荷尔蒙战争:超能力高中




호르몬 전쟁 시즌1

011. 동행.

 

 

 





 


교무실로 따라오라는 대현 선생님의 말을 따라 교무실로 가자 선생님께서는 1:1 로 상담을 해야겠다고 말씀하시며 정국과 태형이 상담할 동안 나에게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말이야.. 내가 초이스란 걸 할머니는 아직 모르시고 계시잖아그런데 내가 초이스반에 갔다고 하면 아마 엄청 놀라실 거야.. 그러니까 만나더라도 숨겨야하는 거겠지내가 초이스란 걸 알게 되시면 할머니는... 분명히 날 미워하실 테니까.



'초이스는 위험한 존재야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초이스들과 마주쳐서는 안 된다.'

그런데 할머니는 언제부터 초이스를 싫어하게 되신 걸까그러고 보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네이번에 가면 한번 여쭈어볼까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국과 태형이 나란히 교무실에서 나온다.

"쌤이 들어오래."

"그래야지그럼 넌 이제 집에 가는 거야?"

정국의 말에 내가 정국을 향해 미리 인사를 해두려고 정국을 향해 묻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답하는 정국.

"난 안가."



집에 가지 않는다고?

"?"

내가 정국의 말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정국을 보며 묻자 그런 나에게 대답할 생이 없다는 듯 뒤돌아서서 교실 쪽으로 걸어가 버리는 정국.. 말하기 힘든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내가 그런 정국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정국대신 내 질문에 답을 해주는 태형.

"정국이는 학교에서 지정한 위험한 호르몬을 가지고 있어서 바깥출입이 금지되어 있어그건 내일도 마찬가지 인거고."



"그럼.. 정국이는 이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거에요?"



내 질문에 태형이 정국이 안쓰럽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정국이가 학교에서 나가지 못한다면 가족들이 찾아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내 물음에 태형이 더 이상은 말하기 곤란하다는 듯 웃어 보인다.

"대현 쌤이 기다리시겠다어서들어가봐."

전정국... 어차피 싸가지 없는 전정국 일이긴 하지만.. 분명히 나랑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일단은 태형의 말대로 대현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교무실로 발을 들였다.

"ㅇㅇ많이 기다렸지?"

"아니에요그런데 어쩐 일로 부르신 거에요?"

내가 대현 선생님을 향해 궁금하다는 듯 묻자 그런 나에게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망설이는 듯 하더니 내 앞으로 의자를 가져다주며 말하는 대현 선생님.

"일단 좀 앉아서 이야기 할까?"

".. !"



내가 대현의 말대로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자 나를 보며 입을 여는 대현 선생님.



"ㅇㅇ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것 말이다너는 못 가게 될 것 같아."



"...?"



어째서..? 난 전정국처럼 위험한 호르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대현을 보자 나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대현선생님.

"네 호르몬은 정국이처럼 위험한 요소는 없지만어둠의 초이스녀석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호르몬을 가지고 있고 거기다가 아직까지 네 몸을 보호할 만한 힘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내려져서 네 몸을 혼자서 보호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학교에서 지내야할 것 같아."

그럼... 나 한동안 할머니를 보지 못하는 건가... 그런데 예전의 나 같으면 대현선생님한테 집에 보내달라고 마구 졸랐을 것 같은데.. 지금은 집에 못 가게 되서 슬프다는 것보다 차라리 못가는 편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내 호르몬이 무효화 호르몬이라 할머니에게 초이스라는 걸 들킬 위험은 없지만 행여나 어둠의 초이스라는 사람들이 나를 쫓아와서 할머니까지 위험하게 만든다면.. 그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힘을 기를 때까지 학교에서 지내는 편이.. 할머니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

"알겠어요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의외로 순순히 답하는 내 반응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대현 선생님이었다하긴 선생님도 내가 울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졸라댈 거라고 예상하셨겠지.



"좀 더 슬퍼할 줄 알았는데.. 여기에 와 있는 동안 너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나보구나."

... 그런가그러고 보니까 나 여기에서 지내는 동안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여기에 와서 내가 초이스라는 걸 알고 힘들어할 때는 내가 제일 힘들고 괴로운 줄만 알았는데.. 전혀 슬픈 기색 없어보이던 사람들이 나보다 더 큰 슬픔을 안고 있는 걸 보고 나의 슬픔은 그 사람들의 슬픔에 비해서 작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그런데 내가 고작 이런 일로 징징댈 수는 없는 일이잖아나보다 더 힘든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도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있는데 말이야.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 초이스 반에 들어오게 된 게 무지하게 싫었는데.."

"..."

"이제는 제가 초이스 반이 된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내 말에 대현이 궁금하다는 듯 나에게 묻는다.

"초이스 반에 들어오지 못했다면 저는 늘 제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어리광만 부리는 상태에서 변하지 못 했을 거에요초이스반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 많은 걸 느낀 것 같아요."



내 말에 대현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쓰다듬어 준다.

"대견하다-"

그런 대현을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다할머니지금 당장은 할머니한테 가지 못하지만 하루 빨리 할머니랑 저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해져서 할머니를 만나러갈게요.


 

모두가 각자의 집으로 떠나고 고요한 교실 안에 정국이 들어온다지민은 여전히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정국이 아무런 말없이 지민이 있는 창가 쪽으로 걸어와 창밖을 본다.

​"이번에도 집에 안 갈 생각인거야?"

분명히 정국에게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국과 자신 둘 뿐인 교실 안에서 말을 건네는 정국의 모습에 지민의 시선이 창가에서 정국에게로 옮겨간다.



"이젠 하다하다 무효화 호르몬 까지 나타나는 거냐."

지민이 정국의 호르몬이 새삼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는 눈으로 정국을 본다.

"나야 집에 반기는 사람이 없다지만 형은 그게 아니잖아."

정국의 말에 지민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그려진다.

"가족이라고 말해도호르몬 억제 주사가 없으면 내 존재도 못 느끼는 사람들인걸."

지민의 말에 정국이 창밖으로 두었던 시선을 지민에게로 돌리며 말한다.

"난 말이야무효화 호르몬이 작용하지 않아도 가끔 이곳에 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단지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이야."

"..."



정국의 말에 지민이 불안하게 떨리는 눈으로 정국을 본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존재까지 사라지진 않는다는 거야형네 부모님들도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형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웬일이냐네가 나한테 이런 말을 다하고."

지민의 말에 정국의 얼굴에도 좀처럼 보이지 않던 쓸쓸함이 그려진다.

"글쎄... 왜 일까."

그렇게 지민에게 자신이 할 말만을 남기고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가는 정국정국이 빠져나간 뒤 교실에 홀로 남은 지민이 다시금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지민의 시선이 머물고 있는 곳은 학교의 높은 담장 너머에 있을 그리운 장소일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존재감이라.. 정말로.. 그런 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지민이 상당히 갈등을 겪는 듯 고민하는 얼굴이 된다.

   

 

으아그럼 학교에는 집에 가지 않는 전정국이랑 나만 남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거기다가 내일 집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와야 한다고 하니까.. 전정국이랑 둘이서 교실에 있어야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니겠지내가 애써 현실을 외면하며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 달리 내 시야에 들어오는 지민의 모습.

"어라오빠 아직 집에 안가셨어요?"

내 물음에 지민이 창가에서 내려와 나에게로 다가온다.



".. 그게.. 사실 고민하고 있어."

"뭐를요?"

"집에 가는 것 말이야."

"왜요지민 오빠가 위험한 호르몬일리는 없고 혹시 자신을 보호할만한 힘이 없다거나.. 그러신 건.."

내 걱정스러운 눈빛에 지민이 욱하면서 나를 향해 말한다.

"내가 그렇게 비리비리해 보이냐내 몸 하나 지키는 건 문제도 안 되지만.."

..혹시 가족들이랑 있을 때 호르몬 억제 주사의 효력이 다해서 가족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염려되어서 그러시는 걸까?

"혹시 갑자기 주사 효과가 다 되어서 가족들이 오빠를 볼 수 없을까봐 그러시는 거에요그런 거라면 택운 선생님께 부탁해서 주사를 하나 더 가져가면.."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대체 뭐지내가 지민의 마음이 무엇인지 영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지민을 올려다보자 그런 나를 향해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지민.

"내가 호르몬 억제 주사의 힘없이 가족들을 만나러 갔을 때... 가족들이 나의 존재를 완전히 없는 사람으로 인식할까봐.. 내가 뻔히 그 가족들 앞에 서있어도 마치 내가 없는 사람처럼 시선하나 주지 않고 지나쳐 버릴까봐.. 그런걸 보게 될까봐.. 그게 너무.. 겁이나.."

보통 초이스와 논초이스를 구분할 수 있는 시기는 5살부터라고 한다처음 발생된 호르몬은 아직은 그 양이 많지 않고 미숙해서 발동되었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한다고 들었다처음으로 지민 오빠가 가족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어린 지민오빠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리고 이 곳에 들어오기 까지... 지민오빠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겁쟁이다.. 그렇지이런 모습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나를 향해 슬픈 눈으로 애써 웃어 보이는 지민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내가 울컥하는 걸 느꼈다.

"지민 오빠같이 가요!"

"..?"

"같이 지민 오빠네 부모님을 만나러가요지민 오빠네 부모님은 호르몬 주사의 힘이 없이도 오빠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을게 분명하니까 저랑 같이 부모님을 만나러가자고요!"

내 박력 넘치는 말에 처음에는 조금 놀란 표정이 되던 지민이 곧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본다.

​"정말.. 그래 줄 수 있겠어그러면 나용기가 낼 수 있을것 같은데."

"물론 이죠같이 가요!"



내가 지민의 말에 환하게 웃어보이자 지민이 내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고맙다-"

지민 오빠의 부모님을 만나러가서 부모님이 지민 오빠를 잊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지민 오빠도 더 이상 슬퍼하지 않게 될 거야그렇게 내일은 지민오빠와 함께 지민오빠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기로 하고 지민 오빠의 부모님이 지민오빠를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과 오랜만에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설렘 반으로 잠에 들었다.

   

 

드디어 당일지민오빠와 학교 기숙사 주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기에 약속장소에 나와서 지민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뒤에서 덥석껴안는다그런 행동에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그런 내 눈에 보이는 건 잔뜩 신난 얼굴로 웃고 있는 지민오빠의 얼굴.

"놀랐잖아요."

내 말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지민.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어내가 내 존재감으로 누군가를 놀래 킨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

하긴.. 원래의 지민 오빠는 존재감이 없으니까 누군가를 놀라게 할 수도 없었겠구나나는 다시 한 번 지민을 향해 찡한 감정을 느끼며 지민과 함께 나란히 교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한편기숙사를 빠져나와 학교로 나가려다가 교문 쪽으로 걸어나가는 ㅇㅇ과 지민의 뒷모습을 발견한 정국.

"뭐야.. 지민이 형은 그렇다 치고 ㅇㅇㅇ은 어딜가는 거야분명히 아직까지 학교를 벗어나는 게 허락되지 않을 텐데.."

정국이 지금 현재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두어 번 갸우뚱거리고 있다가 교문을 넘어섰는데도 지민을 따르는 ㅇㅇ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머리 아프다는 듯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 몰라저 멍청이는 지금 자기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지각하고 있긴 한 거야?"

정국이 ㅇㅇ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학교건물 쪽으로 걸음을 돌린다한 두 걸음 걸어 나갔을까 상당히 짜증난다는 얼굴로 다시금 뒤돌아서는 정국.

​"그래.. 간다...... 망할 호박사람 신경 쓰이게."

결국 ㅇㅇ과 지민의 뒤를 빠른 속도로 쫓는 정국이었다.

 

정국과 ㅇㅇ그리고 지민조차 없는 초이스 반 교실 안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 예상과는 달리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직 아무도 안 온 건가..?"



익숙한 걸음으로 교실에 들어와 책상 위에 걸터앉는 분홍빛 머리의 남자학교에서 학교 밖을 벗어나도록 허락하지 않은 인물은 위험한 호르몬을 가진 정국자신의 몸을 보호할 힘이 없다는 판단을 받은 ㅇㅇ 외에도 한명이 더 있었다바로.

"빨리 ㅇㅇ이 보고 싶다오늘은 하루 종일 ㅇㅇ이랑 놀아야지-"

매력적인 호르몬을 가지고 있는 초이스김태형ㅇㅇ과 아늑하게 하루를 보낼 생각에 들뜬 미소를 짓는 태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