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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지금 갑니다. 가서 말씀드릴게요.
사실 나는 하여주의 보호가 목적이 아니다. 보스 아래에서 일하다가 실수해서 보스에게 나도 죽임을 당할 뻔했지만, 하여주를 따로 감시하겠다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지금도 하여주에 대해 보고하러 가는 것이다. 원래는 정말 하여주 감시에만 초점을 뒀다면 지금은 뭔가 묘하다. 하여주에게 말한 대로 지키고 싶어졌다.
— 보스, 저 왔습니다.
— 그래, 하여주는.
— 킬러가 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ㅋㅋㅋ 킬러라···. 그래, 데려와 봐. 어차피 킬러는
될 수 없으니까. 놀아보자고.

— ···언제 데리고 올까요.
— 3일 뒤. 밖에 못 봤어? 힘들다. 죄다 비실비실한 것들이 킬러가 되겠다고.
킬러가 되기 위한 조건은 3단계 미션을 다 통과하는 것. 그중 마지막 미션은 그냥 운이다. 보스 마음에 들면 합격.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살이다. 그렇다고 다 죽이는 건 아니다. 탈락이라고 했을 때 바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 자기 마음대로 사살이다. 정말 웃기는 미션이다. 여주가 그냥 조용히 살아줬으면 좋겠는데 이미 그른 거 같다.
[ 현시점 ]
— 어, K 왔다.
— 헐 진짜 신기하네···.
CCTV 사이로 K가 훤하게 드러났다. J 씨는 능수능란하게 문도 열어주고 엘리베이터까지 전부 다 실행시켜 주었다.
— 야, 넌 네가 알아서 하면 되지, 왜 J 씨 다 시켜.
— 내가 뭐 했다고. 왜 오자마자 화내지.
— 괜찮아요, 여주 씨ㅋㅋㅋ 이게 제가 하는 일인데요, 뭘. 여주 씨도 내가 맨날 열어줄 거예요.
— 뭐야. 둘이 나 없는 사이 친해진 거야?
— 너보다 성격은 훨씬 좋아서 금방 친해진 듯?
— 칭찬은 아닌 거 같네.
— 왜 싸워ㅋㅋㅋ
— 자 연습 바로 들어간다. 준비해.
— 뭐?!! 이렇게 바로?
— 얼른 해야지. 시간이 없어, 시간이.
— 와···.
사실 K가 들어오자마자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 반가워서 말투가 그렇게 된 거 같다. 그나저나 총을 벌써 시작한다니. 이제 왔는데···.
— K랑 연습 잘해요. 저는 할 일이 있어서.
— 아, 네···.
왠지 J 씨가 일부러 빠져주는 느낌이 들었다. 좀 친해져 보라고 빠져주는 거 같기는 한데 둘이 사격장 안에 있으니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조금 어색했다. 그러나 K는 바로 집중 모드였다.
— 여기서는 다른 생각 절대 금지야. 아직 실탄은 무리고 에어건으로 할 건데 그렇다고 집중은 흐트러지지 마. 오케이?
— 응. 준비됐어.
— 고글부터 쓰고.
— 아, 됐지?
— 응. 에어건이라 해도 실제 권총하고 똑같아. 익숙해지면 이건 무리 없을 거야. 총부터 잡아보자.
— 어때. 나 좀 킬러 같아?
— 야. 집중 흐트러지지 말라고 방금 말했는데.
— 알겠어ㅋㅋㅋ

— 이렇게.
K가 총 쥐는 법을 알려줬다. 잘못 잡은 듯했는데 K의 손이 곧 내 손에 닿아 제대로 쥐게 해줬다. 얘 뭔가 모르게 계속 느낌이 묘하다.
— 팔은 앞으로 쭉 펴고. 쏴봐.
— 나 소질 있는데?
— 생각보다 잘하네. 금방 하겠다. 잘했어.
그렇게 첫날 연습이 끝났다. 생각보다 잘한 내가 뿌듯했는데 K의 칭찬을 받아서 더 재밌고 신났던 것 같다.
— 어때, 여주 씨 좀 해?
— 저 완전 잘해요!
— 그래요? 표정 좋은 거 보니까 그런 거 같네요.
— 연습은 언제든 해도 돼. 대신 내가 아까 알려준 대로만 하고 고글 쓰고 안전하게.
— 네네~ 벌써 잔소리···.
— 잔소리가 아니라 안전하게 하라고 그런 거지.
— 알겠어. 그럼 나 조금만 더 할게.
— 또?
난 K의 말을 마저 듣지도 않고 연습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지금은 그냥 많이 연습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 어때, 여주 씨?
— 잘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잘하겠어.
— 다행이네. 그런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 보스가 뭐래.
— 3일 뒤에 데리고 오래.
— 그렇게 빨리? 그냥 지 놀라고 그러는 거네.
— 어차피 보스는 여주가 못할 걸 아니까. 빨리 연습시켜서 놀라게 해야지.
— 그런데 정말 데려가려고?
— 하여주 봐봐. 얼마나 보스 만나고 싶으면 저러겠어. 이게 맞는 거 같아.
— 어쩌려고 그래.

— 괜찮아. 여주 죽게 안 둬. 나 전정국이야.
— 그렇지. 너 이름 오랜만에 들으니까 낯설다ㅋㅋㅋ
— ㅋㅋㅋ 암튼 여주의 몫이 크지. 여주가 잘해야만 해.
— 그렇다고 너무 부담 주지는 말고. 총도 처음 잡아봤을 텐데.
— 가만보니까 형이 더 걱정하네.

— 걱정 되지. 여주 씨가 너···,
— K! 나 다 연습 다 했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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