暴君,有毒的

序章帝国

19세기 서양, 발을 들일 때마다 항상 간담이 서늘해지는
북동(北東) 제국의 본궁에서는 오늘도 피바람이 분다. 


"화, 황제 폐하, 억울하옵니…"


서걱-

오늘 또 다시 가여운 하인들은 황제 앞에서 
넘어졌다는 빌미로 목이 베였다.


"지, 진정해, 재상. 제발."


예상 밖으로, 목을 베는 남자 앞에서 손을 싹싹 비비며
간청하는 이 여인이 바로 북동제국의 여황제이다.
당연히 이렇게 나약해 보이는 사람이 황제라 하니 
이해가 안 되겠지만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름은 뭐냐고?
아쉽게도 여황제는 유년 시절의 혹독한 교육 탓에
자신을 그저 '여황제' 라고만 칭해 본명은 잊어버린 지 오래.

그리고, 황제가 매달려 있는 이 남자는 북동제국의 재상,
'백호' 이다. 

그의 맑고 깊은 눈동자와 날이 선 콧대, 
날렵한 턱선은 마치 이름처럼 백호랑이를 연상시켰다.

그의 뛰어난 외모와 제국 최고의 재능, 특히 검술은 
이미 각국에 퍼진 지 오래. 덕분에 북동제국의 재상 자리를
무려 10세가 되던 해에 차지하여 나약한 황제를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게 된다.

그렇게 9년이 지난 지금, 언제나 아랫것들을 살피는
성군이었던 지난 날과 다르게도 그는 변해 있었다.

작은 일에도 크게 노하고, 
보이는 모든 것에 화풀이를 하기 일쑤였다.
소문으로는 큰 일을 겪은 후에 변했다는데,
자세한 일은 그 자신밖에 모르겠지.


"황제 폐하, 놓으시지요. 이것들이 감히 
황제 폐하 앞에서 넘어지다니, 맛을 좀 봐야 합니다."


"재상, 제발.. 나도 이제 지쳐, 지친다고!"


백호는 날이 선 황제의 목소리를 들은 직후
인상을 찌푸리더니, 몸을 수그려 황제의 눈높이와 맞추었다.

그러고는 싸늘한 얼굴빛을 한 채 속삭였다.


"네가 이 자리에 선 건 누구 덕분이지?
정신 차려, 나약한 황제야. 
그냥 예전처럼 얌전히 있으라고."


"...."


황제가 겁먹은 듯 하더니 하얗게 질린 채 울상을 짓자,
백호의 얼굴빛은 단숨에 부드럽게 바뀌었다.


"내 말은, 협조해 주면 좋단 거지."


그럼에도 황제의 얼굴빛은 여전히 좋지 않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 맞다. 그 말을 깜빡했구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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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백호는 부드럽게 웃으며 황제를 감싸안았다.


"네가 협조만 잘 해주면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줄 거야.
그때 도망쳐서 결혼하자."


택도 없는 거짓말인 게 분명하다.
순간의 위기 모면한 후 계속해서 황제를
이용해 먹을 속셈이다.

하지만 황제는 이러한 속셈을 알 리가 없지.
 

"응, 사랑해."


황제는 백호를 사랑하니까.
거짓 사랑인 백호와는 달리.




( 독자분들의 몰입감을 위해 여주인공 '황제'의
이름 및 외양묘사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편부터 공식적인 1화가 연재됩니다
감사합니다!(•̀ᴗ•́)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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