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

" ..여주..? "
" 지금.. 뭐하는 거예요? "
" ..아니 여주야.. 그게...! "
" 일 많다는 사람이 회사에 안 가고 지금 뭐하는 거냐고요. "
" 거기다 여자랑.. "
" 바람이예요? "
" 내가 벌써 질린 건가? "
태형은 여주를 보자마자 원래 크던 눈이 더 동그래졌다.
정말 바람을 핀 건지, 아님 오해였던 건진 모르겠지만 여주 눈엔 태형의 옆에 있는 여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 그럼 헤어지자고 말을 하든가. "
" 왜 나만 상처받고, 나만 나쁜년 만들고. "
" 개같게.. "
" 여주야.. 그런 거 아니야. "
" 내가 다 설명할게, 응? "
" 세희야, 못 데려다줘서 미안. "

" 내 걱정말고 여친이랑 잘 풀어."
" 나 먼저 가볼게.ㅎ "
" ..정국아, 너도 그만 가봐. "
"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
" 저 여자랑은 또 왜 만난건데. "
" 저 여자가 좋아지기라도 했어? "
" 나한테 거짓말로 하고 만날 만큼 둘이 뭐가 있는 거야? "
" ..그런 거 아니니까 진정해. "
" 일단 추우니까 집에서 얘기하자, 응? "
" 여기서 해, 말 할 때까지 집에 안 들어갈거야. "
약 180cm의 키에 어깨도 딱 벌어지고 삼백안인 태형이 풀이죽은 대형 개처럼 여주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
마치 못할 말이 있는 거처럼 물어봐도 계속 말을 돌리기 바빴다.
" ...너한테 프로포즈 하려고 도움 좀 받았어. "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처음으로 하는 프로포즈인데 제대로 하고 싶어서.. "
" 여자는 여자 마음을 잘 알까봐 세희 좀 부른 거야. "
" 미안, 그래도 서프라이즈로 하고 싶어서 말 못 했어. "
" 서프라이즈로 해야 더 감동 받으니까. "
" ..오빠. "
" 나 너 사랑해. "
" 내가 너 두고 누굴 만나. "
" ...미안.. 난 그것도 모르고.. "
" 내가 속인 건데 뭐. "
" 여주야. "
" ..네? "

" 나랑 평생 함께 살지 않을래? "
" 미안,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네. "
" 그래도 이미 들킨 이상 차라리 지금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서. "
" 나 너랑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 "
"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널 힘들지 않게 할 자신은 있어. "
" 나 같은 남자 너 옆에 두기에 어때? "
" ...좋아요..ㅎ "
내 머리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세희라는 사람과 만난 건 나에게 할 프로포즈를 위해서이고.. 지금 나에게 프로포즈를 한 거지?
너무 놀라서 멍하니 오빠 눈만 쳐다봤다.
정말 당황스러웠는데 오빠의 눈빛을 보니 나도 이 사람 아니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1년도 안된 만남이다.
정말 짧은 만남이고 서로를 알아가야 할 게 너무 많지만 어떠하든 난 이 남자다.
" ..사실 나 이미 케이크도 주문해놨고 레스토랑도 예약해놨는데 그냥 길거리에서 이러고 있네. "
" 여자들은 그런 로망이 있다는데 내가 망쳐버렸네..ㅎ "
" 전혀요, 난 이게 더 좋아. "
" 오빠랑 단둘이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요. "
" 레스토랑은 내일 가면 되고, 케이크도 내일 먹으면 되죠. "
" 나 생각해서 이렇게 해주고.. 진짜 잊지 못할 거예요.ㅎ "
" 내 아내는 말도 예쁘게 하네.ㅎ "
" 내일 같이 반지 맞춘 거 보러 가자. "
" 결혼식도 준비하고 부모님도 보러가고.ㅎ "
" 사랑해요, 진짜 사랑해. "
" 내가 더 사랑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