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148.









자꾸만 나를 돼지로 둔갑시켜서 카메라를 통해 국민돼지 이미지를 박히게 만든 정국오빠를 같이 둔갑시키기로 마음 먹은 나는 정국오빠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체육하면 빠지지 않는 정국오빠는 빛의 속도로 현관을 빠져 나갔다. 나도 질 수 없다. 카메라가 따라오든 말든 나는 최고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이래 보여도 왕년에 미선녀여.
"와, 돼지 미쳤어. 왜 이렇게 빨라."
"내가 누구 동생인데."
"이와중에 대견한 건 뭐지."
슬리퍼를 신고 뛰는 바람에 정국오빠는 내 손에 잡히고 말았고 내가 틴트 뚜껑을 열자 정국오빠가 내 양 손목을 붙잡는다.
"어허, 오빠 입술에 이런 거 바르면 혼나. 떽!"
"내가 돼지면 내 오빠인 오빠도 돼지야."
이왕이면 같이 둔갑해야지? 내가 있는 힘을 다해 정국오빠의 입술에 돼지색 틴트를 살짝 묻히자 정국오빠가 입술을 마구 문지른다.
"오빠 이미 물들었는데. 마저 바르는 게 좋을 걸."
어차피 안 지워줄 거거든. 내 말에 정국오빠는 절망적인 얼굴로 두 팔을 내린 채 나를 내려다 본다.
"너 그거 나한테 다 바르면 내가 뭔짓 할 지 나도 몰라."
"아- 그러셔요?"
내가 정국오빠의 말을 한 귀로 흘려 들으며 오빠의 입술에 돼지색 틴트를 바르자 정국오빠가 자포자기한 얌전히 나를 응시한다.
"네가 아무리 꾸이꾸잇이라도 오빠 힘은 못 이길 텐데."
"다 됐다."
내가 돼지색 틴트를 바르고 한층 청순해진 정국오빠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자 정국오빠가 다시 내 양 손목을 붙잡은 채 나를 마주본다.
"뭐? 뭐 하려고?"
"이거 지워질 때까지 뽀뽀하려고."
"뭐? 뭘 해?"
내가 정국오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바둥대자 정국오빠가 내 뺨에 살짝 입 맞춘다. 이거 묻어나지도 않네. 큰일났네. 우리 돼지.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당한 것 같다.
*돼지틴트를 부탁해! 막내 오빠, 정국군.*
[정국군, 카메라 감독님이 지금 진이 빠지셔서 널브러져 계세요. 달리기가 무지 빠르시네요. 여동생분도 잘 달리시던데 유전인가요?]
"우리 돼지가 절 닮아서 잘 달려요." (흐뭇)
[입술에 핑크색 틴트를 바르셨네요. 지금 자기 모습을 거울로 본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거울 부수고 싶을 것 같네요."
[왜요. 예쁘신데요. 근데 카메라 감독님이 뒤늦게 쫓아갔을 때 여동생 볼에 폭풍 뽀뽀를 했다던데 이유가 뭔가요?]
"틴트 지우려고요. 안 그러면 꾸잇꾸잇이 안 지워주거든요."
[아, 틴트 지우는 법을 모르시는 구나. 그래도 남매끼리 뽀뽀는 좀 거부감있지 않나요?]
"작가 누나, 질투가 나면 질투가 난다고 해요. 우리 돼지 볼이 얼마나 부드러운데요. 틴트는 핑계인 부분도.. 이건 꾸잇꾸이한테는 비밀이에요."
[근데 여동생 돼지라고 불릴 정도는 아닌 몸인데 왜 돼지라고 부르세요?]
"자기가 예쁜 거 알면 남자친구 사귈까봐요."
그래서 영원히 돼지에요. 저는 영원히 돼지 주인이고요.
*미방송 분- 비하인드 컷*
"돼지야. 계속 뽀뽀 받고 싶나봐?"
정국오빠의 연이은 뽀뽀에 나는 정국오빠의 손아귀에서 바둥거리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때마침 연인으로 보이는 한쌍이 나와 정국오빠를 보고 뾰루퉁한 얼굴로 남자친구를 돌아본다.
"오빠, 오빠는 나 안 사랑해?"
"뭔 소리야?"
"오빠는 박력을 다 밀가루로 가져다 썼어?"
누구는 길거리에서 뽀뽀세례를 받는데 나는 박력 없는 남자친구 둔 덕분에 솔로랑 다를게 없네. 하하하하하하하하. 여자친구의 말에 남자친구의 표정이 급격히 곤란해졌다.
"오빠, 우리가 아무래도 저 분한테 죄를 지은 것 같아."
"왜, 오빠가 박력있는 게 죄냐."
"박력은 무슨."
"그럼 너도 죄 많이 짓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돼지면서 말하는 죄, 이족보행하는 죄. 동족상잔하는..."
"야! 너 진짜 죽을래?"
*해당 장면은 폭력성이 강하여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