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규야 너 넥타이는 어디갔어"
"아 맞다..여주야 나 어떡해 나 찍히겠다"
"으이그! 그러니까 아침에 여유있게 일어나서 준비 했어야지"
칠칠아. 범규의 이마에 살짝 딱밤을 때렸다. 벌써 사귄지 2년째,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눈이 반짝였다.
"입학식 날 부터 혼나겠네.. 차라리 혼나도 되니까 너랑 같은 반 되게 해주면 좋겠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뭐야. 쉬는시간이야?"
"점심시간이야 멍청아.. 연준이 형 밖에서 기다려"
밥 먹으러 가자. 수빈이가 먼저 복도로 나갔다.한참 과거 회상 중이였는데..수빈이와 연준 오빠는 나와 어렸을 적부터 동네 친구였다. 초딩때부터 붙어다녔는데 고등학교 와서도 이렇게 붙어다닐줄 몰랐네

"여주 살 빠졌냐?"
"몰라 안 재봤어"
"야 안되겠다. 수빈아 오늘 급식 뭐 나와 쟤 좀 먹여야돼"
"형 저는 왜 안 챙겨요?"
"너는 인마 살 좀 빼"
저도 마른 편이에요!! 수빈이의 외침을 뒤로하고 앞서 걸어갔다. 오늘은 진짜 밥 먹기 싫은데.. 그러고보니 범규랑 헤어진 이후로 끼니를 자주 걸렀다.
급식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최범규가 내 쪽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못 본 척 지나갔다. 오늘도 김예림이랑 같이 있네, 벌써 사귀나?
아니지 이제 신경 쓰지 말기로 했잖아. 관두자
"밥 먹고 옥상가자"
"뭐? 너 설마 다시 피냐?"
"갈거지 오빠?"
옆에서 물어보는 수빈이를 무시한 채 연준 오빠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와 같이 말 없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연준오빠가 대답 없이 묵묵히 밥을 먹었다.
"왜 대답 안 해"

"금연 한 김에 끝까지 실천해보지?"
"안 갈거면 나 혼자 간다"
옆에서 복스럽게 잘 먹고있는 수빈이에게 반찬으로 나온 소세지를 덜어준 뒤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연준오빠가 날 말리려는건 잘 알겠지만 그냥..모르는 척 했다.
.
.
오늘 날씨 좋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보고 있자니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졌다.
끼익-
문이 열릴 때 들리는 기분 나쁜 쇳소리에 깜짝 놀라 담배를 뒤로 숨겼다. 그래봤자 들킬테지만
선생님일줄 알았던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
"..."
최범규네. 누구인지 확인하자마자 담배를 다시 물었다. 깊게 빨아들인 뒤 연기를 내뱉자 최범규도 내 옆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옛날에 끊지 않았었나"
"..."
왜 말 걸고 지랄이야.. 짜증나게. 내 옆에 붙어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말까지 거는 걸 보니 괜히 괘씸했다.
"최연준이랑 사귀냐?"
"..너보다 형이야"
"나 볼때마다 지랄하길래. 왜 그런가 했지"
애초에 내 말을 들을 생각도 없었는지 자기 할 말만 이어나간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사이 아니라고 해명 했을텐데 ..이제와서 나와 연준 오빠 사이를 물어보는 것도 웃기다.
이 새끼 지금 나 떠보나?
"미안. 우리 오빠가 워낙 내 일이라면 자기 일 처럼 굴잖아"
최범규가 '우리 오빠' 라는 말에 나를 쳐다봤다.
여전히 그 속은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지금 최범규가 기분이 안 좋다는 사실 하나는 알겠다.
"담배 줘"
"뭐?"
"이거 내가 가져간다"
"뭐야,안 내놔? 야!!"
하, 뭐하는 거야.. 난간에 두었던 담배 곽을 최범규가 지 주머니에 빠르게 넣었다. 아니 이게 무슨..장난 하는것도 아니고
그새 옥상을 빠져나간 최범규의 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봤다. 그 담배 최수빈 건데..
.
.

"야.....그걸 내가 어떻게 구한건데..."
"미,미안하다 야"
차마 최범규가 가져갔다고 말은 못 하겠고 그냥 잃어버렸다고 했다.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긴 하네
"근데 오빠는 왜 맨날 2학년 층에 와?"
"그럼 너네가 3학년 교실에 있을래?"
"큼, 그건 아니지"
맨날 우리 반에 와 있는 연준오빠 때문에 초반에는 우리 반 분위기가 조용했다. 오빠 눈치 보느라..
지금은 뭐 연준오빠랑 친한 애들도 꽤 많아졌긴 하지만 2학년 층에 왔다갔다 거리면 귀찮지도 않나?
그때였다.
"여주야 밖에 최범규가 너 찾아"
반장의 말에 수빈이와 연준오빠가 정색을 하며 날 쳐다봤다. 저 아무것도 안 했어요;;
"반장, 신경쓰지마"
나 안 나갈거니까. 내 말에 의아하단 듯이 고개를 끄덕이던 반장이 제 자리로 돌아갔다. 슬쩍 교실 밖을 보니 팔짱을 낀 채 나를 쳐다보는 최범규가 보였다. 내가 나가나보자
"어째 헤어지고 나서 더 자주 보는 것 같다?"
"..몰라"
"쟤가 너 갖고 노는거야 딱 보면 알아"
나도 안다 최수빈..내가 그동안 병신 호구새끼였다..
그래도 초반에는 좋았는ㄷ.. 아니,아니지 그럼 뭐 해
끝은 존나 안 좋게 헤어졌잖아
드르륵-

"왜 무시해?"
"아 깜짝아.."
여기까지 들어올줄 몰랐는데. 조금 빨개진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 하는 최범규를 쳐다봤다. 지금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뭐 우리가 할 말이 있나?"
"내가 불렀잖아. 왜 무시해"
"그딴 소리 할려고 온거면 그냥 나가,"
"할 말이 왜 없어. 이 담배 네 거 아니더라?"
...헙 시발
최범규가 내밀은 담배는 누가봐도 최수빈 거였다.
수빈이를 쳐다보니 인상이 잔뜩 구겨진 채 담배를 휙 낚아챘다.

"잃어버렸다며"
"..."
"왜 최범규가 가지고있냐?"
__________________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