눈동자. 하지만 마주한 서로의 눈동자는 한없이 반짝이며 빛났다.

"죽게 안 둬요. 걱정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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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그래, 얼른 찾자."

백현의 눈이, 다시 깊고 차가운 바다로 적셔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