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기다리지마

19화 - 그의 사정(2)

“잠시 나와줄 수 있어? 너희 집 근처야.”


유정과 태현은 지난 며칠 간 같이 하교했기 때문에 서로의 집 위치를 대충 알았다. 


“왜. 그냥…전화로 말하지. …어딘데.”


유정은 왠지 밀어내고 싶어졌다. 

그러나 태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유정은 그냥 너무 좋았다. 


그렇게 상처를 받고도, 그냥 태현이 곁에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 전화선 너머에 그들이 이어져 있다는 것이 기뻤다. 

 


“중요한 말이야. 반드시 네가 직접 들어야 해. 지금 바빠?”

“아니. 잠시만 기다려, 전화 끊지 말구.”


유정은 바람막이를 걸치고 아파트 광장으로 내려갔다. 

태현은 정중앙에 서서 유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정은 광장 끝에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전화가 끊기지 않은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 


“뭔데?”

“...”


그러자 태현도 유정 쪽을 바라보며 똑같이 전화을 통해 말했다. 


“그냥 네가 알았으면 해서 그랬어. 

서린설화는…나한테 특별한 사람이야. 그니까 만약 사라지면, 펑펑 울겠지.”

“...그 말 하려고 부른거면-”

“근데 네가 사라지면,...”

“...”

“나도 그날부터 숨 안 쉬어.”

 


유정은 휴대폰을 떨어뜨린지도 모른채, 태현에게 달려가 안겼다. 


“너 내가…오늘 얼마나 맘을 졸였는데…”


유정이 애써 눈물을 참으며 태현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자, 태현도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유정을 절대 놓치지 않게끔 꽉 안았다. 

 


“투둑투둑…쏴아…”


비가 왔다. 

여름의 끝자락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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