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差漂移

길거리 생활

우리는 한참을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번호로만 불리고, 잊고 살았던 내 이름을 되찾으니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상처가 아무는것이 느껴졌다.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보는 풍경이었지만 전혀 지겹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웠다. 멍하니 앉아 바라보고 있으니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꽤 쓸모있어보이는 물건들을 챙겨 거리로 나섰다.

카엘룸의 겨울 아침은 살이 아려올정도의 추위였다. 건물 내부임에도 불구하고 수용소는 항상 외부와 비슷한 온도를 유지했기에 버틸만 했다. 겨울이라 그런가. 유독 거리에 사람이 없어보였다. 우리는 그 비어보이는 한적한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거리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다 폐건물같아 보였다. 볼품없는 허름한 건물에 글자가 하나씩 떯어진 간판. 밤새 끊임없이 깜빡이던 네온싸인들이 거리를 채웠다.


“형, 좀 무섭지않아? 뭔가 나올것 같아…”


공포에 떠는 테리의 모습을 보니 나 역시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순 없었다.


“괜찮을거야… 가까이 붙어.”


지금 내가 해줄수 있는건 위로와 온기를 나누는 방법외엔 없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추위를 피할곳을 찾아 걷고 또 걸었다.



“어, 채형사. 빨리와서 이것좀 봐봐.”

윽… 수사를 하며 많이 맡아본 냄새였지만 아직도 적응이 필요했다. 코끝을 찌르는 피비린내와 화재로 인한 불쾌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사고일까요…? 아님 놈들이 의도적으로…”

“그거야 이제 채형사가 알아내야할 것이고. 고생좀 해.”


‘그럼… 들어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