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_0.0
이름 유가랑. 나이 19살. 키는 보통. 지금 나는 교문 앞에 서있다. 새로운 첫 학기, 설레는 마음만 가득 안고 출발한다.
라는 마음으로 등교를 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2학년때부터 내가 좋다 따라다니던 남학생, 유박선. 첫 날부터 교문 앞에서 뭔지 모를 물건들을 가득 안고 서있었다. 자세히 보면 초콜릿과 꽃 각양각색한 맛있는 간식들이 품 안에 모여있었다. 특히 그렇게 먹고 싶었던 그 하리보 믹스. 어쩐지 오늘 편의점에 갔는데 하나도 없더라… 원래 이 시간대에 가면 하나라도 남아있기 마련인데.
“개 짜증나네.”
이래뵈도 성격은 좀 나가는 편이다. 짜증나면 짜증난다고 얘기하고 싫으면 싫다고 똑바로 얘기하는 편이다. 라고 포장을 한다. 어릴 때부터 나는 거짓말을 잘 못했다. 해도 얼굴에 다 티가 나는 편이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내가 거짓말을 하면 다 티가 난다고 얘기하고는 배꼽 빠지게 많이들 웃었다.
“아니 잡 생각은 일단 버리고…”
어떻게 학교를 들어가야 되나 다시 한 번 생각해야 된다. 많은 학생들 사이에 숨어 들어간다? 예전에 한 번 그랬다가 들켰었다. 눈 시력이 2.0이라고 단번에 특징을 보고 찾았다 그랬었는데, 이 방법은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다. 등치있는 애들 사이에 숨어 들어간다? 처음에는 안 들킬 줄 알고 며칠간 그렇게 다녔었는데, 걔는 어떻게 알았는지 언제부턴가 내 옆에 서서 나와 같이 나란히 등교하고 있었다. 뭘 해도 안 됐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어떡하지…”
까득, 손톱을 조금 많이 뜯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면 들러붙지 않겠지? 남친이 생긴다면 찝쩍 거리지도 않고. 어쩌면 내남친 역을 해주는 애랑 잘 될지도 모르고… 그럼 완전히 땡큐 아닌가?!
바로 행동개시였다.
저길 봐도. 여길 봐도… 왜 다들 여자애들이랑 같이 등교하지…? 평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근데, 근데… 이게… 이게 맞나? 한참을 살펴봤는데 결국 못 찾는 것인가?
그때였다. 저 앞을 걸어가던 한 남학생의 향기와 키, 그리고 단정하게 입은 교복, 그리고 왠지 모르게 귀여운 검은 모자, 완벽한 컨버스까지. 아주 완벽했다. 심지어 혼자 등교를 한다? 장땡이였다. 빠르게 달려가 그의 손목을 낚아챘다. 어찌나 빠르게 달렸는지 얼굴은 조금 불그스레했다.
“ㅈ, 저기… 헉… ㅎ… 내, 내 남친 역… 좀… 해줄래…?”
그제서야 겨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이 커졌다. 불그스레 하던 볼은 이미 식어 사라져 있었고, 창백한 이마만 나타났다.
어라, 이게 아닌데.
소문의 그 사람이었다. 소문의 그.
김태형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