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ㅣ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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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찾아와 따지던 엄마보다 내가 무서워 했던 건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예민하시고 엄격하셨으며 엄마 말이면 뭐든 다 들어주는 해바라기였다. 그렇기에 나는 아버지의 사랑도 받을 수 없었다. 솔직히 엄마의 사랑보다는 아버지의 사랑이 더 고팠다. 돌아온 건 좋지 않은 말 밖에 없었지만.
엄마는 서이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아버지는 서이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서이에게는 주지 않고 나에게만 준 것이 있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험한 말, 서이에게는 하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그 험한 말을 입에 담기 일쑤였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말, 지금 들으면 아마 자존감이 바닥을 칠 것이다. 그런 아버지와는 엄마와 같이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연을 끊었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나는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교수 님, 오늘 수술 언제 있어요?”
“이따 7시, 그 수술 하면 끝이야.”
“얼마나 걸려요? 어려운 수술은 아니죠?”
“응, 2시간 정도.”
“데이트나 하고 싶은데, 나도 뒤에는 일정 없거든요.”
“레지던트가 여유롭네, 응?”
“나 말고도 레지던트 있잖아요, 세린 언니.”
“그건 맞아, 데이트 전까지 빡세게 일 해.”
“응, 나 중환자실 다녀올게요!”
그렇게 일정이 끝난 후, 진료 받을 환자도 중환자도 전부 체크 했기에 걱정 없이 병원을 나섰다. 교수 님 또한 수술을 끝마치고 나와 함께 갔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내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에 뒤를 돌아봤고, 그곳에는 아버지가 서있었다.
아버지 쪽을 쳐다보자마자 내 뺨에 느껴지는 통증과 돌아가 있는 내 고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아버지의 화난 표정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옆에 있던 교수 님은 노발대발하며 난리가 났지만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