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ntinel Phobia

" ..여주야,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이 필요한거 같은데? "
" 아, 아니..그게... "

" 재밌겠네. "
찌릿-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태형을 한 번 째려준 뒤 설명을 하려는데 곤란한 여주를 위에서 도와주는건지 도어락 소리가 들려왔다. 다녀왔습니다-!! 밝게 인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거실엔 조용한 정적이 흘렀다.
응? 왜 이렇게 조ㅇ.. 시끌시끌했을 평소와 달리 조용한 거실에 여주가 앉아있는걸 보고선 얼어붙은 두 남자.

" ..누구세요? "

" 분위기는 또 왜 이래요? "
" 아, 안녕하세요. 방탄팀에 새로 들어온 김여주라고 합니다. "

" 능력은요? "
그으게... 어떤 능력을 쓴다고 말한적이 없었기에 여주가 눈치만 보고 있었다. 가ㅇ..웁!! 아무런 눈치보지 않고 가이드라 말하려는 석진의 입을 막은 태형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리, 리커버리로 들어왔대! 하하..
가이드? 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호석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가, 가이드를 치료할 리커버리!! 그걸 듣고나서야 호선의 미간이 천천히 퍼졌다. 그러곤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 이그나이트 S급 워터마스터 S 급 센티넬 정호석이에요. "
" ㅇ, 아..김여주에요. "

" 안녕하세요, 여주씨. "
쉴드 SS-급 센티넬 김남준입니다. 남준이 싱긋 웃으며 소개를 해왔다. 그렇게 거실에는 따뜻한 공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아, 혹시 여주씨는 등급이?... 남준이 조심히 꺼낸 한마디에 거실이 고요해졌다.
" ...D급 리커버리 입니다. "

" ...D급이라구요? "
" ...네. "
D급이..우리 팀으로 올 수 있나요? 호석의 마지막 말에 거실의 공기가 싸해짐과 동시에 남준과 호석의 표정이 굳어갔다. 아마 그들은 여주가 빽으로 들어왔다 생각하겠지. 아니에요!! 조용한 거실 속 태형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아니긴 뭐가 아니야? "
" D급 리커버리도, 빽으로 들어온것도 아니에요. 제가 데려온 사람이에요. D급 아닌거 알아서 데리고 왔다구요. "
" 니가 그걸 어떻게 확신하는데? "
내 눈으로 봤으니까요! 김태형!! 호석과 낮은 목소리로 싸우던 태형이 부엌에서 과도를 가져와 제 복부에 찔렀다. 꽤나 깊게 파넣은건지 피가 철철나는 태형. 대정맥을 건드린건지 맑은 피가 콸콸 쏟아졌다. 으... 순식간에 몸에서 많은 피가 빠져나가자 어지럼증을 느끼고 잠시 휘청거린 태형이 여주를 보곤 말했다. 여주씨, 이거 고쳐줄 수 있죠? 희미하게 웃는 태형에 괜한 죄책감이 들기 시작한 여주.
" 김태형, 정신차려. 상대는 D급 리커버리야! "
" 아니라고!! "
쿨럭- 쿨럭- 가뜩이나 많은 양의 피가 빠져나가는 상황에 소리까지 친 탓인지 기침하는 태형. 쿨럭거릴 때마다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그런 태형을 본 호석이 여주에게 소리쳤다. 저기요, 당신 리커버리라며! 애 좀 살려요!!
" 아, 아니...저 이런 치료는 처음.. "
" 뭐요? 하... "
여주, 씨...할 수 있잖아요... 피가 잔뜩 묻은 손을 여주의 손에 곂쳐 와 자신의 상처위에 올려놓았다. 난, 여주씨 쿨럭- 믿어요. 그런 태형을 본 여주는 그래도 뭔가 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빠져들었다.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말하지 마요. 피 더 나와.
여주의 손이 태형의 복부에 닿고 능력을 쓰는 순간 반짝이는 빛이 나며 태형의 복부는 흉터하나 남지 않고 깔끔해졌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본 남준, 호석, 석진의 눈이 커졌다.

" 어머, 여주야 너..!! "

" 허..허버.. "

" 합격. "
등급보러 갑시다. 남준의 말에 거실이 시끌벅적해졌다. 여주 너 정말 천재 아니니?! 여주씨, 이런 인제를 몰라뵈었습니다. 석진과 호석이 여주의 양옆에 붙어 아양을 떨면서 여주를 끌고갔다.

석진과 호석에 의해 끌려온 여주가 능력 측정기 앞으로 앉혀졌다. 자, 손 넣고 천천히 능력 흘려보내봐요. 호석의 말을 들은 여주가 천천히 이그노얼을 조금씩 섞어 능력을 흘려보냈다. 이윽고 결과가 나오고, 여주는 눈치볼 수 밖에 없었다.
A 여주는 기계 화면에 커다랗게 적힌 등급을 원망스럽게 노려보고 있었다. S급 마인드킹인 태형을 그것도 칼이 복부를 관통한걸 흉터 하나 없이 멀쩡히 치료했다는건 적어도 S급이라는 것.
자신에게 따가운 눈빛이 닿자 움찔거리며 리커버리를 흘려보낸 여주. 하지만 이번엔 너무 조절을 하지 않았던 탓인지 높게 나와버린 수치에 깜짝 놀라며 자기 자신을 원망했다. SS급 리커버리, SS 급 이그노얼. 당황한 탓인지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흘려보낸것이었다.

" 이거 완전범죄네. "
" 엄마야!! 어, 언제.. "

" 그게 중요한게 아닐텐데. "
" 오빠야... "
" 지금까지 이런 능력을 숨기고 있었다는거지?^^ "
"....... "

" 여주씨 큰일났네. "
이제 우리팀에서 못 벗어나요. 여유롭게 말하는 태형에 깜짝놀란 여주가 되물었다. 네?! 놀라서 되묻는 여주에게 눈하나 깜빡 안하고 대답했다.
" SS급 리커버리에 SS 급 이그노얼인데, 보내줄 것 같아요? "
" 하지만!!... "
" 여주야, 정 불편하면 오빠랑 다닐까? "
"...... "
" 여주가 이 팀에서 나가도 오빠는 너 못 따라 가. 갈거야? "
"...어기 있을래. "

" 그래, 잘 생각했어. "
" 자, 여기서 남준형이랑 호석형은 가주시고. 저희 셋이서 몇가지 주의사항 말해줄게요. "

" 응. 호석아, 가자. "
남준이 호석을 데리고 가고, 태형이 여주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아니, 잡아끌려고 했다. 과거의 악몽때문에 움찔한 여주만 아니었으면. 결국 따라오라고 말한 태형의 뒤로 여주, 석진, 윤기가 따라갔다.
태형을 따라 도착한 곳은 가이드 등급 검사실. 안에는 타이밍 좋게 아무도 없었다. 여, 여긴... 가이드 등급 검사실에 오자 눈에 띄게 표정이 굳어진 여주.
" 그래도 등급은 알아야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검사해야해요. "
" 그냥 가이딩하는 것 자체가 싫어요. "

" 방사가이딩 해. "
" 아, 맞아. 방사가이딩으로도 측정 가능해. "
" 여주씨, 방사가이딩이라도 풀어보시겠어요? "
윤기의 말을 듣고 버튼 몇개를 누르더니 방사가이딩을 풀라는 태형. 그런 태형에 방사가이딩을 살짝 풀었다.
" 이거 아니었는데. "

" 김여주, 제대로 안 할래? "
" 아니, 풀어만 보라매!! 나 진짜 억울해. "
피식- 그래. 알았어. 기다려줄게. 천천히 해봐. 여주를 귀엽다는듯 쳐다본 석진이 말했다. 남자와의 접촉을 무서워하는 여주를 위해 머리를 쓰다듬으려 올린 손을 멈칫하곤 내렸다.
여주가 천천히 진한 가이딩을 풀기 시작하자, 금새 가이드 등급 검사실은 여주의 가이딩으로 가득찼다. 석진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진득한 가이딩에 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이미 여주에게 한 번씩 가이딩 받아본 윤기와 태형도 예외는 아니었다.

" 하.... "

" 하... 적응 안 돼... "

" .... "
띠링-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커다란 화면에 등급이 세겨졌다. SS급. 그리고 조금 잘린 S자. 세계최초 SSS급 발현이었다. 등급 검사실에 가득 찼던 방사가이딩이 거둬지자 아쉽다는 표정을 내비친 세 센티넬들이었다.

벌컥- 안경을 쓰고 서류를 검토하던 센터장이 오늘따라 자주 열리는 문에 한숨을 폭 내쉬곤 안경을 벗어 내려뒀다. 천천히 시선을 올려 시선끝에 닿은 사람은, 석진 윤기 태형 그리고 여주. 네 사람이었다.
" 뭐가 문제여서 온거죠? "
센터장님은 알고 계셨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천천히 읊는 석진.
" 무슨 말이죠? "
" 여주 등급, 알고 숨기신거 아니에요? "
" 벌써 확인한건가요? "
" 왜, 숨기신거죠? "
" 여주양은 생각보다 비밀이 많아요. 다들 알고있는거 같지만. 여주양이 높은 등급이라면, 그 비밀을 숨기기 힘들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숨기고 살았던 거에요. "

" 그 비밀이, "
여주씨가 가이드라는 거고요. 맞죠? 태형의 눈동자가 확신에 가득차 빛났다. 그리곤 묵묵히 센터장의 대답을 기다리며 올곧게 쳐다 볼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