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뒤.
학교가 끝난 후 여주는 3학년 층에 다시 올라가보았지만 백민현 선배와 연준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여주는 점점 연준이가 걱정됐다.
“하.. 도대체 어디 간거야..”
“진짜 걱정 돼.”
그 시각 연준과 백민현 선배의 무리들은 학교 뒷골목에 있었다.
학교 뒷골목에서는 누군가 맞고, 싸우고, 욕하는 소리만 들렸다.
“배구부라 그래서 기대했더니, 이정도밖에 못 해?ㅋㅋ”
역시나 여주의 예상대로 최연준은 그 무리를 오직 싸움으로 이길 수가 없었다. 거의 10명이 넘는데,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연준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니 여친 대신 맞는거라고 생각 해~”
“꼬우면 헤어지던가.”
여주는 그저 방 안에서 울고만 있었다.
“…하.. 아까 다시 올라가볼걸 그랬나..”
“전화는 왜이렇게 안 받냐고.”
무한번의 통화연결음만 들렸다.
-
그러다.
-“여보세요.”
여주는 순간 놀랐다.
-“..!최연준..?”
-“어..”
힘들어보이는 연준의 목소리에 여주는 울컥했다.
-”야..최연준.
너 어디야..? 전화는 왜이렇게 안 받고!!“
”내가..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공..원.“
-”..뭐라고?“
-”공원이야, 너희 아파트 공원.“
-”지금 갈게.“
저기 멀리, 벤치에 힘없이 앉아있는 최연준이 보였다.
가까이가면 갈수록, 연준이의 상태가 보였다.
난 보자마자 그냥 달렸다. 그저 연준이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야..최연준 너 꼴이 이게 뭐ㅇ..“
연준이는 힘없이 내 어깨에 기댔다.
”야..! 너 괜찮아?“
”…보고싶었어.“
내 앞에서는 항상 웃던 연준이였는데, 막상 이런 무너진 연준이를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
”이 바보야.. 안 될 것 같으면 피했어야지!“
”몸이 만신창이잖아.“
”너는.. 넌 괜찮아?“
”지금 내 안부 물을때야?“
”네 꼴을 봐!!“
여주는 급하게 가방에서 밴드와 연고를 꺼냈다.
”..잠깐만..“
”여주야 잠깐만…“
최연준은 내 손에 들린 밴드와 연고를 가로채고는, 아까 백민현 선배 손에 긁힌 내 볼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너..지금 뭐해..?“
”너 이거 잘못하다간 흉 진다.“
”하..“
”지는..“
여주의 목소리는 떨렸다.
”많이..아팠어?“
”별로 안 아파.“
별로 안 아프다는 연준의 말을 듣곤 나는 그 상태로 눈물을 흘렸다.
”…거짓말.“
나는 연준이 품에서 울었다. 계속.
너무 속상해서. 그딴 새끼들 때문에 내 남자친구가 다친 게 너무 분해서.
여주는 급한대로 자신의 집에 연준이를 데리고 갔다.
“부모님 안 계셔?”
“응, 잠시 출장.”
여주는 방에서 구급상자를 들고나와 연준이 얼굴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었다.
“..입술이 다 터졌네.”
“백민현 그 새끼 힘 완전 세더라.”
“한 대 맞으니까 정신이 완전 몽롱해졌어.”
“아 말 하지마.. 속상하니까”
“ㅋㅋㅋㅋㅋ”
그 때 연준은 여주의 다리를 보았다.
“야, 너 다리가 왜 이래?”
“아 이거 아까 백민현 선배가 발로 차서..“
”미친놈이 돌았나.“
연준은 여주를 소파에 앉혔다.
”아니 너 상처 소독부터 하라고..!“
”가만있어.“
-
“미안해, 최연준.”
“뭐?”
“괜히 나때문에..
너가 너무 다쳤어.”
“너 때문이라고?”
“너 백민서 뒷담 깐 거 아니잖아.”
“어.. 나 안 깠어.”
“그럼 오해 한 그 새끼들이 잘못한거지.
니가 사과할 게 뭐가 있어.”
“어쨌든.. 그냥 내가 걔 얘기 자체를 안 했으면 됐는데..”
“조용히 해.”
“ㅋㅎㅎ..”
“배고프지 않아? 라면 먹을래?”
“어, 먹을래.”
밥을 먹은 후
“시간이 늦었네.”
“가 볼게.”
“잠깐만.”
여주는 황급히 연준의 손을 잡았다.
“왜?”
여주는 우물쭈물 하며 말을 꺼냈다.
”자고가면 안 돼?“
…
”넌 날 믿는거야, 아니면 그냥 순수한거야?“
”응.? 뭐가?“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자고가래?ㅋㅋ“
여주의 볼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아..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임여주 취향 확인~“
”아,아니 뭐라는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