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5분 전에

10 . 업어줘?























눈이 팍 떠졌다.


....하....


4시간은 잤나....?


첫 맞선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지?


시계를 보니 10시였다.


어제 퇴근하고 씻고 누워서 릴스보다가 새벽 6시에 잔 것 같은데...


한 시 맞선이니까, 지금 빨리 준비해야 되겠다.











간만에 풀메이크업도 하고, 고데기로 굵은 컬도 했다.


너무 오랜만에 고데기를 해서 중지 손가락을 데였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보내준 미니스커트도 입었는데, 진짜.....


ㅈㄴ작다..... 뱃살때문에 터질 것 같다.


아니, 엄마는 뭔 이런 옷을-

















진짜 찐막으로 향수도 뿌리고 집을 나섰-


아, 진짜 찐으로 마지막... 하얀 핸드백을 메고 진짜 밖으로 나갔다.


화장 상태를 확인하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랜만에 신은 하이힐이라 진짜 발이 ㅈㄴ아프다.


허리도 쪼여서 숨도 못 쉬겠고, 하...


그냥 캔슬하고 집가서 잘까?
























와 ㅆㅂ 좆됐다.


12시 50분?


"저, 그 기사님 좀 더 빨리 달려주세요..-"


택시 기사님은 내 말을 듣고 풀 악셀을 밟기 시작했다.


앞으로 고꾸라질 뻔 했지만, 차라리 늦는 것 보단 나을 듯?




















"감사합니다~"


카페 앞에 도착해서 내리니 12시 59분이었다.


나는 구두 소리를 또각대며 카페 문을 열었다.


와 뭔 카페가 이렇게 세련됐어?


뭐 궁전인 줄.


이 날씨에 미니스커트 입고 가디건 한 장 걸치니까 추워 뒤질 뻔 했는데 카페 안에는 히터가 빵빵해서 엄청 따뜻했다.


나는 맞선보는 남자를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댔는데 창가 앞에 어떤 남자가 오른손을 들고 손을 휘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서는 저 사람이 나와 맞선 보는 남자라고 예상하고 그 자리로 갔다.


"안녕하세요, 배은씨 맞으시죠?"


"아 네..."
"혹시 성함이..."


"홍승우라고 합니다."


그 남자는 일어나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받아주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시네요-"


"아ㅎㅎ.. 감사합니다."


진짜 존나 어색하다.


그 남자의 외모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거짓말 한 번이라도 해 본적 없는 얼굴에 순둥한 강아지상이었고 키도 180?정도 되어보였다. 


"배은씨는 하시는 일이 어떻게 되세요?"


"아, 저는 학원에서 강사...하고 있어요-"


"멋있는 일 하시네요."
"강사도 힘들잖아요."


"ㅎㅎ...별 거 아니에요."


"뭐 가르치세요?"
"수학? 아니면 국어?"


"영어요."


"와, 영어~?"
"완전 멋있는데요."
"저는 영어 잘 하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더라고요-"


"아ㅎㅎ... 수학을 많이 못 해서요."


"저는 영어가 너무 어렵던데."
"나중에 저한테도 수업 해주시면 안돼요?"


"그럴게요ㅎㅎ"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다.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또한 예의도 바랐다. 


"아, 그럼 고등학교에서 근무하시다가 학원 강사 하신거에요?"


"네네..ㅎㅎ"


"고등학교 애들 엄청 산만하잖아요."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확실히 말을 안 듣긴 하더라고요.."


"ㅋㅋ그런 점에서는 학원이 더 낫죠?"


"각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ㅎㅎ"


"아~ 그쵸."
"그, 혹시 그럼 나이는..."


"스물일곱이에요."
"00년생..."
"승우씨...는 99맞으시죠?"


"네."
"제가 오빠네요."


"아,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말 놓으셔도 돼요..!"


"아니에요. 놓을거면 같이 놓죠."


"하하...아직 전 좀 불편해서..."


"조금 더 편해지면 놓아요."


"좋아요."


내가 예상한 것 보단 훨씬 수월하게 대화가 이어나가졌고,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 같은것도 친절했다.


근데... 중간중간 정적일 때 너무 어색해서.... 따뜻한 커피만 계속 마시고 마셔서 화장실이 ㅈㄴ가고싶었다.


"저 혹시 내일 시간 되세요?"


"아... 내일...이요?"





내일은... 최연준이랑 보기로 했는데.


"약속 있으신가봐요."


"내일은 학원 수업 때문에.."


어찌저찌 잘 둘러댔는데...





"아쉽네요. 같이 밥 먹고 싶었는데."
"학원 몇 시에 퇴근해요?"
"끝나고 만나면 안 되나?"


아....





"내일 퇴근하고 선약이 있어서요."


"아, 그럼 오늘은요..?"
"오늘 저녁에 밥 먹으러 가면 안돼요?"


"죄송해요. 오늘 집에서 끝내야 할 업무가 있어서..."


제발 나 좀 잡지마. 나 I 98% 나온 사람이라고- 지금도 집 가서 쉬고싶어.


안 그래도 기빨려서 죽을 것 같은데, 그것도 모자라서 방광 터질 것 같애 ㅅㅂ.


"은씨 어디 불편하세요..?"


"네..??"
"아, 아뇨... 그건 아닌데.."


하 얼굴에 티 났나보다.


"안색이 안 좋아보이셔서."
"컨디션 안 좋으시면 그만 여기서 일어날까요?"


"네... 죄송해요."


"죄송할 거 없어요."
"오늘 진짜 좋았어요."


"ㅎㅎ저도 재밌었어요.."


"다음에 또 봬요. 전화번호 주시면 연락할게요."


그 남자는 나한테 본인의 핸드폰을 건냈다.


나는 내 전화번호를 적고서는 돌려주었다.


"근데 오늘 이렇게 입고오신거에요?"
"많이 추울텐데, 태워다드릴까요?"


"아, 아니에요."
"제가 추위를 잘 안 타서..."


"아- 알겠습니다."


"아, 저 커피값은..."


"아까 제가 계산했어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어... 감사합니...아니, 죄송합..."
"아 아니, 안녕히가세요...."


그 남자는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


와 ㅅㅂ 오줌마려.


















분명 한 시에 만났는데 벌써 3시 반이 다 되어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났나보다.


화장실을 들렸다가 카페 밖을 나서니까, 생각보다 개추웠다.


ㅅㅂ하긴 누가 3월달에 이런 옷을-


아니, 근데 택시도 안 잡힌다. 하....


버스정류장 가려면 15분은 걸어야 하는데, 15분 걷다가 쓰러질 기온인데....


카페 앞에 서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는데 누군가한테 카톡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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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흡….


최연준이랑 대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식 튀어나온다.


얘는 반말한다고 하더니 실행이 왜이렇게 빨라?


누나도 아니고 난 그냥 배은이야?


그래도… 추워 죽을 뻔 했는데 데릴러 온다니까 다행이다..

























한 10분정도 지났을까, 나는 추위에 덜덜 떨고있었다.


아니 ㅅㅂ 이 새끼 언제 와...


이제야 버스정류장으로 갈 수도 없고... 그냥 계속 최연준만 주구장창 기다렸다.


5분 뒤에 검은 승용차가 내 앞에 섰다.


최연준이 창문을 열고 창틀에 팔을 올리더니, 나를 위아래로 싹 훑었다.


"뭘 봐?"


"옷 차림이 이게 뭐야?"
"얼어죽으려고 작정한거야?"


"야 그나저나 너 왜이렇게 늦게 와!"
"추워 죽는 줄-"


"그니까 누가 그렇게 입고 다니래?"
"그리고 내가 네 택시야?"


"치, 지가 데려온다고 했으면서."
"태워주기 싫음 그냥 가던가."
"난 버스나 타고가지 뭐."


"타, 빨리."
"출발하게."


최연준의 차에 타니 훨 살 것 같았다.


"아니, 근데. 반말한다고 하신다길래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실행력이 아~주 빠르시네요, 4살차이 누나한테?"


"너가 누나 싫다며."


"야는 좋댔냐?"


"이미 습관 들여져서 못 바꿔 이제."


"퍽이나-"


"선은 잘 봤어?"


"갑자기?"
"..뭐, 그냥."
"괜찮았어."


"정말?"
"저번에 그 새끼같은 사람은 아니고?" (=ㅇㄷㅎ...)


"야, 그런 사람 아니야."
"얘기 나눠보니까 사람 좋던데, 뭐."


"...그럼 다행이고."


아... 발 아파.


괜히 꾸밀라고 하이힐을 신어선, 하여간. 사서 고생이야 난.





"아, 맞다 그..."


조용한 분위기 속에 내가 말을 꺼내자 최연준이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내가 머뭇거리자 최연준은 나한테 


"뭐, 말 해."


"그... 저번에 나...때문에 너 다친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려고 했는데 항상 타이밍을 못 잡았어."


"언제."


"아니- 저번에 이동형한테 맞았잖아, 너."
"나 때문에..."


"그게 왜 너 때문이야?"
"그리고 그 새끼 덩치만 크지, 힘은 별로 안 세던데?"
"맞은 곳도 별로 안 아파."


"ㅋㅋ잘난 척 한다."
"걔 헬스 트레이너야."


"요즘은 개나소나 헬스 트레이너 하나보네."














아, 빨리 집 가고싶다.


신발도 불편하고, 치마도 너무 불편해.


나는 앉아있는 채 애꿎은 치마만 계속 내렸다.








그런데 그 때, 최연준이 본인이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주었다.


"어...땡큐."


"옷 좀 건전하게 입어."


"내가 평소에 이렇게 입는 거 봤냐."
"엄마가 이렇게 입으라고 보내준 옷인데 어떡해."





"그러니까."
"내 앞에서는 이렇게 안 입잖아."


"...네 앞에서 이렇게 왜 입어..."


"그럼 그 남자 앞에서는 이렇게 입어도 되고?"


"너랑 맞선보는 사람이랑 같아?"





...얘 요즘 진짜 왜이래?


"크..흠, 내, 내일은 어디 갈거야?"


"너 퇴근하고 데리러 갈게."
"그럼 밥 먹으러 가자."


"그러니까 어디 갈거냐고-"


"불금이니까, 술이나 마실래?"


"이야, 우리 최연준이 술도 마실 줄 알아?"


"너는 나를 몇 살로 보는거야?"
"아직도 고딩 같애, 내가?"


"응ㅋㅋ."
"네가 고딩때랑 워낙 비슷하게 생겨야지-"


"허, 참."
"그래서 갈거야 말거야."


"음... 좋아."
"오랜만에 마시지 뭐."
"뭐, 헌팅포차나 가게?"


"내가 미쳤다고 맞선보는 여자 데려다가 헌팅포차 가게?"
"그냥 너는 따라만 와."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벌써 내 집 앞에 도착했다.


"고맙다, 택시비도 아끼고 개꿀-"


나는 겉옷을 최연준한테 돌려주었다.


"됐어, 입고 가."
"밖에 추워."


"...알겠어-"
"내일 빨아서 가져다줄게."


차에서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와...개춥다. 최연준 겉옷을 뺏어? 입었는데도 추웠다. ㅈㄴ.


심지어 발도 너무 아파서 그냥 차라리 구두를 벗고 맨발로 걷고 싶었다.


"발 아파?"
"아까부터 불편해하더니."


"어... 조금?"
"그냥 참을 만 해."
"오랜만에 신어서 그런거야."








"업어줘?"








"...돼, 됐거든?"


후...분명 날씨는 추운데, 더워...


나는 애써 무덤덤한 척 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은이의 맞선남의 이름이 승우.....인 이유는....




제가 전북FC 이승우 선수를 좋아합니다...♡


하하 ㅈㅅ합니다 무시해주세요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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