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262







벚꽃잎을 나만 본 게 아니었어. 나는 정국오빠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 때마침 정국오빠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오빠, 오빠 벚꽃잎을 봤다고 했지?"
"아, 그거 벚꽃잎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진달래 꽃잎이었어. 내가 꽃잎 구분을 잘 못해서. 진달래 꽃잎이 왜 거기까지 날아오냐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봄이 다 지난 철에 벚꽃잎이 날아오는 것보다는 현실적이라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
"너도 너무 신경쓰지마. 좀 특이한 진달래꽃잎이었을 수도 있잖아."
유전자 변형이라던가. 진화라던가 하는 게 일어났을 수도 있어.
"오빠도 내 말을 못 믿는 구나."
나는 정말 벚꽃잎을 봤는데. 정국오빠도 나를 믿지 않는 구나.
"돼지야. 그게 아니고. 네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길래."
"벚꽃잎을 본 뒤부터 자꾸 마음이 슬퍼. 누군지 모르겠는데. 누군가가 너무 그리워."
오빠가 걱정하는 것처럼 나 병에 걸렸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난 꼭 내가 그 벚꽃잎을 본 이유를 알아야겠어. 나를 부르는 정국오빠를 뒤로 하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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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벚꽃만을 본 게 아니었다. 벚꽃을 쥐는 순간 정국의 눈 앞에 영화처럼 많은 장면들이 지나갔다.
'정국오라버니, 오라버니가 내기에서 졌으니까. 오늘 하루는 내 호위무사를 하는 거에요.'
'돼지낭자는 혼자 이겨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라버니는 여인한테 돼지가 뭐에요!'
'여인이긴 한 것이냐.'
정국은 호위무사복을 입고 여동생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들판에 핀 꽃을 보고 좋아라하는 여동생의 모습에 정국은 꽃을 여동생을 향해 꽃을 한 아름 내밀었다.
'받거라.'
'우와. 너무 아름답습니다.'
정국이가 본 장면들은 여동생이 꾼 꿈과 정확히 이어지고 있었다. 정국은 이게 단순히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윤기가 말한 것처럼 보검과 연결된 일이라면 더더욱 여동생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
"제발, 아프지 않게 해줘."
정국의 간절한 목소리가 거실을 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