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뭐야··· 이게···? 그니까 내가 여길 나가지 못하면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거네?
사실 지금은 내 멋대로 생각도 하고 움직일 수도 있었다. 그 말인즉슨 아직 작가가 연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막 꽃이 쪽지로 변하고 이게 다 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이게 만약 진짜라고 하면 이걸 증명해 줄 수 있는 건 단 하나, 나무 뒤 현세로 가는 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나는 쪽지를 접어 손에 들고는 나무 뒤쪽으로 향했다.
— 허어···?!
진짜 내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그곳에는 홀이 빛나고 있었고, 지금 당장이라도 갈 수 있어 보였다. 내가 여기 계속 있으면 작가의 연재로 인해 진짜로 죽을 수도 있겠지만, 몸은 따라주지를 않았다. 어차피 현세로 가봤자 내게 좋을 건 단 하나라도 없으니까. 그런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상황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어제 사고 날 뻔한 것은 금세 까먹고 있었다.
— 아가씨 거기서 뭐 하세요?
— 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 그럼 이제 들어가요.
— 저···!
— 네?
— 혹시··· 여기 뭐 이상한 홀 같은 거 안 보여요?

— 네? 홀이요? 안 보이는데.
— ···정말요?
— 왜 그러세요, 아가씨. 어디 아프신 거예요?
— 아니에요! 들어가요.
진짜로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는 안 보이는 것 같았다. 그 쪽지 내용은 다 사실이다. 그럼 내가 죽는다는 것도 사실이다. 갑자기 생각이 엄청 많아졌는데 작가가 금세 연재했나 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눈앞은 또 다른 상황으로 바뀌었다.
.
— 아가씨, 오늘은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셨네요.
— 네, 학교 가야죠.
— 그게··· 학교 안 가셔도 됩니다.
—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예요?
— 사모님께서 그렇게 됐다고 전하라고 하···,
나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이제 학교 2일 차인데 갑자기 가지 말라니. 가만히는 있을 수 없었기에 집사 오빠 말이 끝나기 전에 난 1층으로 뛰어 내려가 부모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 아가씨!!
— 엄마, 엄마가 그랬어요?
— 여주야, 버릇없이 노크도 안 하고 무슨 짓이니?
— 나 학교 갈 거예요.
— 그건 내가 알아서 정리했다. 이제 여주 너도 회사 일 천천히 시작해야 하지 않겠니?
아빠의 말이었다. 이제 꽃다운 스무 살인데 아빠 회사에서 일을 하라고? 학교 가서 처음 친해진 친구도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끝이라고 하니 너무나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제 이틀 차인데 그렇게 무작정 못 가게 하시면 어떡해요.
— 왜 그렇게 흥분했니? 학교가 좋았니?
— 당연한 걸 물으세요!
— 미안하구나, 너의 의견을 묻지 않은 것은. 그런데 이미 절차는 다 밟아 놨으니 그런 줄 알아라. 학교는 잊고.
— 그래, 여주야. 아빠 회사 물려받아야지.
— 하··· 알겠어요. 저 올라갈게요.
— 밥 먹고 들어가.
— 됐어요. 안 먹어요.
그냥 이렇게 수긍하는 건 내가 아니다. 분명 계속 반항을 해야 하는데 내 머리와 몸은 그렇게 따라주지를 않았다. 여긴 웹툰 속이니까. 그렇게 나는 내 방으로 들어왔고, 집사 오빠도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
— 아가씨, 괜찮으세요?
— 내가 괜찮은 거로 보여요?
— 아니요···. 그래도 내려와서 밥은 드세요.
— 싫어요. 밥 먹을 기분 아니에요.
— 학교 못 가는 게 그렇게 서운하세요?
— 당연하죠! 처음 친구도 사귀어 보고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이제는 못 볼 거 아니에요···.
— 그 친구가 그때 정국이라는 분 맞죠?
— 네, 맞죠···.

— 좋아하시는 거예요?
— 무슨 소리예요···. 그냥 친구 사귀어 보는 게 처음이었잖아요. 아쉬워서 그래요.
— 그래도 회사 생활도 썩 나쁘지만은 않을 거예요.
— 치··· 위로 하나도 안 돼요. 저 좀 잘래요. 나가주면 안 돼요?
— 알겠어요. 밥은 이따가 따로 준비할게요.
— 괜찮아요. 오빠도 쉬어요, 가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재벌은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또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갈 수 없었다. 그렇게 속상함이 맴돌고 있는 사이 잠이 들었다.

— 아가씨! 아가씨!!
— 으음··· 무슨 일이길래 시끄럽게 해요···.
— 이렇게 자고 계실 때가 아니에요.
***
이 작품은 공백기가 길었어서 스토리 짜는데 뭔가 힘들었어요ㅠㅠㅠ 그래도 재밌게 써볼 테니 즐겨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