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点一点地

Shining stars 특별편

 우진이와 동현이가 심하게 싸운 뒤, 서로 몸이 바뀌었다면?


 “우으-”

 동현이 형이랑 싸우고 결국에는 대휘네 집으로 와서 잤다. 여기서 잔 적이 별로 없는데도 완전 내 집처럼 포근한 느낌이었다. 그니까 꿀잠 잤다. 나는 눈을 비비고 주변을 더듬더듬 만져 내 폰을 찾았다. 그런데, 폰이 무언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대휘 폰인가 싶었지만 나는 방금 일어나 다 귀찮아서 그냥 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했다. 6시 21분이었다. 그런데 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언제부터 배경화면을 내 사진으로 해놨었지? 이거 이대휘인가?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건가? 나는 두 눈을 다시 비비고 봤지만 분명히 나였다. 나는 뭔가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대휘를 큰 소리로 불렀다.

 “야!!! 이대휘!!! 대답 좀 해봐!!!”

 그렇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아무런 것도 없었다. 나는 빨리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달려갔다. 대휘는 일찍 일어나서 지금 이 시간이면 씻고 있을 거니까.


 이게 무슨 일인가, 화장실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 있는 거울을 보니…내가 아니었다. 김동현이었다. 시발, 이거 영화에서만 가능한 거 아니었어? 왜 내가 김동현이 된 건데!!! 아, 진짜 최근에 싸운 거라 만나서 얘기하기도 싫은데.

 “하아- 이게 뭔…”

 아니, 근데. 왜 하필 김동현이랑 내 몸이 바뀐 건데!!!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나! 나는 김동현의 머리인지 내 머리인지 엄청 세게 때렸다. 아오, 왜 아픈 건데!

 “내가 이 몸으로 뭘 할 줄 알고 나한테 이래? 두고 봐, 내가 김동현 겁나 망신 시켜 줄 거니까!!!”


 “야, 김동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나 너 때문에 지각하면 어떡해, 임마!”

 내가 아침에 김동현이 선배님이랑 몇 시에 만나서 학교를 가는지 알았겠냐고요…그리고 나는 대휘랑 이 시간에 가도 안 늦던데, 전웅 선배님 키가 작아서 다리도 짧고 걸음걸이도 짧으신가…아, 됐고. 일단 김동현이라는 이 몸이 늦은 거니까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싶었다.

 “죄송합니다, 선ㅂ…”

 아, 미친. 박우진 니 진짜 미쳤냐, 지금 나는 김동현이라고! 그니까 전웅 선배님이랑 친군데, 존댓말이라니…전웅 선배님 표정을 봤더니 대충 ‘이 새끼 미쳤나’라고 하는 것 같았다. 선배님…그렇게 보시니까 더 쪽팔리다고요…하, 진짜…

 “아니, 그니까, 그 만큼 미안하다는 거지.”

 “어…그러냐? 너 오늘 좀 이상한ㄷ…”

 “ㅇ, 야! 우리 이러다 진짜 지각하겠다, 빨리 가자!”

 “어, 그래야지…”

 저거 백 퍼센트 나 의심한다는 거잖아, 그치?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눈치가 빠르구나…근데 진짜 어떡하냐고!!! 아, 김동현은 잘하고 있겠지…?


 “그니까 여기서는 말이야,”

 수업을 듣는데 역시 고3 수학은 졸려. 아니, 그냥 수학은 졸려…그런데 선생님 목소리도 나근나근하셔서 졸음이 몰려왔다.

 “어허잇! 김동현!!! 수업시간에 자면 어떡해! 당장 일어난다, 실시!”

 “죄송합니다아-”

 근데 졸린 걸 어떻게 합니까아- 그 뒤로는 내가 진짜로 자서 기억이 없다. 쉬는 시간이라고 전웅 선배님께서 날 깨우셨다.

 “야, 감동현. 나 좀 따라와.”

 조금 무서웠다, 친구가 친구한테 얘기하자고 따라오라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지만 나한테는 친구가 아니라 선배님이니까. 나 뭐 잘못했나, 싶었다.


 “야,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나한테 어떻게 말을 안 했냐? 서운하다, 진짜.”

 뭐야, 알고 있던 거야? 아, 하긴. 반 년을 같이 댄스 동아리로 지냈는데 모를 수가 없지. 거짓말해서 진짜 죄송합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모를 수가 있겠냐고,”

 “죄송해요…! 속이려고 한 건 아니고, 그니까 갑자기 김동현이랑 몸이 바뀌어 버려서-”

 “헐? 그런 거였어? 너 혹시 우진이야?”

 “…네? 다 아신다면서요!”

 나…속은 거지, 이거? 너무 어이없었다. 천하의 박우진이 저 드라마에서 속일 때 아주 많이 쓰일 듯한 말에 속았다고? 이건 수치야, 내가 속을 게 아니었다고!


 “으아아! 나 박우진 아니라고!!!”

 “아, 미친놈아! 학교 가자니까 왜 지랄인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내가 우진이가 되어있었고, 이대휘는 나를 미친놈 취급을 하고 있었다. 내가 미친 게 아니라 하늘이 미친 거라고! 우진이랑 싸운 게 얼마나 됐다고 몸이 바뀌어? 나 우진이한테 그런 이상한 말해서 얼굴 못 본단 말이야! 나 돌아갈래!!!

 “야, 이대휘! 나 김동현이야, 김동현! 우진이랑 같이 살던 3학년! 나 알지?”

 “와, 니 제대로 돌았구나? 니가 동현 선배는 무슨 동현 선배? 너 학교 가지 말고 정신 병원 가야겠다?”

 “아, 진짜! 좀 믿으라고!!!”

 내가 아무리 나는 우진이가 아닌 김동현이라고 수십 번 말해봤자, 이대휘 이 바보는 못 믿는 것 같아서 그냥 조금만 내가 우진이인 척 하기로 했다. 하이고, 내 팔자야…


 고등학교 1학년의 생활을 다시 하는 것은 진짜 죽을 맛이었다. 내 친구들한테 존댓말을 해야 하고, 1학년 수업을 다시 들어야 하고, 꼰대 1학년 과학 쌤을 봐야 한다는 게…정말 지옥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했다. 그런데 문득 이대로, 평생 안 돌아가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우진이랑 몸이 바뀐 것은 또 왜 그런 거지? 내가 우진이랑 싸워서? 그런 것이라면 우진이랑 빨리 화해를 해야 하나? 나는 애초에 화해를 하고 싶기는 했지만, 우진이는 아직 마음이 안 풀렸으면 어떡해…


 오늘 하루를 정말 힘들게 보냈다. 알바가 원래 이렇게 힘든 거였구나, 우진이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집으로 힘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형, 나랑 얘기 좀 해.”

 “으응,”

 “우리 몸, 도대체 왜 바뀐 걸까?”

 “…이건 그냥 내 생각인데, 우리가 싸워서 아닐까…?”

 우진아, 너는 화해하기 싫겠지. 나도 니 마음 잘 알아.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화해하는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거 같아, 진짜 미안하지만 한 번만 나 눈 감아주면 안 될까? 내가 이런 놈이라서 진짜 미안해. 우진아, 우리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자. 제발…

 “…그럼 하자, 화해란 거.”

 “진…짜?”

 “응, 시간 더 오래 끌 거 없잖아? 일단, 내가 알바 끝났는데 형 걱정되게 안 들어가서 미안해.”

 “…난 내 생각만 하고 막말해서 미안해.”

 “우리 그러면 화해한 거다?”

 “으응,”

 진짜 이러면 내가 미안해 지는 건데, 정말 미안하지만 나 평생 우진이 너 사랑할게. 오늘 이 일 절대로 후회하지 않게, 내가 더 사랑해 줄게.


 “흐아암- 졸려,”

 아, 나 어제 동현이 형이랑 몸 바뀌었었는데…그거 덕분에 뭐 화해도 하고 좋읐긴 하지만. 돌아왔으려나? 나는 더듬더듬 내 핸드폰을 찾아 카메라를 켰다. 나였다, 드디어 내 모슺으로 돌아왔다. 오예, 고3 수학 이제 안 듣는다!는 아니지. 나 2년 뒤면 듣잖아……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