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一个帅气的疯子打交道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9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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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알바를 끝내고 들어와 그냥 한숨 푹 잤다. 생리통 때문에 콕콕 쑤시는 배를 부여잡고 잠에서 깨니 벌써 밤 10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일어나서 폰을 확인하니 김태형에게서 온 톡이 절반이었다.

답장을 하니 칼답이 왔고, 이어지는 톡은 놀이터에서 잠깐 만나자는 거였다. 김태형은 내가 오늘 알바 타임을 바꿨다는 걸 모르는 건가 싶어 일단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내 거짓말을 싫어한다는 톡에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진짜 왜 이러냐.”





나가겠다고 답장을 했고, 김태형은 내가 알바 타임을 바꾼 걸 알고 있으니 굳이 알바를 다녀온 척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화장실에 가 세수를 하고, 입고 있던 반팔티와 추리닝 바지 위에 회색 후드티를 겹쳐 입었다. 그 다음 폰만 후드티 주머니에 챙겨 슬리퍼를 질질 끌고 놀이터로 나왔다.

동에서 나와 놀이터 근처에 도착하니 김태형의 형체가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했다. 김태형도 집에 들렀다 나온 건지 편한 옷차림이었고, 어제와 같은 그네에 앉아 있었다.





“왜 불렀어.”





김태형 옆에 빈 그네에 털썩 앉으며 물었다. 내 시선은 절대 김태형을 향하지 않았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그래서 나는 김태형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절대 알 수가 없었다.





“넌 내가 왜 보자고 했을 것 같은데?”

“… 모르지.”





거짓말을 했다. 김태형이 나를 밖으로 불러낸 건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았다. 오늘 학교에 안 간 이유, 그리고 편의점 알바 타임을 바꾼 이유. 그 정도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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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짓말 진짜 싫어해. 내가 하는 것도 싫고, 남이 하는 것도 싫은데, 그 사람이 너라면 더 싫을 것 같아.”

“……”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줄 수 있어?”

“네가 뭘 물을 줄 알고.”

“뭐든.”





김태형이 내게 뭘 궁금해 할지 아무리 예상을 했다 하지만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뭐든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냐는 김태형의 물음에 나는 대답 대신 꿀꺽 침을 삼켰다.





“거짓말로 대답할 거면 그냥 그만두고.”





뭘 그만두겠다는 건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무거운 분위기와 평소와 다른 김태형의 목소리를 봐서 나와의 관계 자체를 그만두자는 것만 같았다. 무서웠다. 혹시나 김태형이 이대로 그만두자고 해서 나를 미워하게 될까 봐.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에게 선택지는 하나 뿐이었다. 뭐든 김태형에게 솔직하게 답하는 것. 그리고 나는 그것을 선택했다.





“거짓말 안 할게. 궁금한 게 뭐야?”





긴장 때문에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어보긴 처음이다. 내 시선은 여전히 내 발끝을 향했다. 김태형은 한 번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푹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오늘 학교 왜 안 나왔어?”

“그냥, 가기 싫어서.”

“… 알바 타임은 왜 바꿨는데.”

“학교도 안 갈 건데, 일찍 하고 집에서 쉬려고.”





미세하게 목소리가 떨렸지만 김태형은 알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태연한 척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손은 그렇지 못했다. 그네 줄을 잡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으니.





“거짓말하지 마, 김여주.”

“거짓말 아니야.”

“… 너 오늘 하루종일 나 피하려고 그런 거잖아.”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김태형이 내가 오늘 자신을 피했다는 걸 절대 모를 줄 알았다. 아니, 김태형은 몰랐어야 했다. 내 예상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 김태형의 감정 역시 최고조를 향했다.





“나랑 엮이기 싫었으면 차라리 끝까지 그렇다고 하지. 계속 피할 거면서 어제는 아는 척 하라고, 이대로 지내자고. 어떻게 그딴 말을 해.”

“……”

“지금도 그래, 거짓말할 거면 그만두자고 했잖아. 넌 왜! 왜 끝까지 날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 그것도 모르고… 나는 오늘 하루종일 네 걱정만 했네, 병신처럼.”

“……”

“김여주, 넌 사람 바보 만드는 게 재밌냐? 기대하게 만들어놓고, 한순간에 꺾어버리는 게, 얼마나 잔인한 건지 알긴 해?”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김태형의 감정이 폭발하고 있는 걸 조용히 들을 수밖에 없던 나는, 도중에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다. 고개를 푹 숙인 내 밑 모래 위로 눈물 자국이 남았다. 그리고 김태형을 그걸 본 듯 내가 앉아있는 그네 줄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그렇게 나는 보여주기 싫었던 모습을 김태형에게 보였다. 김태형과 눈이 마주친 순간, 가득 맺힌 눈물이 뺨을 따라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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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울어. 지금 상처 받은 사람이 누군데.”





김태형의 표정을 이제서야 처음 본 나는 더 미안해졌다.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손으로 닦아주는 김태형의 표정은 꽤나 상처를 받은 듯 보였기에. 그에 더 미안해져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엉엉 울어버리는 나였다.

몸이 들썩일 정도로 오열을 해버린 탓에 눈물이 얼굴을 뒤덮자, 나는 그대로 김태형에게 속에 담아뒀던 말을 꺼내버리고 말았다.





“흐… 내,가아 너한테, 설레버려서… 자꾸,만 심장이, 아파서어.. 미안,해….”





울음이 진정이 되지 않있다. 그런 와중에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고, 그대로 털어놔버린 거였다. 너한테 설렜다고, 그래서 심장이 아프다고. 미안하다고. 곧바로 손으로 얼굴을 가린 탓에 김태형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김태형의 반응을 알아챌 수는 있었다.

그네가 끼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김태형의 인기척이 느껴졌고, 그 인기척은 점점 내게서 멀어졌다. 김태형이 자리를 떠난 거였다. 서러워진 마음에 그 자리에서 눈물을 더 쏟아낸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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