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凡的浪漫 [BL/五白]

11

숨겨둔 트라우마. 
그 트라우마가 본색을 드러내고, 끝이 보이지 않는 아가리를 벌려냈다. 

다시 그 꿈을 꾸고,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다. 

"색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낮아졌는데, 한동안 괜찮았다가 왜 또."
"같은사고를 겪은 사람을 만났어요. 그 자리에 함께 있었고, 모든것을 목격했어요. 그 사람의 다리가 잘려나간 것도 봤고, 그 모습도 봤어요.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까지."
"그래서 그 사람이랑 무슨대화를 했나요?"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해서 미안하다고요. 그리고 내가 밉다고요."
"백현씨는요?"
"언제나 그 사람한테 미안했어요. 밤마다 그날의 악몽을 반복하고, 색을 못보는것 조차 죄책감을 느꼈어요. 그런데 그사람이 나를 사랑한대요. 하지만 나를 증오해요. 이런 모순적인게 존재할수 있나요?"
"자 백현씨. 우리 약을 다시 먹어봐요. 먹기싫은거, 알고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살다간 백현씬 분명 못버티고 자살할거에요. 수치가 너무 높아요."
"매일밤 또 그 꿈을 꾸고있어요, 또! 제게 밤이 얼마나 무서워졌는지. 선생님은 모르시잖아요."
"백현씨. 그 꿈을 꾸지 않으려면, 약을 먹고, 병원에 와야해요. 평범한 일상. 다시 되찾고 싶잖아요."

의사가 물티슈를 내밀었다. 

"휴지는 피부 상하니까요. 우선 한달치 약을 줄게요. 매일 드셔야 해요."

의사의 손이 백현의 손을 토닥였다. 

정신과 의사. 과장 김준면.
검은 명패에 개겨진 이름을 손끝으로 훑었다. 

"선생님은, 이런거 안겪어보셨죠."

백현이 순한 눈으로 준면을 올려다봤다. 
미소를 지은 준면이 서랍을 열어 백현의 손에 인형을 쥐어줬다. 

"환자분들이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작은 토끼인형. 

"닮았어요."
"부적처럼 들고다녀요. 나쁜 꿈을 잡아먹는 맥이 되어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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