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겠으면 저랑 약속 하나 해주십쇼.
━ 뭔데 말입니까.
━ 앞으로는 반성할 일이 있다 한들 몸은 고생시키지 마십쇼.
정말 진지해 보였다. 전 소위가 있기 전에는 박 중사가 옆에서 막 잔소리를 엄청 하더니만, 전 소위는 박 중사와 다른 버전으로 진지하게 잔소리와 약속까지 추가하며 엄청 걱정했다.
━ 이렇게 안 하면 반성할 수가 없습니다.
━ 그럼 계속 걱정하라는 겁니까? 걱정하는 게 얼마나 감정 소비가 많이 되는지 아십니까?
━ 그럼 안 하면 되지 않습니까?

━ 그건··· 안 됩니다.
━ 왜 안 됩니까?
━ 아무튼 안 됩니다. 그런 줄 아십쇼. 그러니까 약속 지켜주시는 겁니다.
━ 난 약속 지킨다고 한 적 없는데.
━ 윤 중위님. 후임 말 한 번만 들어주시면 안 되는 겁니까?
━ 안 됩니다.
━ 너무하십니다.
━ 전 소위 애교도 할 줄 압니까?
내가 계속 안 된다고 하자 전 소위는 삐진 얼굴로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귀엽게 너무하다고 말했다. 어찌나 귀여운지 이런 모습은 또 처음 보는 거 같다.
━ 애교 안 합니다.
━ 전 소위가 방금 애교한 겁니다.
━ 좋으십니까? 후임 이겨 먹는 게?
━ 꽤 좋습니다. 애교도 보고.
━ ···혼자 오십쇼. 약속 안 지킬 거면.
━ 어차피 혼자 못 가지 않습니까. 걱정돼서 가다가도 다시 돌아올 거잖습니까. 내 말이 맞죠?
━ 이제 멀쩡하신가 봅니다. 혼자 오십쇼.
그러고는 전 소위는 진짜 나갔다. 조금 기다리면 다시 올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난 속으로 살짝 실망한 상태로 보건소를 나왔는데 밖에서는 전 소위가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비도 그칠 생각이 없었다. 우산이 없어서 못 간 건 아닐 테고. 그런 전 소위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 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걱정이 되긴 했나 봅니다.
━ 비도 오고 어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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