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여주, 나이는 18살. 내게는 작년, 고등학교 입학 후 친해진 친구가 하나 있다. 그의 이름은 하성운.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친화력도 좋은 탓에 늘 그의 주위에는 사람이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는 학교에서 유명한 여신 선배님들의 수많은 대쉬와 고백에 단 한번도 응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아니 적어도 나랑 같이 다니는 1년 동안은 말이다.
혈기왕성하기로 소문난 이 10대의 후반에도 이성에게는 관심이 없는듯 보였고, 그 잘생긴 얼굴을 낭비하며 솔로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

"야 김여주!!!"
하굣길.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지 않아도 누군지 알겠는 자기주장 강한 목소리와 특유의 말투가 갑작스러운 부름에도 전혀 나를 놀라게 하지 않았다.
"왔냐? 빨리 가자~ 피곤하다"
해가 다 지지 않은 시각인데도, 꼭 위험하다며 나를 매일 같이 집에 데려다주는 성운이기에 이제는 내가 먼저 빨리 집에 가자고 말을 꺼낸다.
"야 있잖아 갑자기 궁금한건데 넌 연애 왜 안 하냐?"
뭐 사실 갑자기 궁금한건 아니였고, 늘 궁금했었던 것이였다.
"좋아하는 사람은 있거든? 근데 그 사람은 날 안 좋아하는거 같아서 ㅎ"
"널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 너 인기 많잖아"
"응 뭐 당연히 날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거지만, 하필이면 그 사람이 날 안 좋아한다는건 조금 씁쓸하네 ㅎ"
"고백은 했었냐?"
"아니"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
물론 나도 안다, 가끔은 안 해보고도 알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하성운이 말하는 그 사람이 나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를 좋아한다.
나도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하지만 몇달, 어쩌면 1년동안 진전이 없는 것은 그의 말에서 시작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말이 뭐냐고?
바로
"난..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잖아? 꼭 내가 먼저 고백할거야"
이거다.
그래서 언젠간 먼저 고백해주겠지 하고 난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몇달을.
그리고 하나 더.
대체 왜 그는 내가 그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지..원래 나의 감정을 대놓고 표현하고, 표정에서 다 들어나는 스타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를 빼곤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이 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챈듯 하다.
다른 남자애들을 대할때와 자기를 대할때가 다르다는걸 왜 모르는건지..
오늘 대화에서도 하성운에 입에서 내가 원하는 말이 나오지 않을거란걸 난 깨달았고 옅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구었다.

"근데 있잖아..."
갑자기 진지해진 그의 말투에 난 다시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걸었다.
"나..차이던 말던,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던 말던 일단 고백해볼래"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접을려고 했던 그를 향한 마음이 다시 커져가는 순간이었다.

"음..김여주"
"으응..?"
"내가 좋아한다던 사람이..너야"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말로 들으니 얼굴이 빨개지고 좋다는 표정이 숨겨지지가 않았다.
"알고 있었어"
"어? 알았다고?"
알고 있었다는 내 말에 그는 적잖이 당황한 듯 했다.
"응 너 다 티났어 ㅋㅋ"
"어어...그래서..네 대답은...?"
"나도 너 많이 좋아하고, 좋아했어 바보야 다들 아는데 너만 몰랐거든?"
이 말을 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나랑 사귈래 여주야?"
"거절 할 이유가 없지 (싱긋)"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고,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그에 얼굴에서도 피어나는 웃음꽃.
그 모습이 그렇게나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나 아무래도 이 남자에게 빠질대로 빠졌나봐.
답답하고 목이 막혔던 쌍방 짝사랑이 드디어 끝났다.
내가 많이 사랑해 성운아.

"사랑해 김여주"
나의 마음 속에서 울린 말이 들렸는지 나에게 사랑한다고 해준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거 같다.
작가: 허어어 11명의 단편집이 시작이 되었네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