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的前男友干涉

1. 我踢了它,是我踢的。

W. 말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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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범규는 담배 연기만 내뿜으며 말 없이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쓰레기 새끼.. 사람이 말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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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가"

"..뭐?"

"나 간다"


학교에서 봐. 지겹다는 표정으로 나를 쓱 보더니 담배를 땅에 건져 불을 끄고 미련없이 나를 떠나갔다. 이렇게 쉽게 끝난다고? 우리가?



헤어지자 한 사람은 난데

더 비참해진 사람도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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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도착 하자마자 책상에 엎드렸다.

어제 집 가서 우는 바람에 아마도 내 눈은 팅팅 부었을거다. 보나마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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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헤어졌냐?"


"꺼져.."


"으이그..그러게 굳이 굳이 최범규랑 왜 사귀어서 이렇게 개고생을 하냐고"

쓰레기 같은 놈. 수빈이의 한마디에 괜히 울컥했다.

맞아 최범규 쓰레기야.. 그런 애가 뭐가 좋다고

그런데도 너무 좋아했지 범규를


"최수빈.. 빵 사와"

"그래 너 헤어졌으니까 인심 베풀어준다."

"초코빵으로"

"..바라는 것도 많아요"


수빈이가 나가는걸 보고 책상에 엎드리려다

문득 생각난 핸드폰을 확인했다.


프사와 게시물을 다 내리며 헤어진 티를 펑펑 내고있는 나와 다르게 아무렇지 않은 최범규 프로필을 보자 또 울컥했다. 갤러리에 들어가니 하필 또 같이 찍은 사진들이 엄청 많았다. 물론 거의 다 내가 범규를 찍어준거긴 하지만..


이걸 어떻게 다 지워 씨..

드르륵-

형, 왜그래요!.. 갑자기 문이 열리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뭐지? 문쪽을 바라보자 화가 잔뜩 나보이는 연준 오빠

와 그걸 말리는 수빈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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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일어나. 일어나서 나랑 같이 가 그 새끼 보러"


"..형 그러지 말라니까!.."

어떻게 알았지.. 나 헤어진거 아무한테도 말 안했는데. 내가 티를 너무 냈나? 괜히 골치 아프게 됐다.


"오빠 그러지마"

"뭘 그러지마 씹!.."


걔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연준오빠가 차마 욕은 못 하고 주먹을 꽉 쥔게 보였다. 어휴 하여튼 내 일에 너무 많이 관여 한다니까..


"어차피 헤어졌는데 이제와서 뭘 보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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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말이 맞아요 진정 좀 해요 진정 진정!"

"김여주 너 자꾸 답답하게 굴래? 너 최범규한테 한마디도 못했지"


당연히 한마디도 못했지.. 내가 범규한테 어떻게 말대꾸를 해. 나한테 못되게 굴긴 했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래



"아 그만해 나 졸려 잘거야 둘 다 나가"

"너는 진짜-"

"오빠 이제 내 앞에서 범규 얘기 하지마"

"..."


너무 보고싶으니까. 차마 뒷말은 하지 못한채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내 말에 할 말을 잃었는지 연준오빠가 조용해 지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고 반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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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이 지금 내 표정을 보면 엄청 비웃을 것 같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내 앞에 있는 최범규와

범규의 팔에 팔짱을 끼며 환하게 웃고있는 김예림을 보고 심장이 멈춘 것만 같았다.

"범규야! 우리 학교 끝나고 데이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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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고싶은 곳 생각해둬"


진짜 미쳤구나 최범규

아무리 그래도 헤어진지 하루만에 이럴수가 있나..

진짜 어이없다. 너무 한심하다 나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눈물을 겨우 겨우 참고 급식실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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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안 들어가고 다시 나와"

"입맛이 없네 오늘 점심은 둘이 먹어"

"입맛이 없긴 왜 없어 오늘 점심 삼겹살 나오는데"

삼겹살?...

..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하마터면 혹 할 뻔했네

수빈이의 말에 더이상 할 말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데 옆에 있던 연준 오빠가 날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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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그래 여주야 어디 아파?"

"아..아니 아픈건 아닌데"

"그럼 밥이라도 먹어. 너 아침 저녁도 안 먹는데 점심이라도 먹어야지"

아 지금 다시 들어가면 마주칠 것 같은데...

그런데 마주치면 연준오빠가 더 난리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든다.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급식실에 들어갔다.

다행이 들어가자마자 보이진 않았다. 차라리 다행이지 마주치지 않았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수빈이가 신나서 급식판을 들고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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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안녕하세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리는 범규의 목소리에 온 몸이 굳었다. 뭐야 왜 아는척을 해? 뻣뻣하게 고개를 돌리니 나와 마찬가지로 개썩창을 지은 연준오빠가 보였고 그 뒤에 있는 김예림과 최범규가 보였다.

그 와중에 나는 한번도 안 쳐다보네 최범규


"선배님 안녕하세요!"

"..하, 뭐하자는 거야"


해맑게 인사하는 김예림과 어이없다는 듯 말하는 연준오빠에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것, 아니 일방적인 폭행이 일어날 것 같아 재빨리 연준오빠를 불렀다.


"오빠 나 배고파 얼른 밥이나 먹자"

아까 내 불안한 표정을 봤는지 연준오빠가 김예림에게 별다른 반응을 하지않고 식사를 했다.

하아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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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밥 맛있게 먹어"

"..씨발새끼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는 최범규의 행동에 당황한 나와 숟가락을 바닥에 던지고 최범규의 멱살을 잡는 오빠였다.


"...하"


아무런 대응도 없이 가만히 멱살을 잡히며 연준오빠를 노려보는 최범규도 웃기고,질투하는 건지 옆에서 입술을 깨물며 나와 최범규를 번갈아 바라보는 김예림도 웃겼다. 진짜 진심으로 웃겼다.


"..내가 널 왜 좋아했더라"


내 말에 다들 행동을 멈췄다.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줄 몰랐는지 연준오빠가 최범규의 멱살을 놓은 채 나를 바라봤다.


"무슨 낯짝으로 아는 척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사람 기분 좆같으니까 적당히 해.

이번엔 진짜 입맛이 없어졌다. 그치만 속은 후련했다. 

범규야 너한테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이제 깔끔하게 너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아.

식판을 들고 일어나자 최범규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그와 동시에 세상 경멸한다는 표정으로 최범규를 바라보며 손을 뿌리쳤다.


"이거 안 놔?"

"...김여주"

"오빠, 수빈아. 나가서 매점이나 가자. 여기있으면 토 할 것 같아"


내 말에 연준오빠가 씨익 웃으며 대견하다는 듯이 내 등을 토닥였다. 수빈이도 급하게 삼겹살을 허겁지겁 먹더니 내 옆을 쫓아왔다.


근데 최범규 왜 네가 상처받은 얼굴로 나 쳐다보는건데. 후련하면서도 마음 한 켠이 찝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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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다 끄적거리면서 쓴건데.. 가져와봤어요

재미있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