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지는거야

Ep.1 내기의 시작

“야, 너희 둘 사귀지?”


점심시간, 친구의 뜬금없는 한마디에 여주가 먹던 걸 멈췄다.


“뭔 소리야?”


“아니ㅋㅋ 맨날 붙어 있잖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운학도 고개를 들었다.


“우웩~우리가 사귀는 것 같아?”


“네가 왜 물어봐?”


“그냥.”


운학이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둘을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근데 진짜 둘 중 한 명은 좋아하는 거 아님?”


“아닌데?”


여주와 운학의 대답이 동시에 나왔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러자 친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좋아하면 지는 거다~”


운학이 피식 웃었다.

“그럼 우리 내기할래?”


“뭘?”


“누가 먼저 좋아한다고 인정하는지.”


여주는 어이없다는 듯 운학을 바라봤다.


“내가 왜 너를 좋아해.”


“그러니까. 나도 너 안 좋아해.”


“그럼 됐네.”


“ㅇㅇ.”


둘은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을 걸었다.

먼저 좋아한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지는 거.

그게 별것 아닌 장난인 줄 알았다.

그날까지만 해도.




방과 후.

여주가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운학이 책상 옆에 기대섰다.


“야.”


“왜.”


“집 같이 갈래?”


“싫은데.”


“왜?”


“너랑 있으면 시끄러워.”


“내가 뭘 했는데?”


“방금도 시끄러웠어.”


운학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럼 너 혼자 가.”


“응.”


여주가 먼저 교실을 나가자 운학도 바로 뒤따라 나왔다.


“야, 같이 가자니까.”


“싫다며?”


“내가 언제?”


“아까 혼자 가라며.”


“그건 네가 싫다며.”

“……”


여주가 걸음을 멈췄다.

운학이 옆에서 슬쩍 웃었다.


“왜. 내가 따라오는 거 싫어?”


“아니.”


“그럼 됐네.”


운학은 아무렇지 않게 여주 옆으로 걸어왔다.

여주는 괜히 심장이 조금 빨라진 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내기,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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