隔壁的男人

03











며칠 연속으로 그 고양이 아저씨와 마주쳤다

아저씨는 25살 취준생이고
현재 자취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나이를 말했을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화들짝 놀랐다

초반에는 아까 태어났다며 마구 놀렸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왜 자기를 아저씨라 부르냐며
몇 번 헛웃음을 짓곤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듯 보였다

어쩌다 한 번 치마가 짧다며 잔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나름 괜찮은 사람 같았다

막 던진 농담에 웃어 주고
가끔 고양이 참치캔을 사면서 네 것도 같이 샀다며
사탕 한두 개를 쥐어주곤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먹이를 주던 고양이 아저씨와
신나게 수다를 떨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고요한 정적 사이에
얇은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집이 싸서 그런지
방음은 정말 더럽게도 안 되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들리는 여자의 앓는 소리에
이어폰을 꼽고 늘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다









다음 날

오늘도 아저씨를 마주쳤다

매일 나오는 게 귀찮지도 않냐며 투덜대면
능글거리는 대답이 돌아왔다

쪼그려 앉은 아저씨 옆에 붙어 고양이를 살짝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털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와 살랑거렸다

고양이도 기분 좋은지 그르릉 소리를 내며
쓰다듬던 손에 머리를 마구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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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 알러지 있다며 ”

“ 고양이 만지려고 약 먹고 왔어요 ”


아저씨는 코웃음을 치며 잘하는 짓이라고 잔소리했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고롱고롱거리는 고양이를 바라보니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만 같았다

부드러운 털과 작은 얼굴 살랑이는 꼬리

멍하니 쳐다보니 시간은 훌쩍 지나있었다

오늘도 먼저 자리를 뜨겠다며
아저씨한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옷에 붙은 털 때문에 얼굴은 마구 간지러웠다

베란다에서 옷을 몇 번 털고는
바로 세탁기에 넣었다

가득 찬 세탁기는 달달거리며 돌아갔고
그 사이에 샤워를 끝마치고 담배를 물었다

젖은 머리로 베란다 문을 드르륵 여니
어제 들렸던 가냘픈 여자의 신음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밀려오는 짜증에 인상을 팍 쓰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머금고 뱉는걸 반복하는 모든 순간에
여자의 신음소리가 날카롭게 찢어졌다

옆집인 것 같은데 부끄럽지도 않나 하는 생각에
미간이 찌푸려지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 역시 집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다니까.. ”


담배 연기와 한숨이 뒤엉켜 옅게 흩어졌다

어두운 하늘에 선명하게 뽀얀 연기가 뭉쳤다

멍하니 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구경하다
이내 베란다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