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星,许个愿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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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번째 이야기




고깃 씀.









정국이 어두운 얼굴로 카페에 들어오자 지민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정국에게 다가온다. 사장님이랑 무슨 일 있었어? 신과 나눴던 이야기를 차마 말해 줄 수 없었던 정국은 아무 일도 아니라면서 그저 몸이 조금 안 좋을 뿐이다라며 변명한다. 지민은 정국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물어보지 않는다. 그리곤 집에 가려는 정국에게 음료 하나 쥐어주고 보낸다.




정국이 나가자마자 석진이 들어온다. 석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태형과 지민, 서경이 동시에 석진을 둘러싼다. 계속 째려보고만 있다가 석진이 당황해하자 서경이 먼저 입을 연다. 대체 정국이한테 무슨 말을 하신 거예요? 석진은 당황해하며 아무 말도 안 했다며 갑자기 애가 머리가 아프다며 안색이 안 좋아졌다 변명한다. 수준급의 연기력을 가진 석진에게 속아 넘어가 모두들 석진의 변명을 받아들인다.




지민은 투명한 문을 통해 바깥을 응시하며 생각한다.




‘정국이…… 괜찮으려나.’




-




그 시각, 정국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머릿속은 여러가지 생각이 뒤엉켜 복잡하다. 신이 인간계에 내려왔어. 그러면 나와 유성의 관계에도 끼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신은 유성이 나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싫어하니까 내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 그러면 유성과 만나는 횟수를 줄여야 하나. 그렇지만 그러기 싫은데. 유성은 어떻게 생각할까. 유성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정국은 점점 더 침울해져만 간다. 유성은 감정이 없어. 내가 조금씩 가르쳐 주고 있긴 하지만. 그런데 애초에 내가 가르쳐 준 게 있기는 한가? 전부 유성이 혼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 투성이인데. 내가 유성을 좋아할 자격이나 될까. 나같은 게 유성의 사랑을 갈구해도 되는 걸까.




그 무렵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정국에게 익숙한 땅바닥이 보인다. 정국은 고개를 들어본다. 본인의 집이다. 제 집에 도착한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잡생각을 했던 정국은 한숨을 푹 내쉬며 집으로 들어간다. …집으로 들어간다. 비밀번호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문이 그냥 열린다. 누군가 집에 들어왔다는 소리이다. 부모님…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국은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 본다. 그러자 누군가 정국을 향해 달려온다. 피할 새도 없이 그 누군가는 정국의 어깨를 세게 밀치고는 밖으로 도망쳐 나온다. 그 탓에 정국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윽……”




아까 그 누군가가 어깨를 세게 밀쳐서 그런지 정국은 욱씬거리는 어깨를 붙잡고 얕은 신음을 내뱉는다. 체격을 봐서는 절대 부모님 중 한 분이 아니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께서 갑자기 정국을 밀치며 도망갈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정답은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도둑이거나 하나는……




“전정우……”




전정우. 정국의 형. 정국은 차라리 도둑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곤 아까 본인을 치고 간 누군가를 떠올려 본다. 검은색 마스크에 푹 눌러쓴 검은색 모자, 그 사이로 보이는 갈색빛이 도는 큰 눈동자. 정국은 그 눈을 떠올리자마자 절망한다. 그건 가족인 사람 중 누가 봐도 전정우의 눈이었기에. 시발…… 정국은 아주 작게 욕을 내뱉으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집안을 쓱 한 번 둘러본다. 귀중품이라도 챙길 생각이었는지 서랍이란 서랍은 전부 다 열어져 있고 안에 있던 물건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정국은 정리하려고 물건들을 하나씩 줍는다. 그러다가 문뜩 떠오른다. 내 통장…… 이렇게나 뒤졌는데 내 통장을 발견하지 못 했을 리가 없어. 정국은 황급히 통장을 넣어둔 서랍으로 향한다. 제발 있어라…… 침을 한 번 꿀꺽 삼키며 서랍을 열어 본다.




“역시… 통장도 가져갔네.”




정국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서랍에 기댄 채 바닥에 주저앉는다. 생활비야 뭐 알바 구해서 벌면 되는 거고. 그것보다 더 문제는 곧 있으면 어머니의 생신이시라는 것이다. 통장을 도둑 맞았다고 말씀을 드리면 이해는 해 주시겠지만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정국이 돈을 계속 모으고 있었던 이유가 올해에는 꼭 어머니와 아버지의 생신을 챙겨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통장을 도둑 맞았으니. 심지어 그냥 도둑도 아닌 형이라니. 정국은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져 간다. 혈육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잘 참아왔지만 이번에는 정말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곧 있으면 어머니 생신이신데 도둑질이나 하는 형이라니.




우선 정국은 전정우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어머니의 생신 선물을 어떻게 준비할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지금 당장 알바를 구할 곳이 있나… 생각하고 있을 무렵 정말 떠오르기 싫었지만 어떤 곳 하나가 떠오른다. 신 아니, 김석진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카페. 지금 가면 면접에 늦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국은 가고 싶지가 않다. 저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를 그 누가 가고 싶겠는가. 하지만 지금 정국은 그런 걸 가릴 시간이 있지 않았다. 어서 빨리 알바를 구해야만 한다. 지금껏 돈이 없어서 잘 못 챙겨드린 어머니의 생신을 이제라도 잘 챙겨드리고 싶으니깐.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