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占有故事】我觉得RISE的元彬喜欢我

第三集

“근데 왜 자꾸 나 피해요?”

 

복도에 조용히 그 말이 떨어졌다.

여주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네?”

“아까부터 계속.”

 

원빈은 벽 쪽에 기대지도 않고, 그냥 여주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눈도 잘 안 마주치고.”

“아, 아니에요.”

“아닌가.”

“네!”

 

너무 빠르게 대답해버렸다.

여주는 속으로 자기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이렇게 티 내면 진짜 이상한 사람 같잖아.

 

원빈은 잠깐 여주를 보더니 아주 조금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다행이네.”

 

그 말에 여주는 더 할 말을 잃었다.

 

다행이네, 라니.

왜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사람 심장을 흔드는 거지?

 

“저, 저는 그냥 일이 있어서…”

“바쁜 건 알아요.”

“네…”

“근데 나만 보면 더 바빠지는 것 같아서.”

 

순간 여주의 눈이 커졌다.

원빈은 여전히 차분한 얼굴이었다.

장난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따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 중간쯤.

그래서 더 어려웠다.

 

“아니거든요…”

 

여주는 겨우 그렇게 중얼거렸다.

원빈은 잠깐 여주를 보다가 말했다.

 

“진짜 아니면 됐어요.”

 

그리고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들어가요. 찾을 수도 있으니까.”

“아… 네.”

 

여주는 작게 대답했다.

원빈이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여주는 한 박자 늦게 그 뒤를 따라갔다.

 

심장은 여전히 시끄럽게 뛰고 있었다.

진짜 큰일이었다.

 

이건 그냥 이름 불리고 초콜릿 받은 정도가 아니었다.

 

이제는 아예 원빈이 직접 여주 반응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 정확하게.

 

‘아니야. 별 뜻 없을 거야.’

 

그렇게 생각해야 했다.

안 그러면 진짜 혼자 너무 커져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날도 현장은 정신없었다.

여주는 일부러 더 바쁘게 움직였다.

가만히 있으면 자꾸 별생각이 들 것 같아서.

 

오늘은 진짜 원빈 의식하지 말자.

딱 일만 하자.

 

그렇게 몇 번을 다짐했는데—

 

“여주 씨, 이거 박스 어디로 옮겨요?”

 

낯선 남자 목소리에 여주는 돌아봤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남자 스태프였다.

또래로 보였고, 얼굴엔 장난기 섞인 웃음이 있었다.

 

“아, 저쪽 테이블 옆이요.”

“이거 되게 무겁던데. 같이 들죠?”

“괜찮아요. 저 할 수 있어요.”

“에이, 그래도 같이 하는 게 빠르죠.”

 

결국 여주는 그 스태프와 같이 박스를 옮기게 됐다.

 

“처음 왔다고 했죠?”

“아, 네.”

“근데 생각보다 잘하던데요?”

“아니에요. 아직 실수 많이 해요.”

“어제도 봤는데 엄청 긴장하던데.”

“그걸 보셨어요?”

“티 엄청 났어요.”

 

 

여주는 민망해서 웃었다

 

“제가 좀 티가 많이 나나 봐요.”

“조금이 아니라 엄청?”

“아…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아, 웃으니까 훨씬 낫다.”

“네?”

“계속 긴장한 얼굴이었잖아요.”

 

그 말에 여주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냥 가벼운 대화였다.

 

현장에서 오가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들.

그런데 이상하게 등 뒤가 따끔했다.

 

누가 보고 있는 느낌.

여주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그대로 멈췄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선 원빈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여주와 남자 스태프가 같이 서 있는 쪽을.

표정은 평소랑 똑같았다.

 

무심하고 조용하고, 딱히 티 나는 건 없었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분위기가 좀 달랐다.

여주는 괜히 시선을 먼저 피했다.

 

“왜요?”

 

옆의 남자 스태프가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혹시 힘들어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럼 다행.”

 

그는 웃으면서 여주가 들고 있던 작은 소품까지 대신 받아 들었다.

 

“이건 제가 들게요.”

“아, 진짜 괜찮은데…”

“이 정도는 해도 되죠?”

 

그 순간이었다.

 

“그건 제가 받을게요.”

 

 

낮고 익숙한 목소리.

여주는 놀라 돌아봤다.

원빈이었다.

 

 

 

언제 이렇게 가까이 왔는지도 몰랐다.

남자 스태프도 잠깐 당황한 얼굴로 원빈을 봤다.

 

“아, 네?”

 

원빈은 여주 손에 들려 있던 소품 하나를 자연스럽게 가져갔다.

 

“이거 아까 찾던 거라서.”

“아…”

 

여주는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걸 찾았었나?

아닌 것 같은데.

 

원빈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남자 스태프를 향해 짧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말은 감사하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 톤이 차갑게 느껴졌다.

아주 조금.

남자 스태프는 괜히 웃으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원빈은 더 말하지 않고 여주 쪽을 봤다.

 

“여주 씨.”

“…네?”

“이쪽 잠깐 와요.”

“아… 네.”

 

너무 자연스럽게 불러서, 여주는 거절할 틈도 없이 따라갔다.

몇 걸음 떨어진 뒤에야 여주는 작게 물었다.

 

“저 부르셨어요?”

“네.”

“무슨 일 있어요?”

 

원빈은 손에 든 소품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했다.

 

“그 사람.”

“네?”

“아까부터 계속 말 걸던데.”

 

순간 여주의 눈이 커졌다.

 

“그냥… 같이 일한 건데요?”

“그래요?”

“네.”

“되게 재밌어 보이던데.”

 

여주는 멍하니 원빈을 봤다.

이건 또 무슨 말이지?

원빈은 여주 표정을 가만히 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아니면 아닌 거고.”

“아니면이요?”

“그냥.”

 

짧게 말한 원빈은 테이블 위 물병을 들었다 놓았다.

그러다 여주를 다시 봤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엄청 잘 웃길래.”

 

여주는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이거… 설마.

설마 지금.

 

“원빈 씨.”

“네.”

“혹시…”

 

여주는 말을 하다 멈췄다.

 

아니지.

그럴 리가 없지.

 

혼자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원빈은 잠깐 기다리다가 물었다.

 

“혹시 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짜?”

“네.”

 

원빈은 여주의 얼굴을 빤히 봤다.

 

 

 

여주는 괜히 눈을 못 마주치고 테이블만 쳐다봤다.

그때였다.

 

멀리서 누군가 여주를 불렀다.

 

“여주 씨! 이쪽 좀 부탁해요!”

“아, 네!”

 

여주는 거의 도망치듯 대답했다.

 

“저 먼저 갈게요.”

“네.”

 

이번엔 원빈도 붙잡지 않았다.

그냥 짧게 대답만 했다.

그런데 여주는 발걸음을 떼면서도 이상하게 뒤가 신경 쓰였다.

 

정말로.

진짜 혹시.

 

원빈이 조금이라도 신경 쓴 걸까?

아니면 그냥 자기 착각일까?

 

 

그날 이후로 더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빈은 대놓고 티를 내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여주가 누구와 말만 좀 길게 해도 꼭 가까이에 나타났다.

누가 음료를 건네주면 어느새 먼저 받아서 여주 쪽에 놔뒀고,

무거운 걸 들고 있으면 굳이 와서 대신 들어줬고,

사람 많은 곳에선 꼭 한 번씩 여주 위치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여주는 점점 헷갈렸다.

그러면서도 자꾸 기대하게 됐다.

그게 제일 문제였다.

 

 

오후쯤, 여주가 복도 한쪽에서 케이블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아까 그 남자 스태프가 다시 다가왔다.

 

“혼자 해요?”

“아, 네. 거의 끝났어요.”

“제가 도와줄까요?”

“진짜 괜찮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괜찮다고만 하지 말아요.”

 

그가 웃으며 여주 손에 있던 케이블 한쪽을 잡았다.

 

“같이 하면 빨리 끝나죠.”

“감사합니다…”

 

여주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정리했다.

그런데 이번엔 굳이 뒤를 안 돌아봐도 알 수 있었다.

 

또 보고 있겠구나.

왜 그런 확신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자 스태프는 케이블을 마저 정리하더니 말했다.

 

“근데 여주 씨.”

“네?”

“번호—”

 

그 순간이었다.

 

“여주 씨.”

 

 

이번엔 정말 바로 뒤였다.

여주가 놀라 돌아보자 원빈이 서 있었다.

 

원빈은 남자 스태프를 한 번, 여주를 한 번 봤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찾았어요.”

“네?”

“아까 불렀는데 없어서.”

 

불렀었나?

여주는 머릿속으로 급하게 기억을 뒤졌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남자 스태프가 어색하게 물러났다.

 

“아, 그럼 먼저 가볼게요.”

“네.”

 

여주도 얼떨결에 인사했다.

 

“아… 네.”

 

그 사람이 떠난 뒤, 복도엔 다시 둘만 남았다.

여주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찾으셨어요?”

“네.”

“무슨 일인데요?”

 

원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여주 손에 남아 있던 케이블 끝을 한번 보고, 시선을 올렸다.

 

“번호 물어보려고 하던데.”

 

여주는 그대로 멈췄다.

 

“아…”

“맞죠?”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어요?”

 

원빈 목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달라졌다.

조용한데, 조금 낮아졌다.

여주는 괜히 변명하듯 말했다.

 

“아직 안 물어봤으니까…”

“물어보면 줄 거예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여주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이건 진짜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질문은 그냥 아무 사이도 아닌 사람이 할 질문이 아니었다.

원빈은 여주 대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복도 공기가 이상하게 뜨거워졌다.

여주는 겨우 입을 열었다.

 

“왜 그런 걸 물어보세요?”

 

 

그러자 원빈이 아주 잠깐 웃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그게 궁금하니까.”

 

 

 


 

 

나 때문에 기분 나쁜 박원빈.. ^^ (짜릿, 최고)

근데 제목을 라이즈 원빈이 나한테 집착한다로 바꿔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좋아하는게 아니라 집착같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